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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걷는 아이 - 모네의 <수련>부터 뭉크의 <절규>까지, 아이의 삶을 찬란히 빛내 줄 명화 이야기
박은선 지음 / 서사원 / 2023년 1월
평점 :
책 제목만 보았을때는 아이와 함께 볼 만한 미술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집에 그런 책이 몇권있기에 읽을까 말까 하다가 '세상에 작품은 많고 또 다른 작품설명도 있을거야, 고등학교 미술교사가 지은 책이니 이해도 더 잘되겠지뭐.' 하고 읽게 된 책인데 저의 무지에서 온 착각이었음을 책 읽자마자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책은 이해, 창의성, 관찰, 공감, 진실함, 감수성, 지혜, 희망이라는 총 8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각 파트당 5가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읽을 양이 꽤 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내용이라서 책을 읽는데 몇시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구요.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상주의 라는 단어는 학창시절 늘 배웠던 것이니 모를 수 없는데 모네의 작품에서 따온 단어에 착안했다는 건 몰랐습니다. 처음부터 몰랐던 것인지 배운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인지는 아리송해요. 작가는 모네의 작품에서 소신을 이야기합니다. 읽다보니 저자가 이해시키는대로 이해가 되고 공감도 되고 그랬어요.
이 책은 매 작품마다 일상에 녹여낸 저자가 말하고픈 주제를 명화 감상을 통해 이해시키고 육아와와 연계해서 설명합니다. 또 주제에 맞게 작품을 감상하는 법과 아이에게 실천할 수 있는 예술활동도 제시해줘요. 그래서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지내는 어른이 보면 특히나 도움이 될 책입니다. 그림을 함께 이야기할 아이가 초저학년 이하이면 더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그릇보다 큰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글을 읽다보면 느껴요. 아이들을 보이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 같아서 부모의 입장에서 읽고 있으니 마음이 잔잔해지고 따뜻해집니다.

창의성을 다루는 파트에서는 인공지능이 만든 창작물도 창의성의 산물인지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답은 알 것 같은데 왜 그런지는 몰랐었는데 알려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초등아이가 와서 묻습니다. "한국 그림은 없어요?" 전혀 생각도 못한 질문이라 읽고 있는 중이라 모르겠다고 했는데 한 작품도 없다면 좀 섭섭할 거라는 생각도 갑자기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김홍도 작품이 있었네요.

처음 보는 그림도 있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이야기인 그리스신화를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을 보여준 저자는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아름답게 빛나려면 대가가 없어야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한다고. 나의 행복과 상대의 행복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아이에게 사랑주는 법도 배우며 늘 그래야 한다 생각했던 것인데 잊지 말고 실천하리라 마음먹습니다.

이 책은 작품의 회화기법을 찾아보고 설명해주는 그런 책이 아닙니다. 감상 방법이 다르기에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신이 아니고 인간이기에 내가 잘하는 분야에만 자신이 있으면 되고 쿨하게 인정하고 핫하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조언도 좋았습니다.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이 떠오른 그림이 있었는데 피카소가 고야의 그림을 차용해서 그린 것이었다는 사실도 알았네요. 그림을 보고 무감각한 감상평 말고 역사의식도 키워주라는 감상법을 배우며 그동안 미술관에서 아이와 어떻게 그림을 감상했었는지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욕망의 위험성을 깨닫게 하는 그림 감상법, 노력적 가치를 알게 하는 그림 감상법 등 그림 그 자체에 대한 감상을 넘어서서 다루어야할 것들과 그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어서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아이도 저도 더 성장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명작으로 시작했지만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어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