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요시노 겐자부로 지음, 김욱 옮김 / 양철북 / 201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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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영화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구입.


내 생각을 말하자면 애니메이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을 표현한 것

또는 이 책을 각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 책은 37년...30년대 책이라는 것.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쓴 요시노 겐자부로의 후기를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1935년 10월, 신초샤에서 야마모토 유조 선생님이 쓴 책

'가슴에 태양을 품어라'를 펴냈습니다.

이 책은 야마모토 선생님이 편찬한

'일본 소국민(다음 세대를 짊어질 소년소녀를 뜻함) 문고' (모두 16권)

가운데서 처음 나온 책입니다.

이 문고는 달마다 한 권씩 나와 1937년 7월에 완간되었습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마지막으로 나온 책입니다.


1935년은 1931년에 일어난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일본군부가 아시아 대륙을 찬탈한지 4년이 지나고,

일본 안에서는 군국주의 세력이 뻗어 나가던 시기입니다.

1937년 7월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나오면서

'일본 소국민 문고'가 완간된 무렵

루거우차오 사건이 중일전쟁으로 확산되어

그로부터 8년 동안 전쟁이 이어졌습니다.


이 시대 상황과 맞물려 '일본 소국민 문고'가 나오고,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세상에 태어낫습니다.

유럽에서는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정권을 잡아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했고,

제 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었습니다.

'일본 소국민 문고'는 이런 시대를 반성하며 계획한 문고입니다.


당시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는 크게 제약을 받앗고,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은 격심한 탄압에 시달렸습니다.

야마모토 선생님처럼 자유주의를 지지하던 작가들은

1935년 이전부터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선생님은 어린 청소년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들만은 이 시대의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은 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 낸 청소년이야말로

다음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소중한 자원이며,

청소년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으므로

그들에게 편협한 국수주의와 반동사상을 뛰어넘는

자유롭고도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류는 진보한다는 신념을 지켜 내기 위해서는

청소년을 교육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파시즘이 미친 듯이 날뛰며 세상을 위협할 때도

선생님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 싶어 했고,

그 희망을 다음 세대에 걸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군국주의 내용으로 가득 찬 청소년 문고가 활개를 치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야마모토 선생님 같은 분이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입니다.

선생님은 이런 신념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책을 펴내려고 계획했는데,

나와 자주 의논을 하고는 했습니다. 생략.


즉, 야마모토 선생님과 뜻을 같이하는 아동문학가들이 모여

총 16권의 책을 펴냈는데,

이 중 윤리 의식을 담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야마모토 선생님이 담당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병으로 집필을 할 수 없게 되자,

당시 편집부에 근무하고 있던 요시노 겐자부로씨가 대신 쓰게 된 것.


이 책은 삼촌과 조카가 나눈 대화와 주고 받은 편지 형식을 띄고 있다.


내용은 흠...좀 뭐랄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듯한 느낌.


강조하는 점은 거짓 되거나 비겁함 없는 정정당당함.

그 순간 도망치거나 숨고 싶은 마음을 극복하고

정정당당하게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세.


하지만 읽다 보면 내용이 형편 좋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글이 써진 시대와 대상 연령, 분량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그 시대 일본에서 써진 책 답게

우리 정서와는 다른 괴리감도 느껴진다.

(특히 주인공 친구의 누나가 나폴레옹에 대해

열변을 토할 때의 내용이라든지...)


※ 이 리뷰를 쓰는 중 문득 든 생각

혹시 작가는 당시 팽배했던 군국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그 누나를 등장시킨건 아닐까?

주인공과 친구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영웅의 모습이라고 극찬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튼 굳이 사 볼 필요는 없는 책.

요즘 이것보다 더 잘 써진 책이 많다.

책의 취지는 너무너무 공감하지만, 이 책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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