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박스)
 


드디어 등장한 네이티브 쿼드 코어 프로세서, AMD Phenom 9600






 1999년 슬롯A 방식으로 첫 선을 보인 AMD의 Athlon 프로세서의 성능은 실로 가공 할만 했다. 인텔 호환 CPU 정도를 제조하는 프로세서 제조사에서 당당히 인텔의 경쟁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코드네임 K7, Athlon 프로세서는 절대 넘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인텔 프로세서들에 성능으로써 정면 도전을 하였고, 오히려 뛰어난 성능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기존 AMD K6 시리즈의 최대 약점이었던 부동 소수점 연산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Athlon 프로세서는, 결국 인텔에 한발 앞서 작동 속도 1GHz의 장벽을 넘는 최초의 프로세서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함으로써 인텔의 자존심에 똥칠(?)을 해버리기도 했다.



 ▲ 최초의 애슬론은 슬롯A 방식으로 지금의 CPU들과는 많이 달랐다.


 K6 시리즈부터 계속 인텔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던 AMD로 인해 인텔의 발걸음도 빨라지게 되었고, 슬롯 방식의 프로세서 경쟁에서 다시 소켓 방식으로의 전환에 이르러서도 AMD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인텔에 대항하는 뛰어난 성능의 제품들을 선보여 왔으며, K8 아키텍처에 이르러서도 64bit와 듀얼 코어 프로세서들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칭찬과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하지만 어디 인텔이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고클럭 펜티엄4 제품군과 펜티엄D 프로세서로 공세를 펼치던 인텔은 2006년 여름 새로운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채용한 코어2 프로세서 시리즈를 발표함으로써 AMD에게 강력한 칼날을 들이밀었다. AMD의 숨통을 조일 강력한 이 인텔의 병기는 뛰어난 성능으로 단숨에 퍼포먼스 시장을 쓸어버리며, AMD의 시장 점유율을 낮춰버렸다.

 듀얼 코어 애슬론/옵테론으로 여유를 부리던 (사실 여유부린 것은 아니지만 대중에겐 그렇게 보였으니) AMD는 뒤늦게 성능에서의 뒤쳐짐을 가격 인하로 맞설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선방은 해왔으나, 하이엔드 퍼포먼스 시장과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인텔에게 고스란히 내줄 수 밖에 없었다. AMD 입장에서 당장 코어2 프로세서에 대항할만한 퍼포먼스 제품은 존재하지 않았고, 차기 제품은 계속 늦어졌으며, 쿼드 FX라는 이상한 삽질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 인텔은 결국 하나의 CPU에 4개의 코어를 넣은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여 또 한번 펀치를 날리며, 최근에는 최초의 45nm 데스크탑 프로세서마저도 한발 앞서 출시해버린 상태다.

 이렇게 뒤쳐져가는 AMD가 인텔에 맞설 방안은 새로운 아키텍처로 구성된 K10 프로세서를 하루 빨리 선보이는 것 뿐이었다. 네이티브(Native) 쿼드 코어 디자인과 L3 캐시, 새로운 기능들로 그 동안의 설움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던 AMD의 차세대 프로세서는 얼마 전 코드네임 바르셀로나의 Opteron 쿼드 코어 프로세서가 발표됨으로써 드디어 선을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2007년 11월, 드디어 K10의 데스크탑 버전, 코드 네임 AGENA를 출시함으로써 비로소 인텔에 맞설 병기를 갖게 되었다.

 10년여간 함께 해왔던 Athlon 브랜드를 밀어내고 새롭게 Phenom 브랜드로 선보이는 코드 네임 AGENA, AMD Phenom 9600 쿼드 코어 프로세서로 기다려 왔던 AMD의 네이티브 쿼드 코어 프로세서에 대해 알아봤다. (이하 페넘 9600)



 ▲ 드디어 등장한 페넘 9600 쿼드 코어 프로세서 !



AMD의 새로운 브랜드 Phenom






 ▲ AMD의 새로운 브랜드 Phenom

 페넘은 AMD의 고급 프로세서를 말하는 새로운 브랜드다. 기존까지는 AMD의 데스크탑 제품군은 애슬론과 셈프론 두 가지 브랜드가 있었지만 여기에 새로이 상위 제품으로 페넘 브랜드가 추가되는 것이다. 페넘 시리즈는 쿼드 코어인 9000 시리즈와 트리플 코어인 8000 시리즈로 이루어지며, 최상위 라인업이었던 애슬론 FX 시리즈는 페넘 FX-80 시리즈로 바뀐다. 모든 브랜드가 페넘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고 듀얼 코어와 싱글 코어 제품에서는 애슬론 브랜드가 유지되며, 밸류 라인업인 셈프론 브랜드도 유지된다.




 ▲ AMD의 새로운 라인업 구성

 인텔의 코어2 쿼드 시리즈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이번 페넘 시리즈는 2.4GHz의 최상위 페넘 9700, 2.3GHz의 페넘 9600과 2.2GHz의 페넘 9500 세 가지 모델이 발표되었다. 세 제품 모두 각종 기능, 캐시 용량 등은 동일하며 작동 속도에 차이가 있다. 이와 함께 하이엔드 라인업이 될 페넘 FX 시리즈는 연말, 또는 연초 경에 등장할 예정으로 아직 작동 속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년 초 쯤 등장할 페넘 8000 시리즈는 페넘 9000 시리즈에서 코어 하나가 줄어든 트리플 코어 디자인으로 페넘 9000 시리즈에서 하나의 코어를 끈 (OFF) 상태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코어 하나가 불량이던지) 트리플 코어 디자인은 페넘 프로세서가 네이티브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으로, 멀티칩 방식인 인텔은 트리플 코어 라인업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 없다. (이유도 없다) 이 페넘 8000 시리즈는 인텔의 45nm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울프데일, 코어2 듀오 E8000 시리즈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AMD Phenom 9600 Quad Core Processor








AMD PHENOM 9600

제조사 AMD
코드명 AGENA
제품명 AMD Phenom™ 9600 Quad Core Processor
소켓 형식 소켓 AM2+
제조 공정 65nm
물리 코어 개수 4개
작동 속도 2300 MHz
(200 x 11.5)
하이퍼트랜스포트 속도 HyperTransport 3.0 지원,
3600 MHz
L1 캐시 128KB x 4
(Total : 512KB)
L2 캐시 512KB x 4
(Total : 2MB)
L3 캐시 2MB
명령어셋 MMX, MMX+, 3DNow!, 3DNow!+,
SSE, SSE2, SSE3, SSE4A, x86-64
특징 네이티브 쿼드-코어 디자인
듀얼 채널 DDR-2 메모리 컨트롤러 내장
(DDR2-400 / 533 / 667 / 800 / 1066 지원)




 ▲ AMD Phenom 9600

 페넘 (Phenom)이란 명칭은 Phenominal (감각적인, 경이적인)에서 따온 것으로 생각되는데, 말 그대로 페넘 프로세서가 경이적인 능력을 갖고 있음을 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명칭의 경우 "피넘"이라고도 읽을 수 있겠지만 AMD에서 공식 한글 명칭을 "페넘"으로 정했기 때문에 글쓴이도 페넘이라 부르는 것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위 사진의 페넘 프로세서는 2.3GHz의 작동 속도를 가진 페넘 9600 프로세서다. 엔지니어링 샘플 제품으로 OPN 코드 등은 리테일 제품과 약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소켓 AM2+ 방식을 사용하는 페넘 9600 프로세서는 기존 AM2 소켓과도 호환이 되기 때문에 외관상 차이는 없으며 핀 수도 차이가 없다. 코어를 덮고 있는 히트 스프레더 디자인도 여전하다.




 ▲ 소켓 AM2+ 방식이지만 기존 940핀의 소켓 AM2에서도 장착, 사용이 가능하다.



 ▲ AM2 규격의 애슬론64 X2 6000+ (좌), AM2+ 규격의 페넘 9600 (우). 둘을 비교해봐도 외관상 차이는 프로세서 마킹 뿐이다.




 ▲ CPU-Z 상에서 표시되는 페넘 9600의 정보



AMD의 K10 아키텍처,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






 ▲ AMD의 K10 스타 코어 디자인에 추가된 다양한 특징들


 기존 소켓 방식과 호환되기 때문에 외관상 차이는 없지만 그렇다고 내용물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페넘 9600에는 기존 애슬론64 X2 프로세서와는 다른 수 많은 특징들이 담겨있다.

 - AMD K10 스타 코어 디자인
 -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
 - 4개의 코어가 공유할 수 있는 2MB의 L3 캐시
 - 하이퍼 트랜스포트 3.0 기술
 - DDR2-1066 메모리 지원하는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
 - Cool'n'Quiet 2.0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
 결국, 드디어, 마침내, AMD도 쿼드 코어 프로세서가 생겼다. (바르셀로나는 구경조차 힘드니 논외) 첫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애슬론64 X2 이후, AMD는 듀얼 코어 이후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에 대해 하나의 다이에 네 개의 코어가 모두 들어가 있는 네이티브 쿼드 코어 방식을 구현할 것이라 하였다. 현재 인텔의 쿼드 코어 방식은 두 개의 다이에 각각 코어가 위치하게 되어 FSB를 통해 데이터가 통신하게 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 경우 다른 다이끼리의 코어간 통신에서 FSB의 낮은 대역폭을 이용하게 되므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데, 결과적으로 코어간 통신에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하나의 다이에 모든 코어가 들어있는 모놀리식(Monolithic)의 페넘 쿼드 코어 프로세서는 각각의 코어, 메모리 컨트롤러가 크로스바 스위치를 통해 데이터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은 양날의 칼이다. 성능에서 이점은 가져오지만 생산 수율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의 경우 두 개의 코어가 들어있는 다이 두 개를 붙여서 쿼드 코어를 만드는 방식인데 비해, AMD는 하나의 다이에 네 개의 코어가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차이점이라면 인텔의 경우 하나의 코어에 불량이 생겼을 경우, 두 개 중 하나의 다이만 버리면 되지만, AMD의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은 하나의 코어에 불량이 생긴다면 다이 전체를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생산과정에서 얼마나 불량이 발생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대적으로 제조가 까다로워지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AMD는 이점을 노리고 트리플 코어의 페넘 8000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코어 하나만 불량이 나면 트리플 코어로 팔면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반도체란 것이 원래 그렇다...

 공정상 불리한 점도 있다. 아제나 코어의 페넘 시리즈는 65nm 공정으로 제조되지만, 인텔은 이미 45nm 공정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인텔은 본격적으로 45nm 프로세서들을 쏟아 낼 터이니, 생산량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AMD도 얼른 45nm 공정으로 들어가야 할 일이다. 성능이 떨어지면 값을 낮춰 팔면 되지만 생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값은 떨어뜨릴 수 없다. 결국 AMD가 페넘의 수율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4개의 코어가 공유할 수 있는 2MB의 L3 캐시



 페넘 9600의 L1 캐시와 L2 캐시는 기존 애슬론64 X2 시리즈와 동일한 코어 당 128KB, 512KB로 되어있다. (애슬론64X2 윈저의 경우는 512KB와 1MB의 L2 캐시 모델이 혼재) 코어 당 캐시이기 때문에 총 캐시 용량은 L1 캐시 512KB, L2 캐시는 2MB가 된다.

 인텔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L1 캐시는 두 배가 많지만 L2 캐시는 1/4에서 1/6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프로세서에 내장된 특성에서 기인하는데, 프로세서가 노스브릿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메모리를 컨트롤함으로써 데이터 통신의 지연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굳이 많은 L2 캐시를 쓰지 않고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물론 많으면 좋다) L2 캐시의 용량은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생각된다.

 AMD는 기존의 L1, L2 캐시 구성에서 페넘 프로세서의 성능을 좀 더 높이기 위해 L3 (Level 3) 캐시를 추가했다. L3 캐시의 경우 AMD의 경우에는 K6 시리즈, 인텔의 경우에는 펜티엄 익스트림 제품군과 제온에서 채용했던 적이 있는데, L2 캐시에 비하면 굉장히 속도가 느린 특성 때문에 큰 이점은 갖지 못했었다.

 페넘에 채용된 L3 캐시는 총 2MB로 구성되어있으며 각각의 코어가 L3 캐시를 공유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L3 캐시의 속도가 L2 캐시보다 무척 느리다는 것은 여전하지만, 네 개의 코어가 L3 캐시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를 위해 L2 캐시에서 메모리 컨트롤러까지 내려가지 않고 L3 캐시 내부에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져 병목 현상을 더욱 줄이는 장점이 있다.
 



 ▲ 페넘 9600의 캐시 메모리 구성에 대한 정보



소켓AM2+, 하이퍼트랜스포트 3.0, 쿨앤콰이어트 2.0




 새로운 소켓AM2+와 하이퍼트랜스포트 3.0



 AMD는 현재 소켓 AM2가 쓰고 있는 940개의 핀 수를 유지할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등장한 AM2+ 소켓의 페넘 프로세서는 AMD 790FX/790X/770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소켓 AM2+ 방식은 물론, 기존의 수 많은 소켓 AM2 메인보드와도 호환된다. 이는 지금의 소켓 AM2 플랫폼 유저들이 추가 자금 없이 페넘 프로세서로의 업그레이드를 가능케 해주는 부분으로,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에서 페넘 프로세서를 지원해준다면 기존 메인보드에서도 아무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또, 지금 쓰고 있는 AM2 규격의 프로세서를 AM2+ 규격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에 꽂아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소켓 AM2+의 경우 하이퍼트랜스포트 규격이 3.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에, CPU와 메인보드 모두가 AM2+를 지원해야만 3.0 속도의 대역폭과 새로운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어느 한쪽이라도 AM2+ 규격이 아니라면 하이퍼트랜스포트 1.0과 2.0 속도로 작동하게 된다.

 차후 등장하게 될 소켓 AM3 규격의 프로세서는 소켓 AM2, AM2+, AM3를 지원하는 모든 메인보드에서 사용이 가능해진다. 이는 소켓 AM3 규격의 프로세서가 DDR-2와 DDR-3 메모리 컨트롤러를 모두 내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AMD의 소켓 방식은 상당히 유연하게 구성되어 있어 시스템 업그레이드시 용이함을 가져올 수 있도록 구성될 예정이다.

 하이퍼트랜스포트 (HyperTransport)는 AMD의 시스템 버스로 각 기기들간의 데이터 통신을 위한 고속도로라 볼 수 있다. 하이퍼트랜스포트 버스를 이용하면 노스브릿지를 통해서 연결되던 CPU와 각 I/O 장치들의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다. 페넘 9600이 지원하는 하이퍼트랜스포트 3.0 규격은 기존의 2.0 규격의 2.0GHz에 비해 작동 속도가 3.6GHz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페넘은 최대 16.0GB/s의 넓은 데이터 통로를 갖게된다. (하이퍼트랜스포트 3.0 자체의 최대 대역폭은 20.8GB/s) 물론 하이퍼트랜스포트 3.0을 이용하려면 앞서 언급한대로 3.0 규격을 지원하는 프로세서와 메인보드가 조합되어야 한다.
 

 DDR2-1066 지원하는 메모리 컨트롤러
 
애슬론64 시리즈의 특징이었던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인텔이 쓰고 있는 방식은, MCH에 내장된 메모리 컨트롤러로 L2 캐시에서 MCH를 거쳐 메모리에 접근 하는 방식인데, 이에 비해 AMD의 방식은 CPU가 직접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연 시간을 확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성 탓에 AMD 플랫폼은 메모리 규격 지원에 대한 부분이 메인보드가 아닌 CPU에 따라 달라지게 되며, 소켓 AM2 방식에서는 DDR2-800 메모리까지 지원되었지만, 이번 페넘의 소켓 AM2+ 방식에 이르러서는 듀얼 채널 DDR2-1066 메모리까지 지원이 확장되었다. 다만 차이가 있는 점이 하나의 128bit 모드와 두 개의 64bit 모드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설정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기회가 되면 790FX 메인보드 리뷰에서 알아보겠다.

 페넘 9600의 이러한 네이티브 쿼드코어 디자인, 공유 L3 캐시, 하이퍼트랜스포트 3.0, 내장 듀얼 채널 메모리 컨트롤러는 모두 시스템의 병목 현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강화된 절전 기능, 쿨 앤 콰이어트 2.0 (Cool'nQuiet 2.0)
 페넘에 채용된 쿨앤콰이어트 2.0 기능은 기존에 비해 여러모로 업그레이드된 면이 많다. 시스템 사용량에 따라 작동 속도를 조절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쿨 코어 (Cool Core) 기술은, 네 개의 코어 마다 각각 작동 속도를 조절해 줄 수 있으며, 사용되는 전력량도 조절해 줄 수 있게 된다. 작동 속도가 줄어든 상태에서 다시 원래 속도로 올릴 때 발생하던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작동 속도를 한번에 줄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작동 속도를 조절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쓰지 않는 일부 코어를 아예 꺼버릴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해진 컨트롤 기능을 위해 페넘 프로세서 내부에 여러 개의 센서를 넣어 멀티 포인트 써멀 컨트롤이 가능케 했다.

 또 하나 특이한 기능은, 페넘 내부에 내장되어있는 메모리 컨트롤러에 할당되는 전압도 개별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프로세서와 메모리 컨트롤러의 전압 플레인을 독립적으로 설계했기에 가능한 것으로 기존보다 더욱 효율적인 절전 성능을 갖게 해준다.

 경우에 따라 이 독립 설계를 이용해 메모리 컨트롤러의 전압을 임의로 조절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오버 클럭를 위해 메모리 컨트롤러의 전압을 기본 설정보다 좀 더 높여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페넘 프로세서와 AMD790FX 칩셋 메인보드에서 작동하는 AMD 오버드라이브 유틸리티. 각 코어 마다의 작동 속도와 배수, 전압, 사용율이 개별적으로 모니터링 가능하다.



테스트 시스템 설정과 비교 대상 프로세서









 테스트 시스템은 기가바이트의 790FX-DQ6 메인보드에서 진행되었다. AMD790FX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인 만큼 하이퍼트랜스포트 3.0 규격을 지원하기 때문에 페넘 9600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대상으로 골랐다.

 비교 대상 중 하나인 애슬론64 X2 5000+ 블랙 에디션은 원래 2.6GHz 제품이지만, 페넘 9600이 2.3GHz 속도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아키텍처와 동일 속도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2.3GHz로 다운 시켜서 테스트했다. 설정은 200MHz x 11.5 배수다. 다만 쿼드 코어와 듀얼 코어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차이점이니 단순 IPC (클럭당 성능) 성능을 보려면 싱글 스레드 프로그램에서만 비교해야 할 것이다.

 인텔 코어2 쿼드 Q6600의 작동 속도는 2.4GHz다. 페넘 9600보다 100MHz 높지만, 두 제품의 아키텍처가 크게 틀리니 단순 작동 속도 비교는 의미가 없고, 실제 판매 가격대가 비슷하게 위치되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골랐다. 코어2 쿼드 Q6600에 사용된 메인보드는 인텔의 X38 칩셋 메인보드인 기가바이트 X38-DQ6다. 페넘 9600 시스템의  790FX-DQ6와 동일하게 최상위 메인보드이니 어느 한쪽에 불리하다고 보긴 힘들 것이다. 메인보드 이외의 부품들은 모두 동일하게 구성했다.




 ▲ 단순하게 비교해보면 이렇다



 ▲ 2.6GHz의 애슬론64 X2 5000+ 블랙에디션을 배수만 낮춰 2.3GHz의 작동 속도를 가진 애슬론64 X2 4400+로 만들었다. 배수만 조절했기 때문에 HTT 속도는 동일하다.



성능 테스트 - 벤치마크 프로그램




 CPU를 통한 렌더링 성능을 재는 Cinebench R10의 테스트 결과다. Cinebench는 싱글 코어를 활용한 렌더링과 다중 코어를 활용한 렌더링 두 가지를 테스트 할 수 있으며, 멀티 렌더링의 경우 코어가 많을 수록 더욱 힘을 발휘한다. 테스트 결과 싱글 렌더링과 멀티 렌더링 모두 Q6600이 빠른 성능을 냈다. 페넘 9600이 Q6600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같은 작동 속도를 가진 애슬론64X2 보다 싱글 렌더링에서도 좋은 성능을 내는 것을 보면 물리 코어의 개수 증가와는 다른 기본 성능에서 향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퓨쳐마크사의 벤치마크 프로그램 3종 셋트다. 세 가지 프로그램 모두 멀티 코어 프로세서에 높은 점수를 내며, 코어가 많아질 수록 점수도 높아진다. 결과는 Cinebench 테스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모든 테스트에서 Q6600이 여유있게 페넘 9600을 앞서 나갔다.



성능 테스트 - 일반 응용 프로그램






 알집의 경우 싱글 스레드 위주이며, WinRAR의 경우는 멀티 스레드를 활용한다. 특히 WinRAR의 경우 RAR 압축시에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에서도 이점을 볼 수 있다. 압축 프로그램 테스트는 총 용량 631MB의 WAV 파일 18개를 알집은 ZIP, WinRAR은 RAR 파일로 압축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잰 것이다.

 알집 압축 시간은 페넘 9600과 Q6600이 동일한 성능을 냈고, WinRAR에서는 Q6600이 앞섰다. 앞선 Cinebench R10의 싱글 렌더링 결과와 마찬가지로, 싱글 스레드 위주인 알집에서 페넘 9600이 애슬론64 X2에 비해 앞서고 있다.
 



 윈도 미디어 인코더는 멀티 스레드를 활용하긴 하지만 듀얼 코어 이상은 잘 안쓴다. 어차피 테스트 대상 프로세서가 모두 듀얼 코어 이상인 제품이므로, 단순히 멀티 스레드 테스트로 보기 보다는 +기본 성능 테스트 정도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테스트 결과는 여전히 Q6600이 가장 빨랐다.



성능 테스트 - 3D 게임






 둠3 엔진 기반의 두 FPS 게임의 테스트 결과다. 두 게임 모두 멀티 코어에 영향을 받긴 하지만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듀얼 코어 이상의 프로세서에서라면 물리 코어 개수에 따른 차이가 극히 적기 때문에 앞서 살펴본 윈도 미디어 인코더와 비슷하게 생각하면 되겠다. 듀얼 스레드를 감안한 게임 성능도 페넘 9600이 애슬론64 X2를 앞섰지만 Q6600에는 조금씩 쳐졌다.
 



 비교적 최근 게임인 로스트 플래닛은 멀티 코어에서 이점이 많은 게임이다. 게임 내 두 가지 벤치마크 항목 중, Snow의 경우는 대상 프로세서들 간에 별반 차이가 없지만 Cave 벤치마크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들이 다중 스레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페넘 9600은 여전히 애슬론64 X2를 앞섰지만 Q6600을 넘어서진 못했다.



테스트 결과 종합, 페넘 9600의 성능 비율




 테스트 결과값들을 백분율로 정리해 보았다. 푸른색은 페넘 9600 보다 뛰어난 비율이고, 붉은색은 떨어지는 비율이다. 테스트 평균값은 이번 테스트 결과들의 평균일 뿐이니 페넘 9600에 대한 절대 평균치로 보지 말기 바란다.

 페넘 9600의 성능 테스트 결과는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기존 애슬론64 X2의 아키텍처보다 성능 향상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작동 속도 상태에서의 테스트 결과, 페넘 9600은 쿼드 코어의 이점이 없는 테스트에서도 애슬론64 X2에 비해 성능이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보다 페넘 시리즈의 아키텍처 구조가 기본 성능에서 앞선다는 것이다.

 둘째, 쿼드 코어의 이점은 확실했다는 것이다. 멀티 코어/스레드를 잘 활용하는 프로그램들에서는 듀얼 코어 애슬론64 X2 프로세서에 비해 평균적으로 60% 이상의 성능 향상이 있었다. 멀티 코어/스레드 프로그램을 많이 쓰는 이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부분이 될 것이다.

 셋째, 비슷한 판매 가격대, 비슷한 작동 속도의 코어2 쿼드 Q6600과 비교하면 페넘 9600이 떨어진다는 것. 테스트 결과 모든 테스트 항목에서 페넘 9600은 코어2 쿼드 Q6600을 앞서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오차 범위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성능 차이가 있었다. 코어2 쿼드 Q6600이 페넘 9600 보다 작동 속도가 100MHz가 높긴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아키텍처 구조 자체가 틀리기 때문에 절대적인 의미는 둘 수 없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듀얼 코어 이상을 활용하는 멀티 스레드 프로그램에서 페넘 9600과 코어2 쿼드 Q6600의 성능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싱글 스레드 프로그램에서는 5% 내외로 성능차가 났지만 멀티 스레드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면 10%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Cinebench 에서만 예외적으로 멀티 스레드 쪽의 성능 차이가 적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최적화 문제로도 볼 수 있겠지만, 인텔의 멀티칩 구조 보다 성능에서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결과다.



AMD, 숙제가 늘었다.




 인텔의 코어2 시리즈에 맞서 숙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페넘 프로세서는 AMD의 숙제 거리를 더 늘려버린 듯 하다. 한마디로 완패다. 출시된지 1년이 다 되가는 코어2 쿼드 Q6600에 앞으로 AMD의 주력 병기가 될 페넘 9600이 완패했다는 것은 AMD는 물론, 여지껏 페넘을 기다려왔던 사용자들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다.

 물론 기존의 애슬론64 X2 프로세서에 비해 페넘의 K10 아키텍처는 분명 성능에서 충분한 개선이 있었다. 앞으로 점점 더 커질 멀티 스레드 환경들을 위한 새롭게 추가된 각종 기능들과 강화된 절전 기능, 이번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플랫폼 차원에서 지원되는 각종 편의와 성능을 위한 기능 등, 여러모로 AMD의 노력이 보인다. 기존 제품에서의 성능 향상, 그리고 드디어 AMD 플랫폼에서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가 나타났다는 것만해도 페넘 9600 프로세서의 의미는 크다.
 



 인텔은 프로세서의 네이티브 쿼드 구조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최종 성능이 말해줄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이 말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AMD는 훌륭히 네이티브 쿼드 코어 디자인의 페넘 프로세서를 내놓았지만, 기본이 되는 경쟁사의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 자체를 넘지는 못했다. 기본 성능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니 네이티브 쿼드 디자인도 결국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페넘 프로세서들은 작동 속도에서 인텔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들에게 우위를 보이지도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인텔이 본격적으로 45nm 프로세서들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격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결국 값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사용자들은 더 빠르고 더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 성능이 높으면 흔쾌히 비싼 금액을 지불하지만, 성능이 비슷해 보이면 싼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페넘 프로세서들이 보여주는 가격대 성능비는 썩 달갑지 않다. 앞으로 사용자들이 페넘 9000 시리즈의 값이 매력있다고 생각들게끔 해주는 것이 AMD가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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