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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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고블에서 출간한 한국단편소설 모음집인 '펄프픽션'입니다. 이 책은 21세기 대한민국식 펄프픽션을 정립해보고자 조예은, 류연웅, 홍지운, 이경희, 최경희... 다섯 작가가 뭉쳐서 기획된 앤솔로지 작품인데요, 햄버거와 얽힌 학원괴담, 한국에서 노동을 하는 뱀파이어, 느닷없는 외계인 출현, 조직폭력배, 알고보니 오컬트적인 기이한 능력을 쓰는 지하철 노인들, 살인청소로봇 등 일반적인 한국소설에서 다루지 않는 생소하면서도 특별한 소재들을 한국적인 상황에 어울리게 조합하여 써내려 갑니다.


펄프픽션은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펄프매거진이라는 삼류 잡지에 실리던 소설을 말하는데요, 삼류 소설 소리를 들으면서 주류 문학에서 벗어난 저급한 작품 취급을 당하던 과거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는 장르소설의 범주 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연애나 고전문학 보다는 장르소설이 읽기에도 편하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라서 종종 읽곤 하는데요, '펄프픽션'의 목차를 살펴보니 다섯 작가가 써내려가는 다섯 편의 한국식 펄프픽션 작품들을 통해서 장르소설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펄프픽션'의 첫번째 작품인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에서는 대학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재수생 기숙학원에 갇히게 될 루루와 대학에 갈 성적은 되지만 어머니의 새로운 남친인 김사장 때문에 등록금이 사라진 제이, 이렇게 두 연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햄버거 집에서 서로의 신세를 한탄하던 둘은 결국 루루가 재수학원에 입원하고 제이는 그 학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 기숙학원 뭔가 이상합니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도심에서 떨어진 외지에 위치한 이 학원에서는 특별한 햄버거를 매점에서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입시생들에게 머리를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맛없는 급식 대신에 매점의 햄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 햄버거와 기숙학원에는 어떤 오싹한 비밀이 숨겨있는 걸까요?

두번째 작품인 <떡볶이 세계화 본부>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맵고 맛있는 떡볶이를 만드는 김신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한국을 방문한 영국 배우들에게 떡볶이를 대접했다가 너무 매운 나머지 배우들이 모두 죽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맙니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인해서 결국 주인공은 가게를 접고 일용직 노동자로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국정원 요원이 그를 찾아서와 임무를 맡기게 되는데요, 무슨 내용인가 하니 영국에서 활개 치는 뱀파이어들에게 피로 만든 음식인 것처럼 속여서 엄청나게 매운 떡볶이를 먹여서 죽여달라는 것이었죠. 소재부터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지만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는 제 모습을 볼 수가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세번째 작품인 <정직한 살인자>에서는 어두운 새벽에 조직폭력배의 시체를 자동차 트렁크에 실은 채로 외딴 저수지를 찾아가는 나가 등장합니다. 나는 시체를 저수지에 유기하고 떠나가려고 하는데요, 그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쇳덩어리가 등장해서 나에게 말합니다. '선생님이 떨어뜨린 시체는 금으로 된 시체입니까, 은으로 된 시체입니까?' 외계 행성에서 찾아온 이 쇳덩어리는 정직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나를 죽일 거라고 대답을 종용하는데요, 나는 과연 어떻게 대답을 해서 이 위기를 모면할 수가 있을까요? 옛날 동화인 금도끼 은도끼를 이런 식으로 꼬아서 펄프픽션 작품으로 써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기발한 소설이었습니다.


네번째 작품인 <서울 도시철도의 수호자들> 고객들과 자주 다퉈서 팀장에게 찍힌 한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팀장은 그녀에게 특급 민원인으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꼰대 할아버지 이명헌을 하루종일 응대해 준다면 이제까지의 일은 없는 셈 쳐주고 특별 수당까지 준다고 그녀를 꼬득입니다. 한나는 제안을 수락하고 이명헌을 상대하게 되는데요, 그런 와중에 갑자기 지하철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명헌은 이 사고의 원인이 시청 앞 광장에 잠든 용을 깨우기 위해서 누군가 태극의 균형을 흐트러뜨린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정신 나간 할아버지의 헛소리로 치부하던 한나는 이윽고 이 말이 진실임을 깨닫게 됩니다. 과연 할아버지의 정체와 잠든 용은 무엇인 걸까요? 막나가는 전개로 웃음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습니다^^

'펄프픽션'의 마지막 다섯번째 작품인 <시민R>에서는 청소 로봇인 알옛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마스코트 캐릭터인 알투디투와 똑 닮은 이 인공지능 청소로봇은 당연히 '청소' 업무를 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청소의 대상이 일반쓰레기가 아닌 인간을 폐기처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인간은 청소 로봇을 개발한 기업의 오너였다는 점 때문에 세기의 재판이 열리게 되는데요, 과연 알옛이 사람을 '청소'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 걸까요? 그는 재판에서 승리할 수 있는 걸까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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