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멈춤 - 바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는 것이 힘, 생각의 힘이 중요해진 시대.


정보의 홍수시대를 넘어서 컨텐츠 재가공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이다. 개인의 정보활용능력은 늘어났는데, 오히려 예전보다 선택의 문제에 골몰한다. 흔히들 인문학의 위기라고 한다.  취업률 자체가 그 대학의 명성을 이어가는 바로미터로 작용하고보니, 순수학문은 퇴조하고있다. 학과별로 운영되던 시스템은 학부 트랙을 거쳐 보다 취업실용적인 학문분야로 영역을 전환한다. 이렇다보니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순수학문의 토론식 학습은 생략된다. 인터넷 문화에 있어서도 그렇다. 단편적인 사실에 기초한 질문에 대한 즉석답안을 찾는다. 해답을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당장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빠른 AI 응답시스템을 찾게 된다. 




 문과 전공자에게도 '인문학'하면 현실과 괴리감있는 심오한 철학개념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 와닿는다. 당장에 경제적 생존이 급한 청춘에게 "너는 왜 사는지 생각해봤니? " 라고 하면, 외면할 수 밖에 없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은 가뜩이나 고단해서 쉬는것도 벅찬 직장인에게 정신적 이중고를 겪게 하진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며 느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모아놓은 숙성된 책이다. 평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은 '직장','직업'으로 규정한 한정된 환경에서 적응하며 생존하기에도 버겁지 않을까?  그런 까닭에 양서를 통한 직간접적인 지식고찰은 그만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데 필요한 시간 자원을 줄여준다. 물론 상식쌓기 차원에 그친다면 아무리 해도 머릿속의 번민만 쌓을 뿐이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서울경제신문 부설연구소인 백상경제연구원이 서울시 교육청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고전 인문학이 돌아왔다 )의 강연내용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참고문헌 포함 500페이지가 넘는 책분량은 가장 연구원다운 책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인터넷에 범람하는 많은 사실들 중 사실에 기인하지 않은것을 '정보'라 칭하지 않는다. 정보는 유용한 가치를 담고 있는 진리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용해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지는 전적인 개인의 몫이다. 인문학을 알아간다는 건 생각할 힘을 키우는 것이다. "뭣이 옳고 그른지 구분할 줄 알아야, 넋놓고 이용당하지도 않는다." 는 것이 냉혹한 현실의 모습이다. 

 

 

 

 

 

 


 전체 4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호보완적인 사회구성요소의 속성을 소제목에도 담고 있다. 자원이 무한하다면 우리는 수많은 경쟁을 치를 필요 없다. 자원의 희소성에 동물적인 속성을 가진 사람들의 욕구가 더해질수록, 충분한 자원상태에도 치열하게 출혈경쟁 하고만다. 현실이 하나의 짝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시소게임은 서로 무게균형을 겨루며 엎치락 뒤치락 할때 재미가 생기는데,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기울면 다른 한쪽은 불편하기만 하다. 흔히 '자유'만 떠올릴 뿐 타인의 자유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방종'은 잊고 이기주의 벌이는 경우와 같다.  각자의 영역에서 성실추구로 생존 하되, 함께 다같이 생존하려면 공존의식이 필요하다. 

 

 

 

 


  '정의'또한 그렇다. 불의에 맞서 용기를 내는 측면만은 아니다. 적어도 약육강식 강한 자에게 한없이 비굴하고, 그 화풀이를 엉뚱하게 나보다 약해보이는 만만한 자에게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현실과 괴리감 부리며 설교로 일관하는 행동을 '꼰대'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시대착오적인것을 떠나, 상대방에 대한 배려 공감 부족에 기인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기제에서 비롯된 일방통행이다. 솔선수범이 생략된 체로 말과 행동이 엇갈리는 것이다.  고무적인것은 정의의 관점을 떠나서 옳지 않은 관행에 대한 자각이 최근들어서 숙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남이 하면 따라하는 속성이 이 시대엔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데에 기여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대중문화에 대한 숙성도 이뤄지고 있다. '지상파'로 분류되는 몇 안되는 매스미디어와 신문에 의존해야 했던 정보 흐름이 모바일 혁명을 만나 다양한 갈래길에 대한 모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일부 흥행에 성공한 디지털 문화에 편중해, 양극화가 심한 현실이다. 문화가 발전하려면 너도 나도 문화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바로 앞의 가족들과도 얼굴 마주한 소통을 피한 체 스마트폰으로 답하는 웃픈 현실을 보면, 워라벨의 측면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진입의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나름 경제학을 전공해서, 3파트의 경제와 세계는 공감되는 면이 컸다. 대학 4년간 대체 우린 무엇을 배우는건가? 에 대한 대답은 살아보니, 현실속에서 저절로 터득이 되었다.  사회경제 대부분의 현상은 '자원'에 얽힌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다. 즉 한정된 자원을 놓고 상대방이 얼마나 원하고 있을지, 원하지 않을지를 모르니 심리적으로 먼저 확보해두기에 급급하다. 더욱이 정보 파급의 시대, 불안감을 조성하는 소식은 훨씬 빨리 전파된다. 사재기로 이어진 품귀현상이 바로 그렇다. '공유재의 비극'도 그런 단적인 현상을 말해준다. 조건없이 제공받을 수 있을때 무분별하게 확보해두는 얌체족들 덕분에 정말로 필요로 하는 다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학습한다. 평화를 갈망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데, '전쟁'의 이면엔 파괴된 수많은 인프라를 재건해야 할 자본투입을 필요로 한다. 또한 최첨단 과학의 접목기술인 무기인 것을 생각해보면, 첨단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기술수준 과시를 통한 패권의식을 떠올릴 수 있다. 국제정세에 어느정도만 관심을 가지면, 숨은 경제적 속성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나 냉혹한 현실인가? 

 

 

 


 과거의 세대로 갈수록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경향에 지배당했다. 왜 그래야 하는 지 목적 이유를 불문하고 상명하복 해야만 생존할 수 있었다. 이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하는 면이 크다. 즉 힘이 없으면 아무에게도 주목받지도 못하고 개별적인 고통만 중첩적으로 쌓이는 구조였던 것이다. 맹목적으로 남들이 그래왔으니, 옛날부터 그래왔으니. 하며 감수해야 했던 사회현상들이 많다. 이제는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이유가 필요하다. 제사와 같은 유교문화의 경우 정작은 예로부터 간소하게 치뤄져 왔던 품앗이 문화가 어느 순간부터 과시형태로 변질된 경우가 많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은 편리해진 요즘 시대에 잊지 말아야 할 생각지점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물론 상당수의 내용들은 책을 비교적 많이 읽는 내게도 생소한 내용들이었다. 특히 예술분야의 지식전반의 부족함을 느꼈다. 심리학 이론 하면 프로이트를 떠올렸는데, 그가 얼마나 생과 사의 처절한 고통속에서 이론을 초인적으로 정립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부족한 지식의 깊이를 떠올리게 해줘서 행복한 바로 그책엔 시대공감적인 명쾌함이 담겨있다. 공감은 단순히 그 사람 생각에 동조하는 의미를 떠나, 가슴속으로 성찰을 하는 것이다. 왜 그런 생각을 품을 수 밖에 없는지를 말이다. 인문학을 제대로 알아간다는건 상황 장소에 맞는 눈치를 키우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길 사람 속도 모르는게 현실인데, 시비가 될 만한 행동을 자기과시로 부리는 사람들에겐 특히 아는 것이 힘인 이 책을 권한다. 책넘김이 답답하지 않은 시원한 책이지만, 반 천쪽 책이니 적어도 이 책을 읽는동안은 자기도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현명하고 슬기로운 지혜를 쌓아갈 노력을 위해서 인문학수업을 멈춤없이 지속하자. 멈춤으로 시작한 인문학 쌓기가 전환 전진을 거듭하며, 좀더 명쾌함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서평을 매듭짓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