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해의 말에 진가는 무안해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진가모는 젊은 혈기에 대장군의 지시가 떨어지기 전에 먼저공부터 세워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병사들을 닦달하여 전속력으로 진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곧바로 적의 진채를 들이쳤으나 적병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고, 군막 앞에 허수아비들만 정다리로 서 있었다. 그런 낭패가 없었다. 그는생애 처음 출전하는 전투에서 적에게 능욕을 당한 느낌이었다. - P25

막고해는 백제의 내부 사정을 이미 꿰뚫어보고 있었다. 백제의 남쪽 진영을 책임지고 있는 달솔라근자가 징집 명령을어기고 꼼짝 않고 있는 것이 결국 대왕의 발목을 잡았다.
만약 대왕이 강제징집으로 군사들을 모아 후군을 거느리고부소갑으로 출동할 경우, 남방의 목자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전쟁 경험이 전혀 없는 진가모를 선봉장으로 내세운 것도 대왕이 내신평 진도를 경계하는 뜻에서였음을 이미 막고해는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 P27

"애초 고구려왕이 부소감을 친 것은 무리수였습니다. 흉년에는 군사를 일으키지 않는 법인데, 부소갑을 차지할 욕심이 앞셨던 것이지요. 선왕께서 부갑을 방어하기 위해 청목령에 튼튼한 석성을 쌓은 것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구려가반드시 부소갑을 노릴 것이라는 걸 선왕께선 미리 꿰뚫어보는혜안을 갖고 계셨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막고해는 선왕인 근초고왕의 선견지명을 은근히 내세웠다. - P28

대왕도 막고해가 갑자기 내부 단속을 주장하고 왕권 약화를걱정하는 이유를 모르지 않았다. 남쪽의 목라근자 세력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는 충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왕 수는 목라근자의 세력을 두려워해야 하는 자신의 내면심리를 애써 강하게 부인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언성이 높아졌고, 그 말투가 엉뚱하게도 막고해를 질책하는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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