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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층 너머로 ㅣ 꿈꾸는돌 44
은이결 지음 / 돌베개 / 2025년 11월
평점 :
주인공 아진이는 5년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여고생이다.
갑자기 찾아온 슬픔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감당해야 했다.
혼자가 된 아버지, 아직 어린 남동생, 이혼한 고모에게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는 것은 사치였다.
그런 슬픔을 간직한 아진에게 이젠 초등학교때 한 반에서 공부하던 존재감 없는 세나가 같은 중학교를 다니던중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세나가 사라지기전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가 하필 아진이었고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아진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 아진이에게는 진규라는 친구가 있어 세나의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진이는 2.5층이라는 층계참에 자신만의 마음을 털어놓을 창문 너머의 또다른 그녀를 만들어 놓았다.
혼자의 힘으로 견디기 어려웠을 그녀의 마음을 같이 들어주며 이야기할 수 있는 2.5층 너머의 '너'는 묵묵히 아진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러던중 중국집 작은아들의 폭력으로 그의 부인을 홍콩으로 탈출시켜주는데 도움을 주게된 아진은 이후 자신의 삶에 힘을 찾게된다.
슬픔의 무게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슬픔을 통과하는 힘이 생김을 경험하면서, 누구와 나눈다는 건 각자의 등에 있는 따개비를 떼어 주는 것과 같다라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슬픔을 간직한 아이가 차츰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 안에는 혼자라고 생각한 아진이에게는 주위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빛을 비춰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비로소 아진이는 슬픔을 통과하게 된다.
아진이가 갖고 있는 슬픔에 함께 동요되기도 하고 그녀가 용기있는 결단을 내릴때는 응원을 보내주면서 읽어 나갔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성인들이 읽어도 따뜻하고 뭉클한 마음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혼자라고 느끼며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읽는다면 아진이의 용기를 품을 수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