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으로 볼때 후연은 가깝고 북위는 멀리 있습니다. 북위에 사신을 보내우호관계를 맺은 다음 후연을 괴롭히도록 하는 근공원교의 전략을 구사함이 옳을 듯하옵니다. 우리 고구려 또한 위협을 가하면 그 가운데 있는 후연은 어느 나라를 먼저 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옵니다. 작년에 고구려가 원정군을 보내요동과 현도를 되찾았으나, 이번에 모용농의 8만 군대에게 두지역을 허무하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만약 북위와 우호관계를 맺게 되면 후연은 우리 고구려 국경을 함부로 넘보지 못할것이옵니다. 후연은 또한 우리 고구려가 두려워 북위를 공격치 못할 것이니 - P318

이때 내물전승려석정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
"폐하! 북위의 탁발선비가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강화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옵니다. 탁발규는 북위를 세우고 나서특히 불도와 무술을 숭상한다고 들었사옵니다. 그는 나라를세운 후 곧바로 도인통이란 직책을 만들어, 승려 법과를 도인통에 임명했습니다. 이에 법과는 탁발규를 ‘당금의 여래‘라 하여 신하와 백성들로 하여금왕권을 따를 것을 만천하에 공포토록 했다 하옵니다. 즉, 왕즉불사상으로 나라의 기틀을 다지려는 것이옵니다.  - P319

"석정 대사가 적임자인 줄로 아옵니다. 또한 가는 길에 서북방을 지키는 신성의 성주 연수 장군을 대동한다면, 북위의 탁발규와 모용선비의 준동에 대한 양국 군사들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확고하게 세울 수 있으리라 판단되옵니다" - P320

반응을 떠보기 위해 노한 척한 것이오. 진작부터 제신들이 담덕을태자로 책봉하란 소리가 나오길 짐은 고대하고 있었소. 하여,
이제 제신들 모두가 그러한 뜻을 갖고 있다고 하니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소이다. 내 아직 불혹의 나이지만, 왕권 강화를 위해서는 담덕의 태자 책봉이 필요하다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소, 특히 작년 요하 전투 때 담덕의 용맹과 지혜에는 짐도 내심깜짝 놀란 바가 있소. 담덕은 나이에 비하여 조숙하고 생각이깊어, 아직 열두 살이지만 태자로서의 대임도 너끈히 해낼 만하다고 판단되오." - P324

"사람으로 말하면 해는 왕이고, 달은 왕후지요. 그렇다면 저금성은 태자 전하가 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위의 수많은별들이 나라 백성들이구요. 금성은 저녁에 뜨는 별을 계명성이라 하고, 새벽에 뜨는 별을 샛별이라 부르지요. 하늘에 금성이 하나이듯이, 이세상에서 태자는 전하 한분만 계시옵니다. - P325

금성은 오직 태자 전하 한 분이십니다. 담덕 태자전하는 초저녁에 떠서 오래도록 수많은 별들과 함께 하늘의 평화를 지키는 계명성이 되셔야 하옵니다." - P326

"태자 전하! 하늘은 인간 세상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세상의 잘됨과 잘못됨을 하늘의 변화를 보고 알 수 있는데, 예로부터 그것을 ‘천문을 본다‘고 이릅니다.따라서 지혜로운 선인들은 하늘에 비추어 인간 세상사를 보고, 자신을 또한 그에따라 겸허하게 본받는 태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오늘 초저녁에 뜬 금성이 유달리 밝은 것을 보니, 태백성이 우리 고구려 땅을 비추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P327

달이 금성에 가까워지면 태백성이 유난히 밝게 빛나는데, 예로부터 천문에선 그했습니다. 이때 천문에선 ‘범이라현상을 두고 태백범월‘의 뜻을 달과 별이 서로 빛을 발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감을이르는 말로 이해합니다. 천문에 밝은 선인들은 달로 인해 더욱 금성이 밝아진 것을 두고 ‘금성이 달을 범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하늘의 조화에서도 지극히 드물게 일어나는데,
태백성의 출현은 우리 고구려의 천하관을 새롭게 정립할 때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 P327

"태백성이라..!"
담덕은 여전히 별들이 잔치를 벌이는 듯한 하늘에 시선을박아둔 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뇌고 있었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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