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의 표현을 빌자면, 바울은 자신의 선교 활동 전반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기를 바랐다(빌1:20). 그는 종교 무대에서 활동하는 "소피스트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라는 복음을선포하는 자로 알려지고 싶었다." 그러니까 그가 선포해야 했던 복음의 내용이 그가 복음을 말하는 방식도 사실상 결정했던 셈이다. - P103

한 소피스트가어떤 도시에 처음으로 방문한다. 그는 실력 있는 소피스트로서 자기 능력을드러내고 싶다. 그래서 그는 그 도시와 그곳의 시민들에 관한 멋진 칭찬을하는 언어로 청중의 호감을 산다.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청중들이듣고 싶은 연설의 ‘희망곡‘을 묻는다. 그리고 청중들이 제시한 주제에 관해즉석에서 멋진 연설을 시연한다. 이렇게 해서 그는 전문 연설가로서 자신의탁월함을 인정받는다. 이렇게 진입 장벽을 통과하면, 그다음에는 교육이나정치 쪽에서의 좋은 일거리와 명예와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다. 이것이 당시웅변가들의 성공방정식이자 일반 대중들의 기대였다. - P103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다. 그는 청중들이 기대하는 언어로 자신의 웅변가적 자질을 증명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려 했던또 한 명의 소피스트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십자가 복음을 말하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을 구원하고자 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였다. - P104

바울이 선포한 복음은 한마디로 "십자가"였다(1:17). 물론 바울의 복음을전체적으로 보면, 십자가뿐 아니라 부활도 중요하다. 부활이 없다면 믿음자체가 무의미하다 (15:12-19). 그래서 올바른 믿음, 곧 그들을 구원할 복음에는 부활이 빠질 수 없다(15:2-11).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유독 십자가에만 초점을 맞춘다. 의사가 당장 수술에 필요한 도구를 신중하게 고르듯, 지금 고린도 교회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치우친다.  - P104

하나님을 향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두려움은 복음으로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선포자의 근원적 두려움, 곧 선교의 승패는 선포자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에 달렸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오는두려움에 가깝다(고후 5:11). 자기가 아무리 탁월해도 하나님이 움직이지 않으시면 아무 소용없음을 아는 데서 오는 겸허한 두려움이다.  - P106

그리고 특정임무를 띠고 파송된 사람으로서 이런 두려움은 당연히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두려움으로 이어질 것이다(고전 9:27: 딤후 4:1), 그래서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리스도의 선포가 자기 과시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는두려움이다. - P106

 바울이 복음을선포할 때 그의 초점은 언어적 지혜나 설득력이 아니었다. 이런 수사적 관심의 부재는 자질 부족에서 생겨난 안타까운 결과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효과를 산출하고자 선택한 전략적 소극성이다." 다시 말해 말하는 자로서의인간적 존재감을 가능한 한 축소함으로써, 선포되는 메시지인 그리스도가청중들의 뇌리를 사로잡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복음 선포에서 드러나야 할 본연의 효과다. - P107

바울의 선포가 의지한 수단은 "성령과 능력의 나타남‘이었다(6절)." 바옳은 복음을 선포하는 자신의 인간적 존재감에 무관심했다. 그가 그 방면에 승산이 있었는지 여부는 논외의 문제다. 중요한 점은 복음 자체의 존재감, 곧 "성령과 능력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었다. 고린도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바울의 선교는 늘 성령의 임재 및 특별한 능력이 드러나는 일을 동반했다(롬 15:18-19; 고후 1:21-22; 3:1-11; 12:12; 갈 2:7-9; 3:2, 5; 살전 1:5).  - P107

바울자신도 깊이 의식하듯, 전직 교회 박해자로서 그는 소위 사도로서의 ‘절차적‘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15:8-9; 행 1:21-22).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그는 하나님이 자신을 사도로 부르셨다고 확신했다. 이 확신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자기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사실이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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