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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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매대에 절찬 홍보하길래 집어 들고

한참 뒤에 읽게 된 책.


사투리 표현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막힘 없이 술술 읽히는 것도 좋았고

그에 따라 현장감도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량에 상관 없이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표현되는 것도 좋았고.

내가 마치 눈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

읽는 내내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실실 웃기도 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게 만드는 책.



한때 적이었던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어울려 살아가는 아버지도

구례 사람들도 나는 늘 신기했다.

잘 죽었다고 침을 뱉을 수 있는 사람과 아버지는 어떻게 술을 마시며 살아온 것일까?

들을 수 없는 답이지만 나는 아버지의 대답을 알 것 같았다.

긍게 사램이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아버지는 말했다.

긍게 사램이제.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것이다.

P138



마무리를 하자면,

주인공이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에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 중 하나가 그려진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주인공 아버지가 생전에 했던 말이 대답을 대신해주는 듯 하다.

"긍게 사램이제."

참 많은 의미가 담긴 큰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화장장에서 대학 교수였던 주인공의 제자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불호'였다.
그려지는 장면이 왠지 불량 고등학생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화장장 뒤편에서 담배 피며 하는 말과 행동이 거북하게 느껴졌고
주인공의 나머지 부분까지도 연상 되었다.

이 부분은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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