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더
이호연 지음 / 책방앗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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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3면이 바다이고, 대륙과 해양의 길목에 놓여 있다. 무역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의 무역 성과는 기적적이라 할 정도다. 무역의 경우 교역국의 환율에도 영향을 받지만, 교역국가 와의 외교가 중요하다. 매년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안겨준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꼴 이라니... 해운 항공의 초대형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무역은 거래 단위 자체가 크다. 


  식료품을 제외하곤,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의 절대 다수는 중국산이다. 중국산 제품은 가성비가 높고,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다.  테무나 알리 익스프레스의 물류 시스템은 뛰어나다. 물론 제품에 따라 1달씩 이나 기다려야 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주문 후 진행상황이 매우 빠르다. 그런데 그 시스템을 보다 보면, 신기하다. 그 많은 제품을 큰 비닐에 모아 일괄 발송하면, 통관을 거친 내 주문 제품은 국내 배송사를 통해 배송된다. 택배접수 하면, 송장 번호에 따라 각 물류센터의 컨베이어를 통해 각 지역별로 분류되고 발송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물류 기술의 발달과 함께, 무역의 규모는 나날이 성장했다. 그런데 컨테이너 규격으로 운송되는데, 이 최소 크기가 20피트에 이른다고 한다. 길이 6.1M * 폭 2.44M * 높이 2.6M  컨테이너 하나를 모두 채우기는 쉽지 않다. 포워딩은 다수의 화주와 선주 사이에서 화물 계약을 대행하는 업체를 말한다. 포워더의 저자는 포워딩 업체에 오랫동안 몸담은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펴냈다. 


 

 한 손에 쏙 들고 다니기 간편한 크기의 책에, 현장 냄새 눅진한 거친 말투가 기존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차별적인 특징이었다. 즉 그는 소설을 통해 자신의 직접 경험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도 없이, 치열한 경쟁의 폐해는 심각하다.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새 없이, 업무 파악 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은 계급자의 횡포에 시달린다. 

  

 대체로 조직의 구조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피라미드 형태를 지닌다. 즉 회사가 성장할 수록, 기존의 직원은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에 시달린다. 생로병사 신체 나이의 한계를 부정할 수 없고, 점점 새롭게 필요로 하는 역량은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시대를 거듭할 수록 변화의 속도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가 되니, 과거 세대일수록 능력치에 대한 발전이 아닌, 체념과 당리당략을 택하게 된다. 

 


 마초같은 기질을 발휘할 수록, 조직내에서 성장하던 시절은 대량 생산화의 사회 였다. 하지만 막대한 인원의 노동력 착취로 규모를 이룬 기업은 더이상 고용창출이 아닌, 창업주의 자산증식에 몰두한다. 합리적인 업무 처리가 아닌,  충성심에 기인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러니 정말로 실력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인정받기는 커녕, 번번히 독박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물론 회사 는 하나의 안정적인 울타리의 역할을 한다. 개개인이 경험을 연마하기엔, 최적의 환경이 제시된다. 업무에 대한 적당한 긴장감이 자기 본연의 잠재력과 자존감을 확신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최근들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소이기도 하다. 



 포워딩의 최종 목적지는 세계 곳곳의 소비자가 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화주를 통해 선적된 제품이 그 나라의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로 향한다. 보다 더 풍요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 우리는 소비를 한다.  집 앞까지 편리하게 배달되는 음식을 통해, 온라인 주문한 제품을 받아볼 때, 우리는 그 소비를 통해 행복을 경험한다. 물론 매일 택배상자로 쌓이는 순간, 삶은 뜻하지 않게 치열하고 고단해질 수 있다. 


 점점 우리의 삶도 고도화되고 있다. 중요한 행복의 척도는 상대적 비교가 아닌, 자기 만족 이라 생각한다. 치열한 경쟁의 이면에서도, 돌아보면 쉼의 여유를 발견할 수 있다. 보편적인 의식주의 영역은 사실 

물가상승율을 감안해도 역행의 수준이다. 예전에 비해, 수많은 선택지의 갈등에 놓여 있을 뿐이다. 



 이 책은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책방앗간 출판사 이름도 잘 지은 듯 하다. 곳곳에 담백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접할 수 있길 바란다. 어떤 면에선 한 직종에 오래 몸담은 경력도 중요하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삶이 훨씬 풍요롭다 생각한다. 글을 동경하는 1인으로서, 이 책에 담긴 메세지를 곰곰히 되돌아보며,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한다. 



이 책 서평은 문화충전 200퍼센트 카페로부터 무상제공받아,

읽고 솔직담백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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