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는 허리를 굽혀 서류를 모아 폴더에 정돈했다. 원했던 모든 것을 손에 쥐면서 시작된 하루였다. 그는 일등을, 대상을, 손에넣을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최고를 원했다. 교육, 직장, 여자, 집, 점 두 개를 연결하면 선이 되고, 점 세 개를 연결하면 평면이 되며, 점 네 개를 연결하면 구조는 한층 안정되고 차원도 높아진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었다.  - P309

한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전부 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교육과 직장은 그대로였지만, 고정시키기 힘들었던 뒤의 두점이 아득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날 아침, 그는 병석에 누운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타운하우스 소식을 전했다. 그 소식이 기운을북돋워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엘라의 건강은 어떠냐?"  - P309

"여보, 제발 좀 쉬어. 아기 생각을 해야지. 의사 말로는.....
"입 닥쳐요, 테드, 이제 와서 내 앞에서 아기 걱정을 하는 척하지 말라고요."
테드는 턱을 단단히 앙다물었다. 어린 시절 이후 그에게 입 닥치라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예요?" 엘라는 물었다. "누구랑 잤어요?"
상황을 수습할 유일한 방법은 모두 털어놓는 것뿐이다. 테드는생각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여자 보조직원"
"케이지?"
"무슨 소리야!" 테드는 역겹다는 듯 엘라를 쳐다보았다. "내가케이시하고 잘 리가 있어?"
"그럼 누구?" - P310

"내가 당신을 왜 믿어야 하죠? 그거 알아요? 당신을 중요해요.
난 평생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내 감정은 그게 맞아요. 당신을 중요해요. 죽고 싶어. 하나님, 죽고 싶어."
엘라는 침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방안에서 그녀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지마! 들어오면 창문에서 뛰어내릴테니까!" - P311

엘라는 어떻게 하려는 걸까? 지금껏 그녀가 욕설을 입에 담는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처음 델리아의 아파트에서 저녁을 먹었을 때, 그녀는 싱크대의접시를 치우고 테드를 위해 냉장고에서 맥주 한 병을 더 꺼냈다.
"나랑 안 하고 싶어, 테드?" 그는 대답했다. "하고 싶지 당연히 하루 종일 그 생각뿐이었는데." 델리아는 이 대답에 흡족해서 보상해주었다.
관계는 작년에 시작되었다. 작은 계약 하나가 성사됐고, 멜리아와 친한 다른 직원이 차치스에서 열린 술자리에 그녀를 초대했다.  - P312

시계판이 사파이어로 된 스테인리스스틸 롤렉스 시작됐다.
"세상에" 케이시는 입을 딱 벌렸다. "세상에, 사빈! 이건 말도 등돼요! 왜 저한테 이런 선물을!"
"이유가 굳이 필요한가? 괜찮지?" 사빈은 너무나 벅차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케이시가 지원서를 접수했을 경우에 주려고그날 아침 준비한 선물이었다. 일종의 보상이라고나 할까. 사빈은예상치 못한 선물을 주는 것을 좋아했다.  - P322

"당연하지." 사빈은 일부러 오만하게 대답했다. 거의 교태처럼들릴 정도로 통통 튀는 말투였다. 남들에게 베풀 때 사빈은 밝아졌다. 그녀에게 자신이 지닌 모든 돈은 아끼는 사람들을 기쁘게할 때, 그들의 꿈을 지원해줄 수 있을 때의미가 있었다. 그녀는퀸스에서 뛰쳐나온 이 가난한 소녀를 사랑했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때로 물질적인 부가 아픈 가슴을 치료해주기도 한다.  - P323

사빈은 굳게 믿었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을 경멸하는 사빈은 케이시의 우스꽝스럽고 과한 충동, 때로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성격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소녀 안에서사빈은 번득이는 창조성을 보았고, 그 작은 조각 하나를 잘 키워주고 싶었다. 화려한 실패가 안전보다 낫다.  - P323

 알고, 소유하고, 창조하고,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든 고귀한 것들은 실용적이지 않은 원대한 꿈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옹졸함을 싫어했다. 두려움을 싫어했다. 케이시에게 자신의 욕망을 알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빈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증명할 길은 없었지만, 사빈은 직감을 바탕으로 인생의 모든 결정을 내려온 사람이었다.  - P324

인간을 판단할 때 그녀의 눈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 눈빛은 사람의 인격을 모두 드러낸다. 성공한 직물상이었던 사빈의 아버지는 얼굴을 넘어 그 속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가르쳤다. 누군가를 친구로 삼기 전에 아주 오랜 시간 지켜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녀의 아버지에게 친구로 삼을 만한 사람은 드물었다.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는 없다. 그는 인기 많은사람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사람은좋은 연인이 될 수 없는 법이지." 말은 중요하지 않다. 상황이 중요하다. 아버지는 말했다. 절박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아야한다. 그것이 그 인간의 본질이다. 아버지는 경고했다. 사빈은 갑자기 아버지가 그리워서 가슴이 뭉클했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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