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는 말 그대로 ‘백성의 숫자를 셈한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왜민수기라는 제목이 만들어졌을까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원래 성경에는 책의 제목이 없었습니다. 두루마리를 둘둘 말아서 들고 다니다보니 따로 구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두루마리를 폈을 때 제일먼저 나오는 단어 혹은 앞부분에 나와 있는 단어 가운데 중요한 단어를 두루마리의 제목으로 붙였습니다. - P89
창세기 두루마리를 펴면 ‘브레시트‘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 출애굽기 두루마리를 펴면 ‘쉐모트 Shemot‘라는 단어가 눈에 띕니다. 레위기 두루마리를 펴면 ‘바이크라‘가 먼저 나옵니다. 민수기라는 두루마리를 펴면 다섯 번째 나오는단어가 ‘베미드바르Bemidbar‘라는 단어입니다. 이게 각 두루마리, 즉각 책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베미드바르는 ‘광야‘, 정확히 말해서 시내 광야에서‘라는 뜻입니다. - P89
70 인경이 번역되면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제목들이따로 만들어졌습니다. 민수기에는 1장과 26장, 두 번에 걸쳐 이스라엘열두 지파에 대한 인구조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백성의 숫자를 계수하는 장면이 1장과 26장 두 번 나오기 때문에 백성의 수를 센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민수기‘라는 제목을 채택한 것입니다. 민수기는 히브리 성경 제목‘베미드바르‘처럼 일단 광야 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광야에서 출애굽 1세대가 어떻게 실패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 P89
이스라엘은 광야 여정에서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신실하게 붙잡고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그네 인생을 사는 동안 하나님백성다움을 지켜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할 때만 광야와 같은 인생의 고단하고 힘겨운 여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습니다. - P90
그래서 민수기는‘광야에서‘라는 의미이지만 ‘말씀과 함께‘라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 P90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은 이런 의지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힘들고 어려우면 과거로 회귀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출애굽은 했지만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모든 출애굽 1세대가 하나님의 약속의 땅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음을 맞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수기의 이야기입니다. - P93
훗날 이스라엘에 무수히 많은 예언자들이 등장하는데, 참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에게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참 예언자는 거부하고 거짓 예언자는 환영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거짓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선포할 줄 알았습니다. 멸망이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시니 절대 망할 일이 없다면서 평화를 선포했습니다. 얼마나 듣고싶은 말입니까? 그런데 참 예언자들은 하나님이 하라고 하신 말씀을곧이곧대로 선포했습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겨 주신 말씀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이것을 듣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출애굽 1세대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 P94
출애굽 1세대가 경험했던 광야는 우리 인생의 여정과 동일합니다. 광야는 하나님의 임재와 부재가 혼재되어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인생 여정도 하나님의 임재와 부재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해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고 돌봐 주시고 책임져 주신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임재를 날마다 경험했습니다. - P94
문제는 광야가 하나님 임재의 경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부재‘의 경험도 가득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님 부재의 경험은 하나님이 우리를 떠나신 것 같은, 이제는 더 이상 관심이 없으신 것 같은, 우리를 버리신 것 같은 경험입니다. - P95
우리의 신앙이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 부재의순간에 하나님 임재의 경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야는 하나님의 임재만 아니라, 하나님의 부재만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부재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인생에도하나님 임재와 부재의 경험이 공존합니다. 늘 하나님의 임재만 경험하는 신앙인은 없습니다. - P95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 같은, 떠나신 것같은 부재의 순간에 우리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을 기억합니까? 하나님이 그동안 베풀어 주셨던 은혜입니다. 지금 당장은 하나님이 부재하신 것처럼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지난 과거내게 은혜 베풀어 주셨던 하나님의 따스함을 기억해 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의 역사를 사모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 부재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 P96
출애굽 1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지 못한 게 아니라 하나님 부재의 상황에서 흔들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난 은혜를 기억하지 못한것입니다. 인생의 여정은 하나님의 임재에만 둘러싸여 있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하나님 부재의 상황 속에 있게 될 것입니다. 이때 하나님의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은혜를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 인생에 먹구름이 드리울때,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때, 하나님 부재의 순간에 우리에게베풀어졌던 은혜의 순간을 기억하면서 부재의 순간을 돌파하는 것이신앙인의 내공입니다. - P96
슬로브핫 딸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한번 주신 말씀이 기계적으로고정돼 있지 않고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서 정당한 문제 제기에 따라새롭게 변화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신학적인 용어로 하면 ‘계시의 발전‘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계적으로 고정된 것으로 이해하고 모든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는 것은위험할 수 있습니다. - P98
하나님의 말씀은 그 말씀이 주어진 맥락과 상황과 배경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과 배경에서는 적절한 말씀이지만, 새로운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에 걸맞게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우리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계시의 발전이 일어나야 합니다. - P98
일단 말씀을 듣는 대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레위기,민수기는 출애굽 1세대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기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도 출애굽 1세대를 위한 말씀입니다. 신명기는 출애굽 2세대에게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출애굽 1세대는 광야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1세대 가운데 살아남은 자는 모세, 여호수아, 갈렙이 전부입니다. 신명기의 청중인 출애굽2세대는 출애굽 당시 20세미만이었거나 광야에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모세가 죽기 전에 출애굽 2세대에게 선포한 유언적인 설교가 신명기입니다. 그래서 신명기는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기록된 말씀을 반복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 P99
그렇다면 모세가 신명기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핵심은 무엇이었을까요? 신명기의 주제는 실패한 조상을 본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 P99
그들이 왜 실패했습니까? 불순종했기때문입니다. 가나안을 향해 걸어가지 못하고 애굽으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이 실패를 출애굽 2세대는 눈으로 직접 목격했습니다. 모세는이 점을 상기시키면서 출애굽2세대에게 조상들의 잘못을 반복하지말고 그들을 본받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온 힘을 다해 순종하는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 P99
모세가 아무리 1세대의 불순종을 본받지 말라고 해도 2세대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운 것이 1세대의 불순종입니다. 그래서 주제와 달리 신명기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2세대들도 1세대의 실패를 반복할 것 같은 어두운 분위기가지배하고 있습니다. - P100
신명기의 주제는 ‘신명기 신학‘입니다.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며‘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일종의 인과응보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는 복을 받고 불순종하는 자는 벌을 받습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입니다. 신명기 신학이 가장 자세하게 설명된 곳이 신명기 28장입니다. - P100
신명기 28:1네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삼가 듣고 내가 오늘 네게명령하는 그의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세계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나게 하실 것이라. 오랜 세월 바로 이런 인과응보, 신명기 신학이 이스라엘을 지배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뒤집어진 게 욥기입니다. - P101
욥기에서 하나님께 옳다 인정받은 의로운 신앙인 욥은 고난을 받습니다. 자녀들이 죽임을당하고 많은 재물이 사라져버립니다. 욥의 세 친구들이 찾아와 욥의몰골과 처해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뭐라고 합니까? 욥기4:7생각하여 보라 죄 없이 망한 자가 누구인가 정직한 자의끊어짐이 어디 있는가. - P101
사도 바울이 회심하기 전에 초대교회 사람들을 강하게 핍박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공부한 바울 입장에서 예수님은 하나님께 저주받아 죽은 자입니다. 하나님께 저주받아 죽은 자를 구원자, 메시아라고 부르며 믿고 추종하는 사람들이 바울 입장에서얼마나 안타까웠겠습니까? 신명기의 한 구절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사도 바울의 회심 이전 행적의 단서가 되는 것입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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