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 - 돈의 흐름부터 도시의 미래까지 땅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지리로 통한다 드디어 시리즈 4
이동민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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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필요성이 실감되는 21세기 AI 시대 

편리함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 정보의 체계는 묵과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AI의 등장은 간단한 물음으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본적으로 물음에 대한 필요성을 생략한다. 갈수록 글로벌화 되어가고, 다른 나라의 문화, 경제, 환경을 접할 기회는 많아진다. 하지만 정작 내가 사는 대한민국의 도시가 어느 행정구역에 있는 지는 혼돈의 자체이다. 



어느 날, 사촌형의 두꺼운 백과사전을 보다가, 세계 각국의 인구 통게를 보니 흥미로웠다. 이 나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말인가? 지리는 알면 알수록 새롭고 흥미롭다.  한때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살았던 농어촌은 이제 전체 인구의 10퍼센트 정도만을 차지한다. 


 현대지성의 「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 을 드디어 만났다. 새 교과서를 받을 때의 기분이 들었다. 370페이지가 넘는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분명 평소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니, 잘 넘겨질 것 같았다. 책의 표지는 세계 지도를 그려놓았고, 세계 유수의 명소를 나란히 깔끔한 일러스트로 배치했다. 화이트의 깔끔한 배색에 연한 파스텔톤이 가독성이 높다. 



저자 이동민은 대구교대를 졸업했고, 서울대학원 지리교육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땅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지리로 통한다. 고 말하고 있다. 가끔 도시의 흥망성쇠에 관심 가지며, 특정 시대의 인구가 많았던 도시를 살펴볼 때가 많다. 비옥한 재배 토양의 농촌이나, 어획 자원이 많은 어촌의 인구에 집중되었다. 


책은 지리학의 구성 체계에 따라 전체 챕터를 이어간다. 크게는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으로 나눠진다. 자연발생의 지형학과 기후학을 자연지리학 이라 한다. 인문지리학은 크게 7가지의 하위 분야로 이어진다. 상세한 소개는 생략한다. 



저자는 서두에서 저출생 문제를 말하며, 인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말한다. 그런데 내가 인구통계를 접할 당시, 세계의 인구는 50억 이었는데, 35년이 지난 지금 약 30억이 넘는 인구가 증가했다. 단적으로 출생은 "행복한 번영" 을 전제로 한다. 과거 의료 기술이 발달하지 않고 노동력 의존도가 심화되었을 때는 여성은 사회적 생산력을 양산하는 도구로 전락하다 시피 했다. 

저출생은 비단 수도권 편중의 자원 불균형에 기인하지 않는다. 세대 계층 간 교육의 양극화에 기인한다. 경제적 격차가 단순히 격차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통한 차별의식 으로 이어진 탓이 크다. 단적으로 같은 공간에 살아도 부모와 자녀의 생각 차이는 냉전 시대를 방굴케 한다.  같은 상황도 전혀 인식하는 바가 틀리다. 특히 지리에 관한 인식이 그렇다. 


 

시대가 발달할수록, 기존의 지형의 형태도 변형된다. 지표면 위에 만들던 도로나 철도가 지하화되며, 도로와 철도가 가로막던 이동을 확장시킨다. 그런데 면적은 동일한데,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순수 도보로는 훨씬 많이 걸린다. 오랜 세월 사람이 만든 지름길마다 새로운 임대공간으로 블록 단위로 가로막히기 때문이다. 큰 도로변에 들어서는 건물 자체가 워낙 메머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원래의 사람이 다니던 길은 각종 인위적인 건축물로 인해,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다. 특히 대단지의 입주민이 많은 주거지가 도로변에 생성되면, 보행자는 한참을 둘러가야 한다. 



 해양과 대륙이 만나는 지정학적 위치는 여러모로 무역에 유리하다. 다만 얼마나 그 지정적 요소를 균형있는 지리적 감각으로 인식하느냐에 경쟁력이 좌우된다. 강남의 땅은 사실상 유신 독재체제의 부동산 특혜에서 출발했다. 각종 막대한 인프라를 구축해 강북 사람을 이주 시키다 시피 했고, 교육열을 공략했다. 즉 사람의 욕구를 최대한 끌어모아 집값 상승을 지속화한다. 사실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그 실질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허영심의 경쟁이 만든 베블린 효과와 비슷하다.  서울만 하더라도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은 지방 중소도시 보다 못한 곳이 많다. 물론 수백 군데에 이른다는 우후죽순의 재개발로 어떻게 변모했을지 예측할 수 없다. 



 AI는 반복적으로 사람의 생각을 통해 처리해야 했던 많은 일들을 자동화한다. 그렇기에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인문학적 소양을 잃어가기 쉽다. 편리해진다는 건, 그만큼 그것에 맹목적으로 쫓아가기 바쁘거나 지체되었을 때 합리적 사고력은 퇴행한다는 것이니까. 지리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곳의 지명을 숙지하는 차원 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 사회 를 알아가는 것이다.  지리에 관한 학문적 서술을 이렇게 술술 풀어내는 것에 흥미로웠다. 즉 지리에 관한 지식의 습득이 아닌, 지리를 바라보는 넓은 안목을 갖추는데,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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