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정도 - 최고의 인재를 위한 50가지 지혜
서정락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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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엔 정도(正道) 가 있다.  일을 행함에 있어서 마땅히 해야 할 방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결국엔 순리대로 흘러간다는 사필귀정의 맥락과 같다. 그런데 현실에서 마주하면 당연한 세상이치를 말함에 있어서 의아할때가 있다. 과연 그 사람이 그런 말할 자격이 있을까? 겉 다르고 속 다른게 두드러지는데, 한결같이 정도를 강조한다. 의례적으로 예전부터 그래왔던 관행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본질적으로 '솔선수범'의 실천성이 결여된 경우를 많이 본다.  매번 불합리한 사회구조는 탓하면서도, 정작 본인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남이 대신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말과 행동의 일관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 초지일관 그럴듯하게 포장하는데 익숙하다.  "대체 모르는 게 무엇인가요?" 할 정도로 있어빌리티에 익숙해 '척'하는 습관에 능동적이다. 





  어른이 아이와 다른것은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질 수 있다는 본질에서 시작한다.  시대가 빠르게 발달할수록 예전 세대가 빠른 시대상에 부합하기는 한계에 부딪친다. 자연적인 순리이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연공서열 방식의 조직행태에 익숙한 어른 지위의 계층화된 구조 덕분에 정작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어가는 수많은 청춘들이 있다. 「일의 정도」 는 시설보안관리 분야의 선두주자가 된 서경락 대표의 성공신화를 담고 있다. 저자의 약력을 확인하는 순간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같은 학교의 먼 선배님 쯤 된다. 솔직히 내가 잘되지 않으면, 동문의 성공담은 오히려 그림의 떡 같은 상황에 불과하다.  나와 같은 학교출신들은 저마다 승승장구하는데, 난 왜 매번 이 모양일까? 처량한 신세확인은 이미 오래전에 잊었다. 표면의 생존경쟁을 떠나서 사람은 수없는 비교를 통해 자기 객관화에 이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허구한날 신세타령할 여유는 호기스러운 사치에 불과하다. 
  책 제목부터 오래전의 향수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비교적 스마트한 방식의 소통에 익숙한 세대임에도 어릴때 '동방예의지국'의 관념이 굉장했다. 그 시절 동네 아이들과 함께 명심보감의 구절을 학습하곤 하던 때에 책표지가 베이지 컬러였다. <최고의 인재를 위한 50가지 지혜> 부제에서 벌써 오랜 경영일선의 성공담이 소개될 전개를 예상할 수 있었다.  기업 CEO의 자서전을 읽어본게 한 두번이 아니니, 대략 어느정도 감수하고 시작해도 충분하다. 


1퍼센트의 아주 작은 마음가짐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뜻입니다.


프롤로그는 다소 예상 방향과는 다르게 전개되었다. 지극히 소박하다. 한 해 두 해 살아보니, 경험의 축적과는 별개로 노련해질 수 밖에 없는게 세상 돌아가는 흐름이 읽혀진다는 점이다.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매번 실패로 일관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적으로 나는 그들 모두를 존경한다. 적어도 현실을 마주하며 도망치고 있진 않으니까. 그 과정을 겪으며 세상을 헤쳐가는 지혜를 분명 터득할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세상사 마음먹기 따라서 다르다. 또한 어느 결정적인 타이밍에 포기하느냐? 계속 버티느냐의 차이에 있다. 문제는 성실함을 담보로 하여 도약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봉쇄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누군들 처음부터 성공 실패 여부를 따져가며 도전을 서둘렀겠는가?  인생이 시험지 정답갯수로 결정되지 않는데, 결과적으로는 1점의 차이에 따라 늪에 빠져 허우적 댈 수 있고, 성큼 도약해간다. 





 전체적으로 4장에 걸쳐, 일을 대하는 기본 자세를 말해주고 있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그런데 수많은 자서전 처럼 원론적인 맥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예전에는 그 행동을 왜 해야하는 지 구체성이 불분명했다. 명확하지 못한 기준에 의해 업무가 진행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고 헌신이 당연한것이 되니 '이윤창출' 목표달성이 최우선시 되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예전의 관행이 점점 시장경제에서 통하지 않게 되었다. 과거에 명성높던 기업들이 이제는 고질적인 갑질 문화의 온상으로 추락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30대초반에 시작해 26년간에 걸쳐 시설보안 아웃소싱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서정락 대표의 업적은 일일히 읊지 않아도, 얼마나 살벌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목표달성형 리더의 DNA가 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것은 행복의 지속성에 있다. 소중한 가족들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돈은 집착할수록 행복의 기반이 되지 않고 오히려 풍요속의 빈곤을 촉진하게 마련이다. 





  자기 힘으로 초지일관 노력한 덕분에 입지적인 업적을 쌓을 수 있었다. 평범함 속에서 하나둘씩 성취하는 과정에 누구보다도 강한 정신력을 숙성했을 것이다. 부디 처음 사업을 일궈낸 초심이 변치않고 오랫동안 존경받을 기업인으로 승승장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미래를 향해 노력하되, 현재에 충실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겸손하며 배려하는 기업인이 참된 기업인이 아닐까? 이 책이 아웃소싱 전반에 대한 인식개선에 중점을 둬, 조직혁신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더라면 훨씬 좋았을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무용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 가득한 디딤돌 역할을 주문하는 것이다. 어디에서부터 어떤식으로 난관을 극복할 지 동기부여를 원하는 것이다. 이 책은 어찌보면 기존 조직내에서 처절하게 생존해야 하는 정착자들에게 처세술을 일깨워준다. 갈수록 세상은 편리해진다. 그런데 이 편리해진 단면이 마냥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보활용능력 측면에서 과거 세대보다 확연히 적극적인데도 최소한의 기회가 기존의 솔선수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봉쇄된 냉혹한 현실이다.  시대가 분명 달라졌다. 이제는 어느정도 성공한 세대들이 기회 자체를 두들기는 세대들에게 양보와 포용을 베풀어야 할 때다. 엄청난 경험자산들을 사회적 자산으로 제때 확산시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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