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 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인 인텔과 AMD. 이들 양사의 신제품들은 항상 출시와 함께 많은 이슈를 몰고 다닌다. 작년 말 경 등장한 AMD의 첫 데스크탑 쿼드 코어 프로세서인 페넘(Phenom) 쿼드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도 많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으던 제품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걸까? 페넘 프로세서에 대한 평가는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그 만큼 많은 이들이 AMD에 대한 기대가 컸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중보급형 시장에서는 AMD와 인텔의 대결 구도가 잡혀있지만, 고급형 시장에서는 인텔의 독무대이니 이를 견제할 제품을 AMD가 하나쯤 선보여줄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독점이란 참 재미없는 것이니 말이다.
페넘이 선보인지 두 달여, AMD는 페넘에 힘을 더해줄 새로운 전략을 꾸몄다. 첫째는 가격 인하로 인한 경쟁력 강화, 둘째는 오버 클럭에 특화된 프로세서로 고급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다. 첫 번째 전략인 가격 인하는 페넘 9500과 9600 프로세서에 이미 적용되었고, 현재 초기 판매가보다 좀 더 접하기 쉬운 가격대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두번째 전략이 선보일 예정이다. 애슬론64 X2 5000+/6400+ 블랙 에디션에 이은 페넘의 첫 번째 블랙 에디션,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이 그 주인공이다.

AMD PHENOM 9600 Black Edition
|
제품명 |
AMD Phenom™ 9600 Quad Core Processor
Black Edition |
소켓 형식 |
소켓 AM2+ |
제조 공정 |
65nm |
물리 코어 개수 |
4개 |
작동 속도 |
2.3 GHz |
하이퍼트랜스포트 속도 |
HyperTransport 3.0 지원,
3,600 MHz |
L1 캐시 |
128KB x 4
(Total : 512KB) |
L2 캐시 |
512KB x 4
(Total : 2MB) |
L3 캐시 |
2MB
(4개의 코어가 공유) |
확장 명령어셋 |
MMX, MMX+, 3DNow!, 3DNow!+,
SSE, SSE2, SSE3, SSE4A, x86-64 |
특징 |
배수 제한 제거
네이티브(Native) 쿼드 코어 디자인
듀얼 채널 DDR-2 메모리 컨트롤러 내장
(DDR2-400 / 533 / 667 / 800 / 1066 지원) |
|
배수 제한 사라진 페넘 9600 블랙 에디션 |
 |
|

블랙 에디션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설명하면, '프로세서의 배수 조절 제한이 없는 프로세서'다. 몇몇 특정한 프로세서를 제외하면 모든 프로세서에는 배수 제한이 걸려있다. 같은 급의 제품이라면 배수의 차이로 작동 속도가 조절되어 상하위 제품을 구분한다. 때문에 하위 제품의 배수를 조절해 상위 제품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배수를 올리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떨어뜨릴 수는 있다)
오버 클럭을 하여 작동 속도를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노스 브릿지와 메모리 등의 부분도 덩달아 오버 클럭 되기 때문에 이들 장치에 부담이 가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오버 클럭을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프로세서의 배수 제한이 없다면? 노스 브릿지와 메모리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고 간단한 조작만으로 상위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이 배수 제한이 없는 것이 바로 블랙 에디션이다.
 
▲ AMD Phenom 9600 Black Edition |
얼마 전 포스팅된 'AMD의 통합 플랫폼 SPIDER' 기사에서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나갔기 때문에 기사를 본 이들은 이번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소개가 재방송일 수 있다.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소개를 안 할 수는 없으니 감안하고 봐주시기 바란다.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은 앞서 언급했듯, 애슬론64 X2 5000+와 6400+의 뒤를 잇는 세 번째 블랙 에디션이다. 페넘 프로세서로써는 최초의 블랙 에디션이 되며, 특징은 이전 블랙 에디션과 동일하게 배수 제한이 제거되어 있다는 것이다. 페넘 9600의 기본 배수는 11.5 이지만 이를 넘어 마음껏 배수를 조절해 볼 수 있다.

▲ 페넘 9600과 외형상 차이는 없지만 프로세서의 OPN코드가 조금 다르다. 오른쪽의 HD960Z로 시작하는 제품이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이다. |

▲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기본 작동 상태. 200MHz x 11.5 배수 적용으로 2300MHz로 작동한다. 페넘 9600과 별 다를 것이 없다. |

▲ 일반 페넘 9600 프로세서의 배수는 최대 11.5다. |

▲ 이에 반해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은 최대 24.5까지 배수 조절이 가능하다. (메인보드에 따라 틀릴 수 있다) |
페넘 9600 블랙 에디션과 기가바이트의 MA790FX-DQ6 메인보드의 조합으로 11.5 배수 제한을 넘어 최대 24.5까지의 배수 조절이 가능하다. 배수만 조절하여 4900MHz 까지 오버 클럭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물론 프로세서의 작동 한계 속도가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조절 가능한' 수치이며 실제로 이런 고속으로의 작동은 힘들다. (물론 세상엔 도전을 좋아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누군가는 해낼지 모른다)
|
|
|
페넘 9900으로 만들어볼까? |
 |
|
페넘 9600의 상위 제품으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페넘 9700이 있다. 페넘 9700의 작동 속도는 2.4GHz로 12배수를 갖고 있다. 일반 페넘 9600을 페넘 9700 수준으로 오버 클럭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두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 차이는 100MHz로 HT 버스를 조절하면 페넘 9600을 9700으로 오버 클럭 할 수 있다.

▲ HT 버스 속도를 200MHz에서 209MHz로 조절하여 작동 속도를 2403MHz로 만들었다. |
HT 버스를 조절하여 페넘 9700의 작동 속도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이 방식은 시스템 전체의 I/O 기기가 사용하는 버스인 HT의 속도도 덩달아 오버 클럭되며, 메모리 속도도 올라간다. 위와 같은 약간의 조절은 많은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많은 조절을 하게 될 경우 HT 버스를 관장하는 노스 브릿지와 메모리에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져 시스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세서와 함께 다른 부분도 잘 조절해 주어야만 안정적인 오버 클럭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아주 큰 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에 오버 클럭에 익숙치 않은 이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블랙 에디션을 이용하면 조금 다르다.

▲ 배수만 조절하여 2.3GHz의 페넘 9600 프로세서를 2.4GHz로 만들었다. |
일반 페넘 9600은 11.5를 넘는 배수로 조절 할 수는 없지만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은 가능하다. 그렇기에 11.5인 배수만 12 배수로 바꿔주면 바로 2.4GHz로 작동이 가능해진다. 겉보기는 페넘 9600이지만 실제로는 페넘 9700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배수를 조절하는 것도 오버 클럭의 개념이지만 HT 버스를 조절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노스 브릿지와 메모리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프로세서의 속도만 올라가게 되므로 프로세서에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이다.
배수 조절은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설정에서 가능하며 AMD의 오버 클럭 유틸리티인 OverDrive를 쓰면 윈도에서도 좀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다. HT 버스 속도 x 배수 = 작동속도 라는 개념만 알고 있다면 누구나 오버 클럭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어디까지나 오버 클럭에 낯선 이들의 입장에서 설명한 것이고 오버 클럭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별 새로울 것도 없겠다. 다만 오버 클럭에 익숙한 이들에게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은 좀 더 편하게 오버 클럭을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배수 조절 기능을 이용해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을 상위 제품으로 변신 시켜보자. 아래는 글쓴이가 밟은 투 스텝(?) 오버 클럭이다. (메인보드는 기가바이트의 790FX-DQ6 다.)

▲ 메인보드마다 다르지만 보통 오버 클럭 옵션은 특화된 메뉴 한 곳에 모여있다. 기가바이트 메인보드는 공통적으로 MB Intelligent Tweaker란 메뉴에서 설정한다. |

▲ CPU Clock Ratio 항목을 Auto에서 13으로 바꿔 준 후 저장하고 나오자. |

주황색 줄이 있는 곳을 보면 페넘 9600 임에도 13 배수가 적용되어 2.6GHz로 작동함을 알 수 있다. 11.5 배수에서 13 배수로 상향 조절되어, 작동 속도도 2.3GHz에서 2.6GHz로 300MHz 가량 상승한 것이다. 배수 조절 외에는 어떠한 것도 변경하지 않았으며, 전압도 모두 기본 전압으로 설정 되어있다. 기본 상태와 달라진 것은 단 하나 쿨러(잘만 9700NT) 뿐이다. 이렇게 배수 하나만 조절하는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글쓴이가 오버 클럭한 2.6GHz의 작동 속도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페넘 9900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배수 조절 기능으로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페넘 9900으로 변신한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성능은 어떨까?
|
|
|
오버 클럭된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성능 - 1 |
 |
|

▲ 테스트에 이용된 PCMark Vantage는 PCMark05의 후속작으로 좀 더 다양한 항목을 테스트하여 시스템의 전체적인 성능을 알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 PCMark Vantage의 총점 결과다. 오버 클럭을 통해 8% 가량의 성능 향상이 있었다. 아래는 테스트 세부 결과들이다. |







|
|
|
오버 클럭된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성능 - 2 |
 |
|


▲ Cinebench R10은 단일 작업과 다중 작업 두 가지 성능을 알아볼 수 있다. 오버 클럭으로 인한 성능 향상은 다중 작업에서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프로세서의 코어가 많을 수록 오버 클럭으로 인한 효과도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 3DMark06의 CPU 부분 테스트 결과다. 오버 클럭을 통해 10% 이상의 성능 향상이 있었다. |


▲ Pray에서의 성능 향상은 조금 미미했으나, 로스트 플래닛의 경우는 7% 가량의 향상이 있었다. |
|
|
|
오버 클럭은 Up! 가격은 그대로 |
 |
|

▲ AMD OverDrive의 오버 클럭 메뉴 화면 |
바이오스에서 조절하기도 귀찮은 이들은 OverDrive 유틸리티를 이용해보자. OverDrive 유틸리티는 AMD 7 시리즈 칩셋인 AMD790FX, AMD790X, AMD770 칩셋 메인보드에서 사용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설정과 모니터링 기능을 윈도에서 바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위 화면을 보면 각각의 코어 별로 배수 조절이 가능하며, HT 버스, 각 부분의 전압 조절 등, 바이오스에서 조절 가능한 대부분의 항목을 윈도에서 설정해 줄 수 있다.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은 이번 주를 기해 국내 시장에도 출시가 될 예정이다. 이번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에 대해 AMD는 독특한 정책을 세웠는데,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을 일반 페넘 9600과 동일한 값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버 클럭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페넘 9600과 동일한 값에 출시해 서문에 언급한 두 가지 전략 모두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동일한 가격으로 오버 클럭 편의성을 제공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니 페넘에 대한 가치가 좀 더 높아 지지 않을까?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에는 작은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이전 블랙 에디션들은 오버 클럭 이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란 컨셉과 함께 쿨러를 제외한 채 판매가 되었으나,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에는 쿨러가 기본 제공된다.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정확히 어떤 쿨러가 제공될지는 모르지만, (글쓴이는 엔지니어링 샘플로 하다 보니 쿨러가 없었다) 따로 쿨러를 사야 했던 이전 블랙 에디션들에 비해 편의성도 나아졌다.

▲ 글쓴이가 테스트한 샘플은 2.7GHz 정도가 기본 전압 한계로 생각된다. 이 이상의 영역은 여러분의 몫이다. |
글쓴이가 계속 손쉬운 오버 클럭이라고 언급했지만 배수 조절도 어디까지나 오버 클럭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오버 클럭이란 것이 제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꼭 모든 제품이 2.6GHz를 달성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이 이상 올라가지 않는 법도 없다. 다만 HT 버스를 조절하는 방식에 비해 배수를 조절하여 오버 클럭 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한 가지 글쓴이의 경험을 말해본다면, 직접 다뤄본 세 개의 페넘 9600 프로세서 모두 2.6GHz에서 별 다른 어려움 없이 기본 전압 사용이 가능했다. 참고만 하기 바란다. ^^
페넘 프로세서를 구매하려 했던 이들에게 배수 제한이 사라진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의 출시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더군다나 값마저 일반 제품과 동일한 매력도 있다. (물론 이미 페넘 9600을 구입했던 이들이라면 좀 씁쓸한 신제품이긴 하겠다)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오버 클럭, 좀 더 편한 오버 클럭이란 컨셉으로 등장한 페넘 9600 블랙 에디션이 그 동안 조용했던 페넘 프로세서의 인기를 높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 금일 (1/23) 페넘 9600 블랙 에디션 리테일 제품을 긴급 공수하여 뜯어본 결과, 위와 같은 멋진 정품 쿨러가 들어있었다. 참고하기 바란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