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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한겨레출판사에서 출간한 '더티 워크'입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속담이 있는데요, 정말로 그럴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들려오는 뉴스만 보더라도 아파트 경비원이나 미화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갑질과 불공정한 대우는 끊이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죠. 갑질을 당하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하면서 정작 직업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급을 나누고 갑질을 하는 사람들을 저 또한 자주 겪어봤기에 이 책에서 등장하는 비윤리적이면서 불결한 노동을 맡아서 하는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도구로서 어떤 차별을 겪는지 공감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역설적으로 피해자인 그들이 반대로 가해자가 되는 사례들을 들려주면서 더티 워크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책이었습니다.
'더티 워크'의 저자인 이얼 프레스는 미국의 작가이자 탐사보도 전문기자로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사회학 박사 학위도 취득했을 만큼 관련 지식에 도를 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뉴욕타임스 등의 다양한 매체에 글을 올리고 저널리즘상도 수상했을 정도로 기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한 책을 통해서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노동이 도덕 원칙을 사보타주'하는 상황을 고발하는 내용을 들려준다고 하는데요,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교도관, 드론 조종사, 도살장 노동자 등의 실제 사례들을 제시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은 타인에게 '더티 워크'를 시키면서 이 사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쓰레기장이나 하수처리장, 정화조 노동자와 같이 대표적인 기피 직업에서부터 일용직 노동자나 아파트 경비원처럼 갑질에 자주 시달리는 노동을 맡아서 하는 그들에게 우리들은 하기 싫은 일들을 일방적으로 떠맡긴 채 모르는 척하기 일쑤였죠. '더티 워크'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산업 시스템에서 소외된 더티 워커들을 직접 만나 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과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그 불평등한 구조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티 워크'에서 드론 조종사가 더티 워커의 사례로 등장한다는 점이 제법 흥미로웠는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업이나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각광받던 드론 기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듯이 살상 공격용 드론으로서 각광받게 된 점은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도 북한에서 정찰용 드론을 시작으로 군용 드론 활용 사례들이 관찰되고 있어서 남의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드론 기술은 AI가 아닌 사람이 직접 조종해서 살상용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드론 조종사 또한 더티 워커로서 분류가 된 듯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더티 워크 사례들을 통해서 사회의 한구석에서는 내가 하지 않은 끔찍한 일들을 누군가 도맡아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