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일상 한 가운데서 발견하는 특별함이 많다. 그 도시의 명소, 내가 사는 동네의 명소는 오히려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검색에 의해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 원래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익숙할수록 특별함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편 이다. 걷다보면 펼쳐지는 조용한 풍경에 어수선한 마음까지도 내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익숙하지 않은 풍경속에서 마주하는 새로움은 보물찾기와 같은 즐거움을 준다. 여행은 늘상 동경의 대상이다. 홀가분하게 바쁜 일상을 미뤄두고 떠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거주지역을 벗어나는 순간엔 만반의 채비를 갖춘다. 길을 나서면, 금새 사통팔달 전국으로 향하는 버스를 마주할 수 있는 내가 사는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아닌 이유이다.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발견한 많은 이야기들이 책으로 펼쳐지곤 하는데, 대체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 자체를 고무적으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