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리학 관련 책을 읽다 보면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할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가 많다. 그래서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을 읽어봤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렵고 딱딱한 심리학 이론을 처음부터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이런 실험을 해보면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싸구려 맥주에 고급 맥주라는 라벨을 붙였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마라톤에서 관중이 많은 코스를 선택하면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을 때 언덕의 경사를 어떻게 다르게 판단하는지 등 제목만 봐도 궁금해지는 실험들이 등장한다.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우리가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판단과 행동에도 심리적인 요인이 상당히 많이 작용한다는 점이었다.
비싼 제품이면 당연히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같은 상황이라도 당시의 환경이나 기분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처럼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만한 상황들이 심리실험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내 행동을 한 번씩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책에서는 인간 심리의 사각지대를 살펴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는 요소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이런 내용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거창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겪는 일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어떤 상품을 보고 ‘비싸니까 더 좋겠지’라고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행동이 달라지는지 등을 생각해보면 심리학이 꼭 어려운 학문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 이 책은 88가지 실험을 하나씩 나누어 소개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88가지라는 숫자만큼 다양한 실험을 폭넓게 소개하는 책이다. 하나의 실험을 깊게 연구하기보다는 여러 연구와 실험을 접하면서 인간의 행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무조건 그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주변 환경, 당시의 심리 상태까지 생각해본다면 인간관계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자기계발이라는 것도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 책이라고 해서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오히려 이 책은 편하게 시작하기 좋은 책이다. 제목처럼 ‘재미있는’ 사례들이 많아서 호기심을 가지고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특히 평소 사람들의 행동이나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거나, 자기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88가지 실험 가운데 어떤 내용은 ‘정말 그럴까?’ 싶고, 또 어떤 내용은 ‘나도 이런 적 있는데’ 하면서 공감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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