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절은 엘가나의 두 아내를 소개한다. 첫째 아내는 한나 (은혜)이며 둘째 아내는 브닌나(열매로 무성한 가지‘)이다. 이름대로 브닌나에게는 많은 자녀가 있었지만 무자(無)한 한나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필요한 여인이었다. 당시 결혼한 여자가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은 이혼사유가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다. 그러니 한나가 느꼈을 심리적 불안과 압박은 매우 컸을 것이다. - P41
한나와 브닌나의 이름이 교차로 언급된다는 것이다. 한나-나-나-한나, 이것은 히브리어 이야기에 자주 나오는 문학적 기법(대구교차구조A-B-B‘-A‘)으로 한나와 브닌나의 운명이 앞으로 역전적으로 교차될 것임을 보여 준다. - P42
3절에 따르면 엘가나는 매년 성소가 있었던 실로까지 예배하러 올라가곤 했다. 라마에서 실로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5 킬로미터 정도였기 때문에 가족을 모두 데리고 여행할 경우 이틀 정도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엘가나가 매년 실로로 간 이유는 율법이 정한 3대 절기 (유월절 맥추절·수장절, 출 23:14-17) 중 하나를 지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매년제(21절)를 지키려는 것이었다. - P42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에게 부과된 외무인 3대 절기와 달리 매년제는 자발적인 가족 중심의 제사였는데,법적 의무가 아니었던 매년제를 해마다 드렸다는 사실은 가나가 매우 경건한 사람임을 보여 준다. 그가 살던 시대가 "사람들이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시대였음을 고려할 때 엘가나의 믿음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은 것이었다. - P42
제사장들조차 율법을 밥 먹듯 어기던 시대에엘가나는 해마다 실로로 올라가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는 개인 평신도였다. 엘가나가 매년제를 드린다는 언급 직후에 실로에서 제사장직을수행한 홉니와 비느하스의 이름이 언급된 것(3절 후반부)은 다소 어색하다. 이들이 1장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톱니와 비느하스가 율법을 뻔뻔하게 어기는 제사장이었음을(2장 참고) 고려하면 실로에서 매년제를 드리는 엘가나와 실로에서 제사를 집행하는엘리의 아들들을 나란히 언급한 것은 경건한 평신도와 타락한 제사장을 대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P43
이 율법에 따르면 분명 브닌나에게서 태어난 아들에게 갑절의 몫, 즉장자의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엘가나가 한나에게 갑절의 몫을 주자 브나는 율법에 보장된 권리마저 빼앗기는 것은 아닌가 염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감정의 문제인 질투와 달리 상속권은 자신과 자식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특히 자식과 관련된 문제라면 여성들은 독을 품는다. 이에 브닌나는 한나를 물리쳐야 할 ‘적‘으로 간주하고 그녀를 핍박하기 시작한다. 한나는 괴로움에 울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었다. - P44
한나에게 갑절의 몫을 주어 브닌나의 질투와 분노를 유발시킨 것은 둘째치고라도 슬픔에 잠긴 한나를 위로하는 엘가나의 말(8절)은 그의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보여 준다. 슬픈 마음에 먹지못하는 한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한나를 위로한다. "어찌하여 먹지 아니하며 어찌하여 그대의 마음이 슬프냐." 이것은 위로가 아닌 꾸지람처럼 들린다. 실제로 구약성경에서 "어찌하여・・・・・・ 하며 어찌하여 ・・・・・ 하느냐?" 구문은 꾸지람의 문맥에서 자주 사용된다. "내가 그대에게 열 아들보다 낫지 아니하냐"라는 말 역시 엘가나의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여실히 보여 준다. 엘가나는 "그대는 나에게 열 아들보다 소중합니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 P45
핍박하는 브닌나와 체휼하지 못하는 남편 외에도 한나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더 있다. 그중 하나는 타락한 제사장이다.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을 살피고 목회해야 할 제사장들이 영적 지도자 역할은 못하고 파렴치한 늑대가 된 세상이었다. 실로의 제사장이던 홉니와 비느하스는 성전에서 일하는 여인과 동침하기를 서슴치 않는 죄인이었다. 그들은 고통 중에 있는 한나에게 영적인 안내자가 되기는커녕오히려 경계해야 할 위험인물이었다. 영적 지도자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숨통이라도 트일텐데 불행히도 한나는 당시의 타락한 제사장들에게 그런 위로를 기대할 수 없었다. 버이 - P45
마지막으로 한나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바로 하나님이셨다. 사무엘상 저자는 한나의 무자함에 대해 의도적으로 ‘불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여호와께서 한나의 태를 닫으셨다"는 말을 두 번이나 언급한다(5절과 6절). 브닌나가 한나에게 구체적으로무슨 말을 했는지 기록되지 않았지만 브닌나의 독설 가운데 ‘하나님이너의 태를 닫았다‘는 말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불임이다‘와 ‘하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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