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고린도 교회의 다수를 점하는 무식하고 약하고 비천한 부류들이란 당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부류들, 당시 사회의 ‘디그니타스‘와는 거리가 먼 존재들을 말한다. 하나님은 이처럼 "없는 것들", 곧 있으나 마나 한 것들을 택하셔서 세상의 존재감이 있는 것들을 폐기처분하신다. - P91
세상의 비천한 자들을 선택하심으로써 하나님은 세상의 지혜, 권력, 지위가 생명과 구원의 수단이 될 수 없ㄷ는 진실을 폭로하신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님은 이런 세속적 가치 혹은조건들을 효과적으로 ‘폐기 처분하신다‘(28절). - P91
세속적 가치관의 지배를 거부하는 은혜의 부름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초대다. 보다 구체적으로 차별 없는 은혜의 선택에 힘입어 "그리스도안에서 살게 된 삶이다. 하나님은 고린도 신자들을 불러 그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와 교제하게 하신다(1:9). - P92
바로 이 그리스도가 성도들에게 "하나님에게서 난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으로 존재하신다(30절).27 세속적가치의 허망함을 깨우친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가 새로운 삶의 토대이자 추구할 참된 가치가 되는 것이다. 갈라디아서에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그리스도가 사신다" 하고 말한 것과 같다(갈 2:20). - P92
오히려 그리스도는 세속적 가치 자체의 헛됨을 발견하게 하며, 이런 깨달음을 통해 영원까지 이르는 ‘디그니타스‘ 곧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소량"을 우리 삶에 가져다주신다. - P93
그리스도의 지혜는 지금 고린도의 신자들을 현혹하는 세속적 가치로 조작된 편리한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난 지혜", 곧 십자가의 말씀으로 깨우치는 초월적 구원의 지혜다." 그래서 이제 신자들이 자랑할 만한 유일한 가치, 즉 그들이 의지하는 유일한 삶의 토대는 "주님" 이시다. "자랑할 사람은 주님을 자랑하여라"(31절; 고후 10:17; 갈 6:14; 빌 3:3) - P93
바울이 고린도의 영적 상황을 바라보고 묘사하는 어조에는 선지자 예레미야의 영향이 느껴진다. 지혜, 힘 그리고 사회적 위상 이야기는 1세기 고린도보다 더 오래전 고대 이스라엘의 삶이기도 하다. - P93
불순종 때문에 하나님의심판에 직면한 이스라엘을 향해 선지자는 이렇게 경고한다. 여호와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지혜를 자랑하지 말아라. 용사는 자신의 용맹함을 자랑하지 말아라. 부자는 자신의 부를 자랑하지 말아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을 자랑하라. 곧 나를 아는 현명함, 나 여호와가 신실한사랑과 정의와 공평함을 이 땅에 구현하는 자임을 아는 것, 여기에 나의 뜻이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렘 9:23-24, 칠십인역은 9:22-23) - P93
이스라엘은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자기 꾀를 부려 우물을 팠다. 하지만 그것은 "물을 가둘 수 없는 터진 웅덩이다(렘 2:4-13). - P93
그래서 바울은 다시 세상의 조건과 차별을무시한 하나님의 선택과 부르심을 말한다. 그리고 이 부르심에 어울리는 복음의 태도를 회복하라고 촉구한다. - P95
어디나 그렇겠지만, 고린도 교회에서도 분열의 원인은 세속적 가치를 둘러싼 경쟁이다. 이 경쟁 배후에는 그 가치를 확보하고자 하는 욕망이 자리한다. 그 가치가 내게 간절한 이유는 내가 남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기때문이다. 창조주를 무시하고 스스로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영적교만의 사회적 표현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우리의 삶에서 그보다 더뿌리 깊은 욕망도 없을 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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