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무시당하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치떨려했다. 아전으로 평생을 살아오며 관상(上)과 양반들에게 끝없이 굽실거리고 비위맞추면서도 무시는 무시대로 당하는 것이 뼈에 사무쳐 있었다. 학식으로나 머리로나 양반을 못 당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 P94

그는 무시당하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치떨려했다. 아전으로 평생을 살아오며 관상(上)과 양반들에게 끝없이 굽실거리고 비위맞추면서도 무시는 무시대로 당하는 것이 뼈에 사무쳐 있었다. 학식으로나 머리로나 양반을 못 당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 P94

그런데 그아전이라는 피를 잘못 타고나서 당하는 수모고 한이었다. 그 울분을 자신보다 더 아랫것들이나 기생방에서 풀지 않고서는 살아갈수가 없었다. 그런데 기생하게 ,면전에서 무시를 당한 것이었다 - P94

그런데 그아전이라는 피를 잘못 타고나서 당하는 수모고 한이었다. 그 울분을 자신보다 더 아랫것들이나 기생방에서 풀지 않고서는 살아갈수가 없었다. 그런데 기생하게 ,면전에서 무시를 당한 것이었다 - P94

그의 뿌리 깊은 열등감이 마침내 독사대가리처럼 곤두섰다. 그는 치솟는 감정을 신음과 함께 입 안에 사리물었다. 오랜 세월에걸쳐서 익혀온 감정처리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삭여지는것이 아니라 가슴에 새겨졌다. 그런 다음 무슨 방법으로든 앙갚음을 하지 않고는 그는 가슴에 새긴 각인을 결코 지운 일이 없었다. - P96

그의 뿌리 깊은 열등감이 마침내 독사대가리처럼 곤두섰다. 그는 치솟는 감정을 신음과 함께 입 안에 사리물었다. 오랜 세월에걸쳐서 익혀온 감정처리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감정은 삭여지는것이 아니라 가슴에 새겨졌다. 그런 다음 무슨 방법으로든 앙갚음을 하지 않고는 그는 가슴에 새긴 각인을 결코 지운 일이 없었다. - P96

그는 이 세상의 절정의 쾌락을 색정에다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높은 자리에 두는 것이 딱 한 가지 있었다. 그건 다름이아니라 자신을 신분적으로 무시한 자들에 대한 앙갚음에 성공했을 때의 보복감이었다.  - P97

그는 이 세상의 절정의 쾌락을 색정에다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높은 자리에 두는 것이 딱 한 가지 있었다. 그건 다름이아니라 자신을 신분적으로 무시한 자들에 대한 앙갚음에 성공했을 때의 보복감이었다.  - P97

한껏 반가움을 드러냈던 그 남자는 백종두의 그런 태도에 그만무색해져서 옆으로 비켜섰다. 그는 백종두 같은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 기회에 한 번이라도 더 알은체를 해두고 싶었던 것이다. 관청에 있는 사람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해져서 손해될 일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급변하는 군산바닥에 파고들어 잡화상을 벌여놓고 있는 장칠문의 아버지 장덕풍이었다. - P98

한껏 반가움을 드러냈던 그 남자는 백종두의 그런 태도에 그만무색해져서 옆으로 비켜섰다. 그는 백종두 같은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 기회에 한 번이라도 더 알은체를 해두고 싶었던 것이다. 관청에 있는 사람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해져서 손해될 일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급변하는 군산바닥에 파고들어 잡화상을 벌여놓고 있는 장칠문의 아버지 장덕풍이었다. - P98

백종두는 몸을 뒤로 맘놓고 부리며 명령했다. 그는 분명 ‘명령‘했던 것이다. 인력거꾼들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천한 것들이었고, 그는 인력거를 탈 때마다 가마에서 받아왔던 모멸감을 맘껏 풀고 있었다.
- P102

백종두는 몸을 뒤로 맘놓고 부리며 명령했다. 그는 분명 ‘명령‘했던 것이다. 인력거꾼들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천한 것들이었고, 그는 인력거를 탈 때마다 가마에서 받아왔던 모멸감을 맘껏 풀고 있었다.
- P102

그가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창피스러움과 모멸감을 느끼는 것은 사또 행차 때 사또는 가마를 타고 가는데 자신은 걸어서 그 뒤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꼴을 수많은 사람에게 내보이는것이 견디기 어려웠다.  - P102

그가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창피스러움과 모멸감을 느끼는 것은 사또 행차 때 사또는 가마를 타고 가는데 자신은 걸어서 그 뒤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꼴을 수많은 사람에게 내보이는것이 견디기 어려웠다.  - P102

그는 일본식 집에 반한 지 이미 오래였다. 한 일 자로만 된 한옥에 비해 일본식 집은 마루를 중심으로 방과 부엌 같은 것들이 둘러싸듯 배치되어 있는 것이 아주 그럴듯했던 것이다. 변소가 따로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이 좋았고, 특히나 좋은 것은 목욕탕이었다. 집집마다 목욕탕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희한하고도 기막혔던일이었다. - P103

그는 일본식 집에 반한 지 이미 오래였다. 한 일 자로만 된 한옥에 비해 일본식 집은 마루를 중심으로 방과 부엌 같은 것들이 둘러싸듯 배치되어 있는 것이 아주 그럴듯했던 것이다. 변소가 따로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이 좋았고, 특히나 좋은 것은 목욕탕이었다. 집집마다 목욕탕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희한하고도 기막혔던일이었다. - P103

세상은 나날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세상의 변화는 일본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져가고 있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전에 벌써 노비제도를 없애면서 세상의 밑바닥이 한차례 흔들렸고, 동학당들이날뛴 2년 뒤에는 백정을 면천하여 갓을 쓰도록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그 두 가지 변고는 아주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 P107

세상은 나날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세상의 변화는 일본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져가고 있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전에 벌써 노비제도를 없애면서 세상의 밑바닥이 한차례 흔들렸고, 동학당들이날뛴 2년 뒤에는 백정을 면천하여 갓을 쓰도록 허락해 주었던 것이다. 그 두 가지 변고는 아주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 P107

그건 아랫것들이 고개를 치켜들게 만들어준 것인 반면에 그만큼 윗사람들의 위세가 기울어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것은 나라의 지엄한 힘이 아랫것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증좌였던것이다.  - P107

그건 아랫것들이 고개를 치켜들게 만들어준 것인 반면에 그만큼 윗사람들의 위세가 기울어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것은 나라의 지엄한 힘이 아랫것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증좌였던것이다.  - P107

노비의 사슬에서 풀려난 것들이 농군으로 변했고, 그것들이 다시 동학이라는 해괴한 물을 먹고 동학당으로 변해 세상을 뒤집겠다고 낫이며 도끼를 들고 일어나게 되었다. 동학당 중에서 싸움에 앞장을 섰던 포악한 것들은 거의가 노비 출신이었다.  - P108

노비의 사슬에서 풀려난 것들이 농군으로 변했고, 그것들이 다시 동학이라는 해괴한 물을 먹고 동학당으로 변해 세상을 뒤집겠다고 낫이며 도끼를 들고 일어나게 되었다. 동학당 중에서 싸움에 앞장을 섰던 포악한 것들은 거의가 노비 출신이었다.  - P108

결국 나라가 한 발 물러선 까닭에 갑오난리가 일어났고, 그 난리가 일어나자 나라는 다시 두 발 물러나게 되어 백정 같은 천하고 천한 인종들한테까지 갓을 씌워주고 말았던 것이다. 아랫것들 힘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세상이 허물어지게 만든 것이 그 두 가지 변고였던 것이다. - P108

결국 나라가 한 발 물러선 까닭에 갑오난리가 일어났고, 그 난리가 일어나자 나라는 다시 두 발 물러나게 되어 백정 같은 천하고 천한 인종들한테까지 갓을 씌워주고 말았던 것이다. 아랫것들 힘으로 나라가 흔들리고 세상이 허물어지게 만든 것이 그 두 가지 변고였던 것이다. - P108

그건 첫째가 조선관직의 허약해짐이었고, 둘째가 족보가 아닌돈이 말하는 세상이 되어갔고, 셋째가 일본세를 거역하지 말고 업혀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일본말을 배우기 시작했고, 아들에게도 일본어학원을 다니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들놈은 배돌기만 하면서아비의 명령을 거역하고 있었다. - P108

그건 첫째가 조선관직의 허약해짐이었고, 둘째가 족보가 아닌돈이 말하는 세상이 되어갔고, 셋째가 일본세를 거역하지 말고 업혀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일본말을 배우기 시작했고, 아들에게도 일본어학원을 다니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들놈은 배돌기만 하면서아비의 명령을 거역하고 있었다. - P108

마음에 드는 일이었던 것이다. 일본사람들의 깊은 속을 알려면 활동사진을 자주 보아야 한다고 그는 진작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활동사진이란 그 희한한 물건은 보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그것을보다 보면 일본사람들의 생활을 이모저모 소상하게 알 수가 있었다. 더구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무슨 마음을 먹고 사는지를 손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돈값을 톡톡히 뽑는 일이었던것이다. 그래서 어른이 활동사진 보는 것을 점잖지 못한 일로 치부하는 사람들을 그는 비웃었다. - P115

마음에 드는 일이었던 것이다. 일본사람들의 깊은 속을 알려면 활동사진을 자주 보아야 한다고 그는 진작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활동사진이란 그 희한한 물건은 보는 재미도 재미려니와 그것을보다 보면 일본사람들의 생활을 이모저모 소상하게 알 수가 있었다. 더구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무슨 마음을 먹고 사는지를 손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돈값을 톡톡히 뽑는 일이었던것이다. 그래서 어른이 활동사진 보는 것을 점잖지 못한 일로 치부하는 사람들을 그는 비웃었다. - P115

그 속을 디레다볼 줄 알어야 하는 것이여. 일본사람덜이무신 생각얼 허고 사는지, 사람얼 어찌대허는지, 중하게 생각하는것이 무엇인지, 머를 좋아하고 머를 싫어하는지, 여자 어찌 다루는지, 그런 것얼 세세하게 볼 줄 알어야 한다 그것이여 활동사진에서 그런 것얼 미리미리 다배와두면 앞으로 일본사람덜 대허기가그만치 쉴허고, 넘덜보담 빠르게 친해지고, 신용도 더 많이 받을것 아니냐 그 말이여 무신 말인지 알아듣겠어?" - P116

그 속을 디레다볼 줄 알어야 하는 것이여. 일본사람덜이무신 생각얼 허고 사는지, 사람얼 어찌대허는지, 중하게 생각하는것이 무엇인지, 머를 좋아하고 머를 싫어하는지, 여자 어찌 다루는지, 그런 것얼 세세하게 볼 줄 알어야 한다 그것이여 활동사진에서 그런 것얼 미리미리 다배와두면 앞으로 일본사람덜 대허기가그만치 쉴허고, 넘덜보담 빠르게 친해지고, 신용도 더 많이 받을것 아니냐 그 말이여 무신 말인지 알아듣겠어?" - P116

 "이것이 내놓고 헐 소리는 아니다만, 이 조선천지가 일본사람덜 손에 전부 잽힐 날이 낼모레다." 그는 마치 무슨 선언이라도 하듯이 결연하게 말했다. 따라서그 얼굴도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게까지 보였다.
- P118

 "이것이 내놓고 헐 소리는 아니다만, 이 조선천지가 일본사람덜 손에 전부 잽힐 날이 낼모레다." 그는 마치 무슨 선언이라도 하듯이 결연하게 말했다. 따라서그 얼굴도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게까지 보였다.
- P118

참말로 저 무신 새 날아가는 소리여. 꼭 왜놈덜이 조선 집어묵기 바래는 것맨치로 말하네? 백남일은 너무 어이가 없어 아버지를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이놈아, 그리 놀래덜 말어. 이 애비가 누구여 시상 돌아가는 것내다보는 디는 아무도 못 당하는 점쟁이여, 시상이 그리 변허면 어째야 되겠냐 그것이다!" - P118

참말로 저 무신 새 날아가는 소리여. 꼭 왜놈덜이 조선 집어묵기 바래는 것맨치로 말하네? 백남일은 너무 어이가 없어 아버지를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이놈아, 그리 놀래덜 말어. 이 애비가 누구여 시상 돌아가는 것내다보는 디는 아무도 못 당하는 점쟁이여, 시상이 그리 변허면 어째야 되겠냐 그것이다!" - P118

그녀는 아들에게 간곡하게 말했다. 그녀는 남편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 시집와서 지금까지 세상 파란이 적지 않았었다. 그런데 남편은 그때마다 앞을 빈틈없이 내다보고 눈치 빠르게 처신해 한 번도 몸을 다치거나 집안을 흔들리게 한 적이 없었다.  - P119

그녀는 아들에게 간곡하게 말했다. 그녀는 남편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 시집와서 지금까지 세상 파란이 적지 않았었다. 그런데 남편은 그때마다 앞을 빈틈없이 내다보고 눈치 빠르게 처신해 한 번도 몸을 다치거나 집안을 흔들리게 한 적이 없었다.  - P119

파란중에서도 제일 큰 파란은 뭐니뭐니해도 동학당들이 일으킨 난리였다. 그때 사또란 사또는 다 추풍낙엽이었고, 재산 많은 양반들도꽁지에 불붙은 장끼 신세였다. 그러니 이방들이라고 해서 무사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남편은 얼마나 신묘하게 처신을 했던지 동학당에서 세운 집강소에서 일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동학당들이망하기 시작하자 다시 동헌으로 옮겨앉게 되었다.  - P119

파란중에서도 제일 큰 파란은 뭐니뭐니해도 동학당들이 일으킨 난리였다. 그때 사또란 사또는 다 추풍낙엽이었고, 재산 많은 양반들도꽁지에 불붙은 장끼 신세였다. 그러니 이방들이라고 해서 무사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남편은 얼마나 신묘하게 처신을 했던지 동학당에서 세운 집강소에서 일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동학당들이망하기 시작하자 다시 동헌으로 옮겨앉게 되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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