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연민'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지옥을 안고 살아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고, 감당해야 할 아픔이 있다.
책 속 인물들을 보며 결국 우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위 사진의 저 문구들이 마음에 걸려서 더욱 연민이라는 단어가 더 와 닿기도 했다.
"나는 그저 존재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다. 존재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니,
질문조자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저주받은 태도로 살아간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소설이 희망을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상처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유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서로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곁을 지켜준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구원이 되어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누구에게나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인물도 많고 관계도 복잡해서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마치 실제로 그 마을에 살다 온 것처럼 인물 한 명 한 명이 기억에 남는다.
책을 덮고 나니 제목이 새롭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부서진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무척 우울한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작품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붙들어 주며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클레어 키건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도널 라이언의 작품 역시 충분히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시선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이해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읽는 동안은 조금 더디게 읽혔지만, 책을 덮은 뒤에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