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정의의 편에 - 지금 이 시대는 정의로운가? 인권변호사 강신옥의 육성회고록
홍윤오 지음 / 새빛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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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왜곡은 불신의 화약고 

12.3 쿠데타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 초유의 사태였다. 부정부패한 나라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줬다. 그 날 이후 민주주의를 자각하는 시민과 독재의 망상에 갇힌 폭력세력으로 구분되어질 정도다. 지난 3년간 해괴한 상황은 굴종왜교와 국익훼손의 참상에 있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숙명을 다할 의무를 가진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와 평등 인권은 후퇴한 양상이다. 사회적 참사가 벌어져도, 그 존재를 숨기기 급급했다. 뻔뻔하게 은폐를 거듭할수록, 그들은 최고위직 요직을 차지하며 호의호식했다. 최근에도 내란에 관계된 자들이 광속으로 승진을 했다. 역사를 왜곡하는 나라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새빛에서 출간한 「영원히 정의의 편에」 는 아주 절묘한 시점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이 출간되고 얼마 안돼, 법원은 재심 개시 결정을 했다. 역사적인 재심 결정이다. 김재규 사형 된 지 45년만의 의미있는 결정이다. 지금도 상식과 괴리되고, 증거도 모호한 기소에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낙인찍기 기소가 만연되어 있는데, 군대가 통치하는 시절에 정의를 기약할 수 있었을까? 변호를 하는 자체에 실제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공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저자는 김재규의 변호사였던 고 강신옥 인권변호사의 사위이다. 장인이 생전에 남기셨던 육성의 회고기록을 담았다. 어느덧 3달이 지난 시점에서도, 내란의 잔불은 여전한 상태이다. 오랫동안 대한민국 사회를 타락시킨 사이비와 암약세력들이 반국가적으로 결탁한 배경이다. "그 어떤 시기라 해도 정의와 양심을 위해 직까지 걸 수 있는 의롭고 용감한 판검사 다섯 명만 있으면 된다."  책 표지 부제가 공감되는 면이다. 악몽같은 지난 12.3 밤 10시 30분... 어디에서 무엇을 했습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을 했습니까? 가 사람된 자와 파렴치를 구분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프롤로그에서는 저자의 심사숙고가 느껴진다. 무려 9년을 고민했다고 한다. 우리는 역사의 과오와 오욕을 바로잡으며 점진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서 찬사를 보낸 2016년의 탄핵의 결과, 우리는 얼렁뚱땅 형식적으로 대체하기 급급했다.  발본색원 해야 할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사회 곳곳의 버블경제와 함께 부정부패는 고착화 되어갔다. 


 


우리가 흔히 혼동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것이 청렴과 가난을 구분하지 못한 체, 종속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왜 가난한 자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를 하는가?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에서 소수의 초부자들은 중간계층의 소멸을 꾀한다. 사회적 약자의 처지에 놓여 있을수록, 당장의 생계 궁여지책을 해결하기 급급하니, 사회적 부조리에 조직적으로 대항할 기반이 약화된다. 이것을 악용하는 것이다. 


 정의는 공정한 투표권의 행사에서 시작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데 12.3 사태를 유발시킨 자들은, 국민 앞에 사과와 반성은 커녕 여전히 헌법을 유린하고 있다. 분명 헌법 제53조에 따르면, 현재의 권한대행의 월권은 심각한 위헌행위에 속한다. 수많은 학생,노동자들에게 간첩 누명을 씌우던 독재의 악습은 최근에도 재현되었다. 



 사람은 본인들이 살아온 경험과 추구하는 가치관대로 상대방을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도둑놈 눈엔 도둑만 보인다. 그들의 언어도단은 거꾸로 주어를 바꾸면, 그 무리들의 행태에서 드러난다. 45년전의 잔혹한 고문이 사라졌을 뿐, 가장  헌정질서를 준수하는 정당에 대한 파괴 시도는 여전하다. 


 과거에는 정보가 철저하게 차단되어, 국민 스스로 인지할 수도 없었고, 개개인이 용기 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정보의 범람이 되려 혹세무민에 현혹되기 쉬운 취약점에 놓이게 한다. 특히 젊은 시절 독재 통치에 길들여진 세대일수록, 맹목적으로 살아온 탓에 옳고 그름의 분별에 취약하다. 



 민주주의는 각자가 주권의식을 가질 때 성숙된다. 또한 정치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결부된 상황에서 최대 다수의 행복을 위한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 요체이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이 얼마나 상시적으로 견제와 균형을 하는 지에 달려 있다 하겠다.  민주시민은 사실을 직시한 비판을 할 수 있을 뿐 이며, 관계도 없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폄훼하는 태도에 갇히면 비난에 급급할 수 밖에 없다. 


 지키지도 않을 거면서, 불리한 순간마다 큰소리 질러대며 '법대로 해' 위기를 모면하던 때는 지났다. 반인권적인 성향 일수록, 상대방을 권위주의로 억압하려는 기질을 발휘한다. 그러니 상대방이 영원히 무지하기를... 영원히 정의의 편의 기억에서 잊혀지길 헛된 몽니를 부릴 때가 많다. 




 법이 최소한 보편타당한 상식을 지켰으면 좋겠다. 번번히 무죄 추정의 원칙은 묵살된 체, 민의를 왜곡하는데 법꼼수가 동원되는 세태는 씁쓸함을 넘어서, 끔찍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2.3 사태를 비롯하여 일련한 무리한 기소 재판의 결과가 바로잡힐 그 날이 오길 기원한다. 3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정치 사회 역사적 배경지식과 관계없이, 가독성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굴곡의 현대사에서도 결코 잊지 않아야 할 10.26 사태에 관한 재판에 대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여기면 될 것이다. 과거의 잘못을 늬우치고 참회한 다는 것은, 최소한의 사람된 도리라 할 것이다.  끝으로 인혁당, 민청학련 간첩 조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어본다. 이들은 평범한 국민들이었고, 열심히 살아가는 역군이었다. 곳곳에 흉물스런 독재자의 흉상으로 오염시킬 것이 아니라, 곳곳에 독재에 희생당한 국민의 위령탑을 곳곳에 세워, 그들의 숭고한 뜻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책 서평은 문화충전200 으로부터 출판사 무상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소감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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