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여! 저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아무것도 모르고 이런 짓을 했기 때문입니다"라고 기도하셨다. 로마 군사들은 예수님의 겉옷과 속옷을 모두 벗겼고, 그 십자가 아래에서 제비를 던져 나눠 가졌다. 그 시간, 대다수의 백성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서서 구경하며 그분을 향해 심한 조롱을 담아서 비웃었고 - P304
유대인 지도자들도 "다른 사람들은 잘도 구해주더니,정작 자신은 구원을 못하네! 하나님께서 선택한 사람, 곧 하나님의 메시아요, 왕이라면, 지금 즉시 그 십자가에서 내려와 자신부터구해보시지!"라고 말하며 조롱했다. 십자가 아래에서는 로마 군사들도 신 포도주를 담은 긴 막대기를 예수님께 내밀어 장난치면서그분을 조롱하였다. 그들도 "네가 정말 유대인의 왕이라면, 지금즉시 그 십자가에서 내려와 자신부터 구해보시지!"라고 말하며 조통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그 십자가 형틀위에는 <이 사람은 유대인들의 왕>이라는 죄패가 붙어 있었다. - P305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것은, 우리가한 것이 있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저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신 것이 없으신 분이야!"라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은 예수님을향해 이렇게 마지막으로 부탁했다. "예수님! 당신의 나라로 가시면, 저를 꼭 기억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주셨다. "네! 그래요! 형제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게 될 것입니다!" - P305
그 밝던 태양이 빛을 잃게 되자, 성전 지성소의 입구를 막고 있던 엄청나게 두꺼운 휘장이 가운데로 쫘악 찢어졌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나의 영혼을 당신의 손에 맡깁니다!" (시 31:5)라고 큰 소리로 말씀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 P306
다소 급진적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성금요일에 무엇을 하는지 보면 그 성도가 어느 정도의 성도인지가 드러난다고 나는 생각한다. - P307
오늘의 본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결국 십자가 앞에 서게 된다. 억지로 그 십자가를 지는 사람도 있고, 예수님으로부터 빼앗을 옷을 나누는 사람도 있다. 그 십자가 앞에서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도 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죄를 그대로 가지고 원망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고, 그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고쳐먹고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기는 사람도 있다. - P307
자세히 보면, 예수님은 십자가 앞에 바로 서 있지 않은 사람에게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그 십자가 앞에 최선을다해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반응을 해 주신다. 자신의 십자가를 억지로라도 지고 간 한 사람의 가문은 위대한 신앙의가문이 되게 해 주셨고, 자신의 십자가 앞에서 우는 여자들을 위해서는 그들 앞에 닥칠 시간에 대한 회개의 메시지를 선물로 주셨다. - P307
멀리서라도 주님의 십자가를 보며 가슴 아파한 여인들에게는부활의 증인이 되게 하셨고,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영혼을 맡긴강도에게는 낙원을 허락하셨다. - P308
사순절 내내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그것을 또 기록하는 것은습관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오늘하루만큼은 자신이 있는 삶의 자리에서 이렇게 해 보면 좋겠다. 꼭 십자가 형상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그 앞에 서 있는 것이다. - P308
저기 멀리서 겨우겨우 십자가를 지고 오셔서 골고다 언덕 위에 핏덩어리가 된 몸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을.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시는 그 예수님을, 수많은 조롱과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그 어떤 능력과 말까지 아끼시며 묵묵히 죽음을 기다리시는 그 예수님을. 나를 사랑하신다고 나를 기다리신다고 나를 기대하신다고 말씀하시는 그예수님을 바로 그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최대한 오랫동안 서 있었으면 좋겠다. - P308
"하나님! 오늘 하루는 주님의 십자가 앞에 서 있게 하소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십자가의 바람과 향기와 눈물과 거친 숨소리에 머물게 하소서! 오래전 역사의 한 날이 바로 오늘이 되게 하시고, 그 옛날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저 자신에게 이루어진것으로 만나게 하소서! - P309
그 십자가 앞에서 저도 울게 하소서! 그 십자가 앞에서 저도 아파하게 하소서! 그 십자가 앞에서 저도 용서하게 하소서! 그 십자가 앞에서 저도 저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감당할 힘을 얻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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