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학대학원 동기들보다 목사 안수를 3년이나 늦게 받았습니다.
1년은 무릎 수술을 받느라 휴학을 해야 했고, 2년은 개척 허가가 나지않아서 교단에 적을 두지 않은 채 목회했기 때문입니다.
신학대학원에 입학할 때부터 개척을 염두에 두었고, 고흥에서귀농 기독교 공동체를 하겠다고열가정이 마음을 모았기에 고흥에느 곳에서 교회를 시작할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때가 2010년 여름이었습니다. - P52

회심 후 그 공허함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으로 채워졌습니다. 누군가는 정신 승리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나님을 향한사랑은 저를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고 원천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또한 그때의 경험을 통해 사람이란 존재를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P69

또한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어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조금씩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주로 듣는 위치에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분들은 남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제게 자연스레 하시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답을 내려 드리지도 못합니다. 젊었을때는 다 아는 것처럼 까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숨고 싶습니다. - P69

"아니, 김 전도사는 도대체 일 처리를 왜 그렇게 하는 거야? 개척할 거면 일단 학교 선배는 누가 있는지부터 알아보고 연락했어야 할거 아니야? 1월 초 신년하례회 때 지방 실행부위원회(일종의 상임위원회)를 열기로 했는데, 그때 다시 논의하기로 했으니 그때 내려와." - P54

전라도 전체에 감리 교회가 270군데 정도밖에 없습니다. 제 고향 당진과 강화도에 감리 교회가 100군데 가까이 있고, 이천시만 하더라도 90군데가 넘는 것에 비하면 감리교단 입장에서 전라도는 척박한 곳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라도, 그것도 완전 시골에 감리 교회를개척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도와주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 개척 허가조차 나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사실 지방회의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단지 그곳에서 평생 살 테니 개척 허가만 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 P55

당시 감리교단에서는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반드시 단독 목회를해야 했습니다.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수련 목회자(장로 교단의 강도사또는 전임 전도사)를 하며 3년 동안 매년 치르는 시험에 통과한 후, 단독목회 임지가 있어 1년간 목회를 해야 했습니다. 아니면 시작부터 개척을 하든 임지가 있는 3년간 단독 목회를 하며 매년 시험에 통과해야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단독 목회 임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57

전라도 지역은 감리교단 교세가 약하다 보니 이곳에서 3년간 단독목회를 한 후에 안수만 받고 수도권으로 임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척할 무렵 큰 문제가 하나 발생했는데, 전라도의 한 지역에서 어떤 목사가 개척을 하고 3년만 목회한 후, 안수를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교회를 폐지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해당 지역 감리사가 관여하면서 감리사도 사임한 사태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가 불거져서 자체 내규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 P57

하나의 방향을 지향해서 모인 사람들이기에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에서도 같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가 있구나.‘ - P61

그럴 즈음 이제 교단을 떠나 독립 교단으로 가야 할지, 아니면 교단에 남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목사 안수와도 관련된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고민 끝에 감리교단에서 교회를 설립하고 안수받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감리교단이 아닌 독립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는 것에 대해서 주변 분들의 만류가 있었고, 양가 부모님, 친지 모두 감리교단 소속이었기에 교단을 쉽게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당시 저를 도와주신 교회가 모두 감리교단 소속 교회였습니다. - P61

하지만 무엇보다 고흥 지역에서 감리교단은 이단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독립 교단이라고 하면 더 그렇게 보지 않을까 우려되었습니다.
그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을 내렸습니다.
- P62

그래서 지방회의 요구에 따라 2,000만 원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편법을 쓰려고 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연회(지방회 상위행정 기관)의 행정처리기한에 맞추어 빨리 진행하기 위해 이런 상황을 공동체에 알려 의견을 구했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오갔고, 그중 평소 저와 갈등이 있던 가정의 비난을 사게 되었습니다. 비록 비난이었지만 그 비난 덕분에 저는 편법을 쓰려고 한것을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 P62

하나님이 편법을 싫어하심을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 P62

외숙모님은 이천에 목회지가 하나 있는데, 생각이 있느냐며 제 의사를 물어보셨습니다. 사실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미 외삼촌, 외숙모님에게 개척할거라 말씀드린 적이 있고, 무엇보다도 두분은 제 성향을 잘 아시기에제가 개척할 거라고 분명히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외삼촌의동기 모임에 가셨다가 임지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혹시나 하는마음에 전화를 하신 것입니다. 심지어 부임 조건도 당시 교단 상황에비추어 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혹시나 사기가 아닐까 의심이 들어 등기부등본까지 확인했으니 말입니다. - P64

 그 자리에서 제가 한솔교회(당시 은혜교회)로 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이사할 집을 알아보았지요. 저녁 늦게야 간신히 집을 구했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이천으로 가는 것이 현실되었습니다. 그리고 9월 26일, 감리사님 입회하에 정식으로 부임 서류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P64

사실 교단 상황으로 따지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제게 일어난 것입니다. 부임하고 보니 비록 성도는 없고 예배당은 지하였지만, 월세가 아닌, 건물을 가지고 있는 교회를 오게 된 것은 정말 믿기지 않는일이었습니다. 게다가 고흥을 떠나겠다고 공동체에 공지한 다음날 아침, 연락이 와서 이렇게 바로 오게 되다니요.
- P65

이천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과거 사건들이 하나씩 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왜 개척 허가가 나지 않았는지,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입니다. 이 부분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되었는데, 어느 순간 문득 하나님이 막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65

하지만 저는 귀농 기독교 공동체가 좋은 가치를 지향하기에 그것에동참하는 것이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했고, 아내를 6개월 가까이 설득해 내려간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때 했던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순리대로 일이 진행되게 해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막아 주세요."
그 기도를 잊고 있었는데, 이천에 와서야 그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당시 귀농 기독교 공동체가 지향한 바는 성경에 드러난 하나님의뜻이 맞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아니었고, 오히려 제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65

물론 욕심에 대한 대가가 컸습니다. 낭비 아닌 낭비된 1년 반이라는 시간, 금전적인 손해, 아내와 아이들의 고생, 이로 인한 마음고생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그 1년 반이라는 시간은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고난이 오니 고민하고, 고민이 되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의 마음가짐, 예배, 설교, 교육 등 교회 운영 전반에 대한 틀을 배웠습니다.  - P66

게다가 하나님의 뜻을 함부로 확신하지말고 순리대로 살아야 함을, 무엇보다 저 자신이 명분 속에 얼마든지 욕망을 숨길 수 있는 사람임을 분명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 P66

그리고 그 시간을 보내고 제 욕심을 포기했을 때, 하나님은 지금의 자리로 인도하셨습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또 저를 성숙하게 만들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고흥에서나 이천에서나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히 느끼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목회한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이 나를 목회하고 계셨구나. 나를 철저히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하시고,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시는구나! - P66

가끔 과거의 제 모습을 생각하면 현재 한솔교회 담임 목사로 살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흑역사가 꽤 있는 사람이거든요.
한때 저는 도박을 좀 했습니다. 20대초중반이었습니다. 고스톱,
섰다. 7포커, 하이로우, 바둑이(깜깜이), 죽방(돈내기 당구), 스크린 경마등 다양한 도박을 했습니다. 그때는 돈을 좀 벌 때라 진짜 도박하시는분들이 보시면 웃으실지 모르지만, 돈도 제법 되었습니다.  - P67

이뿐만이 아닙니다. 도박과 함께 술과 담배도 꽤 했습니다. 당시에 하던 일과 관련해서 술은 거의 매일 마셨고, 담배는 하루에 두갑반에서 세 갑 정도를 피웠습니다. 특히나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는 줄담배를 피기도 했습니다.
회심하면서 이 모든 것을 끊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는 사행성 게임은 물론이고, 술과 담배도 하지 않습니다. 그중 담배를끊은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 P68

 ‘나는 왜 술을 마셨는가, 나는 왜 담배를 폈는가, 나는왜 도박을 했는가‘를 시간이 지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삶이 공허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당시 하던 일을 통해서 돈과 권력, 또한 그것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저 또한 이른바 성공이라는 것이 하고 싶어서 그것을 좇아 살겠다고 마음먹었으니까요. 그래서 일을 열심히 해서 그 나이에 꽤 많은 돈도 벌었지만, 그리 기쁘지 않았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의흐름에 따라, 욕망에 따라, 단순한 쾌락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술과 담배와 도박은 제 삶과 늘 함께였습니다. - P68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참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진력하자고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삶이 하나님이 그때의 제 기도에 응답하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P72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본질은 훼손하지 않은 채가능한 방법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 끝에 시작하게 된 것이
‘예전 해설 예배‘입니다.
그렇게 2020년 9월, 예전 해설 예배를 시작했고, 분기별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에 한 번 드리는 예배로 아이들이 그 순서의의미를 세세히 알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예배와 예전에 의미가 있고, 그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바랐습니다. 예전 해설 예배로 드리다 보니 예배 시간이 무려 100분 정도 소요됩니다. 평소에는 설교 전예전을 시행하는 데 30분, 설교하는 데 40분 정도 소요되어 총 75분에서 80분 정도 걸리는데, 여기에 예배 순서를 해설하는 시간이 20여 분정도 추가되는 것입니다.

66권 전체를 빠짐없이 가르치되, 각 권의 핵심 내용을 개관하며 설교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는 창조, 타락, 홍수를 통한 하나님의 심판, 바벨탑 사건과 민족의 기원,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의 이야기로 크게 나누고, 그에 따라 각 장을간략하게 해설하며 하나님의 성품을 전한 후, 그에 따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66권 설교를 4년에 걸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한 번 끝낸 후에는 다시 창세기부터 조금 더 자세히 설교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 계획 아래 2013년 2월 첫 주부터 성경 개관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 P80

2013년 2월 첫 주에 성경개관 설교를 시작한 후 2016년 8월 마지막주까지 약 4년에 걸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체 핵심 개관설교를 했습니다. 그 후 10개월 정도 주제 설교를 했고요. 칼뱅주의 5%교리, 주기도문 해설, 십계명 해설, 교회론 등을 설교했고, 2017년 6월둘째 주부터 다시 창세기 설교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조금 더 자세히 각 장을 해설하며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보다 속도가 더뎠습니다. - P82

2021년을 맞이해서는 아이들에게 성경을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는 「주니어지평 이야기 성경」(주니어지평)을, 둘째는 두란노 이야기 성경」(두란노키즈)을, 막내는 스토리 바이블 (두란노키즈)을 한두장 읽게 한 후, 읽은 내용을 두세 문장으로 요약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읽으면서 성경전체 흐름을 머릿속에 새기게 하고 싶었습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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