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맥도날드 음식으로 잔치라도 벌이는 날이면 재즐린과 동생들(재즐린은 10남매 중 둘째였다.)은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었고 마지막 남은 감자튀김을 차지하려고싸우기 일쑤였다.
어린 시절, 맥도날드로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재즐린 가족의 저녁 식탁은 대개 집에서 만든 음식들로 차려졌는데,
재즐린은 가족 중에 가장 입맛이 까다로웠다. 재즐린은 미트로프도,
소간 요리도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저녁 식사에 절대 빠뜨리지않는 으깬 감자는 특히 싫었다. 동생들이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행복하게 먹을 때 재즐린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방법을 생각해냈다. - P9

이렇게 맥도날드에 갈 때마다 용돈을 썼던 재즐린은 곧 패스트푸드의 또 다른 매력에 사로잡혔다. 맥도날드에서는 더 큰 사이즈의메뉴 가격이 작은 사이즈와 별 차이가 없었다. 가격을 따져 본 후 재즐린은 해피밀을 버리고 햄버거 한 개 가격으로 두 개를 살 수 있는넘버 투Number Two 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탄산음료와 감자튀김도 마찬가지였다. 자이언트 사이즈를 주문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중학교 때는 맥도날드가 재즐린의 첫 끼니가 되었다. 아침과 점심은 거르고, 그보다 많은 양을 학교를 마친 후 맥도날드에서 채웠다.  - P10

자신의 식습관을 설명하던 재즐린은 많은 사람이 식습관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몹시 애를 먹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녀는 몸 안에서 식욕을 한층 강하게 만드는 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재즐린은 먹는 것에 열정적이었지만 그녀의 표현처럼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미친 듯이 사랑했다.  - P11

또 아무 음식에나 끌리지도 않았다. 이상하게도 어떤 음식은 특정한 방식으로 요리된 것만 좋아했다. 이를테면 감자는 아주 싫어했지만 감자튀김에는 열광했다. 잘게다진 쇠고기는 빵 사이에 들어 있을 때만 먹었다. 어머니가 차려 준밥은 얼마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지만 포장해 온 패스트푸드는 아무리 먹어도 양에 차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였다. - P11

그녀는 불안을 느낄 때 자주 먹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안의 둘째여서 부모님으로부터 필요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음식으로 풀기 시작했다. 재즐린은 천식이심해서 빨리 걸으면 숨이 찼기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었다. 그러는동안 몸무게는 조금씩 오르내리기를 반복했고 열여섯 살에 110킬로그램을 넘고 말았다. 키가 168센티미터 정도였던 재즐린은 플러스사이즈를 훌쩍 넘기는 옷을 입어야 했다. - P12

허슈는 재즐린 집의 납 페인트 소송 건으로 재클린의 형제자매들을 대리하고 있었다. 손해배상 청구 건은 해결되는 데 수년이 걸렸기 때문에 허슈는 재즐린 집에 꽤 자주 방문했고 크리스마스에는선물을 사 오기도 했다. 2002년에 허슈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재즐린에게 다른 종류의 상해 사건에 함께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허슈는 맥도날드를 상대로 한 소송을 계획하고 있었다. 우연한 사고나식품 오염이 아니라 제품 설계 그 자체로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다는이유에서였다. - P13

 그전까지 있었던 가장 유사한 사건은 맥도날드가 알려진 바와달리 감자튀김을 튀길 때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소송이었는데, 이 사건은 고소인에게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대신 힌두교도들과 채식주의자 단체에 100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 P13

밴자프는 워싱턴의 변호사로 대기업과 싸워 승소한 것으로 유명했다. 당시로부터 몇 년 전인 1997년에 담배 업계를 무릎 꿇린 법정 싸움을 기획한 인물이었다. 그는 담배 제조 업체들에게 개인의 건강을 해친 책임을 묻는 대신 주 정부를 소송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전략을 고안했다. 병에걸린 흡연자들의 치료 비용을 대야 하는 보건 당국의 예산을 축낸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슈를 개인의 윤리적 판단이 아닌돈에 관한 문제로 만든 이 전략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 P15

밴자프가 허슈와 통화하면서 건넨 충고는 단도직입적이었다. 새로운 의뢰인을 찾아라. 인생에서 올바르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사람, 자기가 먹는 음식을 완전히통제할 수 없는 사람, 한마디로 중년의 건물 관리인보다 훨씬 어린의뢰인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밴자는 허슈에게 말했다. "새로운법리를 세우고 강력한 논거를 얻으려면 아이들을 대리하여 소송을진행하는 편이 훨씬 승산이 높을 겁니다. 배심원단은 쉰여섯 살의비만 남성보다 여덟 살의 비만 아동에게 더 마음이 끌릴 테니까요"
그 순간 허슈는 납 페인트 소송으로 만난 재즐린을 떠올렸다. - P16

자신이 매일 맥도날드에 간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소송 이후 벌어질일들이 눈앞에 그려졌다. 맥도날드 매장에 들어서면 자신의 일자리와 맥플러리 같은 맛있는 음식을 빼앗아 가려는 소녀를 알아보고 직원들과 손님들 모두 입을 다문 채 그녀를 노려볼 것 같았다. 재즐린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맥도날드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곳과 정서적인 유대감이 있다는 것, 그곳에서 음식만큼 위안을 얻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 우울한 사람 들을괴롭히는 이로 보일 터였다. "다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광고에 나오는 게 갖고 싶으면 그걸 사러 가는 거죠."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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