숲에서 답을 얻다
홍성범 지음 / 중도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풀로 우거진 푸른 숲은 신선한 공기와 햇살, 그리고 바람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시작과 끝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숲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위대한 풍경이다. 숲은 때로 고른 평지를 이루며 부드럽게 펼쳐지기도 하고, 때로는 굴곡진 산의 바위 틈에서조차 굳건히 뿌리를 내리며 생명을 이어간다. 그렇게 오랜 시간 축적된 숲의 역사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




수십 년, 혹은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을 견뎌온 숲이 한순간 검은 잿더미로 무너져 내릴 때, 그 상실감은 단순한 풍경의 훼손을 넘어 깊은 상흔으로 남는다. 산불의 대부분은 인간의 부주의나 탐욕에서 비롯된다. 지나치게 밀집된 숲을 조성하거나, 자연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은 결국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

자연은 늘 말없이 존재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인간에게 ‘절제의 지혜’를 일깨운다. 『숲에서 답을 얻다』는 바로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는 평생 배움을 실행해온 인물이다. 정치학을 시작으로 행정학, 저널리즘, 경영학, 국문학, 그리고 농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을 탐구해왔다. 정식 학위만 다섯 개에 이른다는 점은 단순한 이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입체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로 확장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배경은 책 전반에 걸쳐 드러나며, 자연을 단순한 관찰의 대상이 아닌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책은 ‘공존의 숲’, ‘지혜의 나라’, ‘숲과 나무 여행’, ‘나의 스승님’, ‘치유의 숲’이라는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는 제목 그대로 자연 속에서 발견한 삶의 태도와 의미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특히 책의 물성 또한 인상적이다. 잡지에서 사용될 법한 부드러운 종이 질감과, 은은한 유화 느낌의 배경 디자인은 독자의 눈을 편안하게 하며, 자연을 주제로 한 내용과도 잘 어우러진다. 과하지 않은 배려가 오히려 독서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서술은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따뜻하다. 숲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는 유유자적한 삶의 철학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하늘을 향해 뻗은 가지를 올려다보며 담아낸 듯한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숲이 주는 감정을 함께 전달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저자에게 숲이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원천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식물과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에 관한 이야기는 낯선 용어와 나열식 정보로 인해 독자의 접근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숲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며, 자연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숲은 단순히 나무가 빼곡히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공존과 존중의 질서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나무와 나무, 생명과 생명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세계다. 우리는 종종 자연을 거창하게 바라보려 하지만, 사실 그 경이로움은 눈앞의 작은 가지와 잎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서투른 손으로 수채화를 그리듯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앞에서 자연스럽게 겸손과 지혜를 배우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경쟁과 속도에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선명한 숲의 풍경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어느새 쌓여 있던 답답함을 조금씩 덜어낸다. 단순한 독서를 넘어, 짧지만 깊은 휴식을 경험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서평은 문화충전200 네이버카페 제공, 도서출판 중도 협찬을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