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고쳐서 산다 - 후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강지훈 외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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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고,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없는데, 인생의 방정식은 없다. 즉 어떤 특정 값을 입력해야만 정답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잘 되고자 하는 열망은 동일하다. 흔하게 희비가 갈린다고 말한다.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한쪽은 승자로, 패자가 되어야 한다. 어제의 승자가 내일의 승자가 되진 않는 것이 자연적인 이치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승자독식'으로 이미 기회를 선점한 자일수록 영속적인 기득계층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회 자체를 갈구하는 자일수록 독식된 기회 고갈에 좌절하고 만다. 희망보다는 좌절을 떠올리기 쉽고, 도전에 앞서 포기에 익숙해져 버린 안타까운 세태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분명 예전보다 '공개된 정보'를 기반으로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데, 사람이 역할을 했던 일자리 영역은 수축되고 있다. 기계를 만든 것도 사람이고, 기계를 목적에 맞게 운용하는 것도 사람인데 사람을 외면하고 있다. 사람이 이끌어가는 사회인데, 정작 목적 수단이 바뀐 체 사람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힘내! 다 잘 될 거야." 말들도 처음 들을 때는 그래도 진심 어린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수없이 릴레이 하듯 서로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 말들이 반복될 때마다 오히려 힘이 빠지기 쉽다. 어떤 상황에 처해져 있는지 알 지 못하는 상태에선 말뿐인 구호로 정착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 속도에 비해 사람의 정신 영역은 더딜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낙오된 체 예전보다도 생각 자체를 편리함에 기댄 체 의존하기 쉽다. 그런 까닭에 처세에 관련된 책들이 단연코 인기를 끈다.  대부분은 아주 성공한 케이스의 자화자찬 케이스 일색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책을 통해 무기력함을 학습하게 된다. 오히려 현대 시대에 훨씬 동떨어진 시대의 위인전 이야기가 공감이 될 뿐이다. 「인생 고쳐서 산다」는 평범하지만 단단한 근성을 가진 이 시대의 아홉 사람의 경험담을 담아놓고 있다. 

 



내가 겪지 않은 시련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다. 


많은 처세 서적들의 문제점은 본인의 사례를 담아놓고 있지 않고, 그럴듯한 사례를 인용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막상 읽었을 때의 감회는 이질감만 떠올릴 뿐이었다. 「인생 고쳐서 산다」의 경우에도 분명 시련 고난을 극복하는 단면이 핵심인데, 화려했던 그들의 커리어에 관심이 갔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순간까지도 감내한 치열한 사연을 애써 무덤덤하게 체념하려 한 나름의 시도였을지도... 그들이 거쳐온 과정이 악천고 투의 연속이었기에 오히려 고비의 순간을 이겨낸 자신들은 무념무상으로 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본인 스스로가 겪어 보지 않은 좌절까지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철저히 험난한 인생의 여정을 이미 경험한 '어른'으로서의 책임 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좌절의 순간에 고통받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에게 전해주며 다독거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문득 '어른'의 사전적인 뜻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났다. 단순히 아이와 구분 지은 의미일까?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 이란 의미였다. 어쩌면 성찰 자체가 실종된다면 그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어쩌다 어른이 된 것뿐이라 하겠다. 끊임없이 인생의 과정을 겪으며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한 성찰 과정을 거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인생 고쳐서 산다」 가 공감 가는 건 한결같이 겸손하다는 점이다. 처해져 있는 현실에 순응하되, 누구보다도 열정을 쏟아 현재의 불합리한 현실을 변화시키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실패 자체를 허투루 여기지 않고, 철저하게 인생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물론 그들이 거쳐온 삶의 스펙트럼은 일반적이지는 않다.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개척해 가는 게 쉽지도 않다. 더구나 나의 삶의 성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해보면, 평범하지만 특별한 삶이라 할 것이다. ​



따뜻한 마음으로 책을 낸 목적은 세심한 구성에서도 느낄 수 있다. 당장에 힘들어서 삶을 사투처럼 고단하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위안의 말들을 은은한 퍼플색으로 각인해놓고 있다. 삶이 힘겹고 처절해서 버티기 힘든 순간에 이 한 마디만큼은 꼭 읽어 이겨내길 바라는 간절한 어른들의 소망이다. 언제 어느 순간에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하기에 생의 한순간마다 삶의 소중한 흔적들을 충실하게 쌓을 필요가 있다. 사람으로서 살아갈 나날들이 유한한데, 후회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 후회만 한다고 달라질 결과는 없다. 세상에 스스로 겪지도 않은 상황을 당연하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해서는 안될 선택의 영역은 선악의 차원이다. 천부 인권적으로 자유가 주어지고, 그 자유엔 다른 사람의 자유를 빼앗지 않을 무한책임이 따른다.  그런 면에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성찰이야말로 그 어떤 지식 습득보다 유용한 마음의 자생분을 줄 수 있다. 




 흔히 '과거의 일에 얽매이지 말라 한다. 그런데 정작 미래지향적인 삶의 방향이 과거의 허물을 덮어두는 면죄부로 통용되곤 한다. 많은 이들은 선택의 순간에 가족이나 친구들에 의존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내 스스로 결정한 자기주도적 결정' 이 아닌 '남'을 앞세운 기준점이다. 실패의 순간에 누구 탓으로 회피하기 쉬운 명분부터 쌓아두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의 생각이 개입되는 경우 과거지사의 판단을 하기 쉽다. 비슷한 또래 간에도 각자의 생활 배경과 타이밍에 따라 엇갈리게 마련인데, 적어도 20년 이상은 족히 차이 날 세대 인식은 진퇴양난을 부추길 가능성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대량생산화 시대 ~ 지식 다변화 시대에 이르기까지를 섭렵한 세 대니, 미래 지향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 시대엔 이랬으니, 너도 이래야 해."가 아닌, 시대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이치를 일깨우고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아무리 주옥같은 글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기 힘들다. 오히려 그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그래서 빼곡하게 채워진 책 대신, 여유 가득한 시집을 찾게 되는 보통의 마음이다. 이런 면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따로 굵게 퍼플 색깔로 서술해놓았다. 따뜻한 이심전심의 마음이 골고루 전해져, 고비의 순간 허망하게 좌절하려던 사람들에게  환한 빛이 되었으면 한다. 끝까지 정독한 한 명의 독자로서, 분명 누군가 힘들 때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을 책이다.  


인생 고쳐서 산다 서평은 책을 무료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한 생각으로 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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