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과학사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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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여지 없는 객관적인 원리 원칙을 발견하기 위한 쳬계적인 학문을 '과학'이라고 한다. 보편 타당적으로 인식되는 사실의 영역이다. 난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낮다. 과학은 곧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고, 과학자는 비상한 머리로 실험 탐구하는 특수한 직업 영역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과학의 원리를 체감할 때가 많다. 누가 어떻게 그것을 발견했으며, 어떻게 규칙으로 정립했을까? 하는 것이다. 


 기계의 맞물리는 톱니바퀴 구조의 작동구조는 누가 떠올렸으며, 모터의 형태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몰랐던 새로운 역사를 발견하는 지식의 흥미가 싹튼다. 특히 과학의 원리를 접목해, 전기제품을 직접 고쳐냈을 때의 뿌듯함은 잊을 수 없다. 사실상 많은 전기 전자제품의 경우 플라스틱의 외형으로 안의 전자 전기부품의 PCB 를 고정해놓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천원짜리 하나 들고 가면 웬만한거 다 사는 3조 매출의 티끌모아 그 가게에 산 소형 드라이버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깨진 조각들을 단단하게 결합시킬 때 초강력 글루 에 마법의 가루 베이킹소다가  만나면, 절대적으로 단단한 플라스틱이 된다는 사실의 과학적 원리를 발견할 때 마다 유레카를 외친다. 




 「뜻밖의 과학사」 은 핑크빛 표지로 시작한다. 표지에 나열된 독특한 일러스트와 부제들을 마주하며 흥미로운 기대감이 들었다. 과학이 잘못됐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했다! 본래의 실현 목적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완성품이 제시되는 것이다. 이것은 요리 과정에서 전혀 생각치 않았던 맛의 발견과 같다. 전혀 맛있는 조합이 아닐 것 같은 조합에서, 발견한 미각의 발굴... 


문과  전공자에겐, 물리 화학 얼핏 보면 난해하게 받아들여진다. 이것은 이과 계열의 전공자가 사회과학 전공을 언급하는 순간 골치 아픈 학문으로 치부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었다. 내 피부를 촉촉하게 할 수 있는 화장품의 개발에 화학이 필수란 사실을 깨닫은 건, 졸업하고 한참 뒤의 일 이었다. 그만큼 일상 생활에서 누리고 있음에도, 과학의 진가를 알지 못했다. 



「뜻밖의 과학사」 저자가 유쾌한 분 인 건지, 김주희 번역가가 위트 넘친 건지... 목차 에서부터 익살스런 단답형 문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전개로 명료한 문장으로 이어진다. 영롱한 핑크빛 표지를 넘기고, 옐로우 속지를 몇 겹 헤쳐 내고 나면, 푸르른 색깔 머금한 각 섹션의 첫 장으로 친절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 곳에서는 각 상황의 명제에 대한 명언이 새겨져 있다. 책은 화약의 발견에서부터 시작한다. 화약에 관한 문헌이 9세기 초 당나라의 문헌에서 발견되었다니, 놀랍다. 그런데 이 유래가 불로장생을 위한 명약을 찾던 도교 승려들에서 비롯된 사실이 더욱 놀랍다. 

 무지에서 비롯된 벨의 송신장치 고안은 가히 획기적인 발견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전기학과 독일학에 능통했다면, 과연 위대한 발명은 출현 할 수 있었을까? 


 때론 사람의 불운이 전혀 딴 방향의 성공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누구로 인해, 잠에서 수시로 깨 뉴스를 찾아보는 증상에 시달리게 되었을 때, 생로병사의 진리를 실감했다. 몸의 균형이 깨지면, 정신도 힘들어지는 것을 겪었다. 호흡곤란과 근육마비가 수시로 오니, 숙면을 취하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없음을 실감했다.  주변을 보면, 정신질환으로 곤란을 느끼는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발견한다. 흔하게 조현병 환자라 한다. 그런데 내가 겪어본 바, 객관적으로 세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뿐이다. 중요한 건 주변의 반응이다. 조현병의 경우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는데 취약하다보니, 방어기제가 상당히 강해 주변의 반응에 따라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대체로 정서적 교감을 나눠야 할 시기에 학대 또는 소외를 겪으며 후천적으로 조현병 증상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 



예측한 대로 이어지는 결과값은 흥미롭지 않다. 최대한 과학의 원리에 대해 쉽게 풀어 쓴 책 이었다. 하지만 생소한 화학용어들이 체감도를 끌어 올리지는 않았다. 책을 읽어보면, 비커와 같은 정량 눈금화된 실험도구의 발견이 상당수 현대 과학에 기여한 측면이 커 보인다. 언제부터 서양의 과학이 독보적으로 동양을 능가하게 되었는지? 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문자기호로 된 각종 물질의 이름은 삽화로 중간중간 만들어진 과정을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록에 텍스트로 소개된 놀라운 주기율표 이야기 대신, 한국사의 연대표처럼 펼침 형식으로 1번 에서부터 118번 원소에 이르기까지 다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2~3번 더 읽다보면, 전체적인 뜻밖의 흐름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과학이 그랬듯, 예상을 빗나가야 재밌다.  주옥같은 번역 대신, 직접 편찬한 대한민국 화학 전공자의 실생활 과학이야기를 기대해본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있어서는 세계 으뜸 이란 사실도 과학 기술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한 사실 일 것이다. 여타의 수많은 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아, 전체적으로 1번 훑어본 솔직한 소감을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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