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철도공사를 편하게 하자고 덤비니 그나마 좁은 논밭이사정없이 망가지고 있었다. 논밭이 철길 밑에 묻혀들어 산골사람들은 날벼락을 맞듯 생계가 막막해지는 판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공사장에 부역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71
그런데 철도공사를 편하게 하자고 덤비니 그나마 좁은 논밭이사정없이 망가지고 있었다. 논밭이 철길 밑에 묻혀들어 산골사람들은 날벼락을 맞듯 생계가 막막해지는 판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공사장에 부역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 P71
그러나 산골의 공사는 역시 평지와는 달라 어느 지점에서는 낮은 산줄기를 무질러가느라고 발파작업을 해야 했고, 또 어떤 지점에서는 그것마저 불가능해 굴을 뚫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자니산자락을 끊어내는 일 정도는 예사였다. - P71
그러나 산골의 공사는 역시 평지와는 달라 어느 지점에서는 낮은 산줄기를 무질러가느라고 발파작업을 해야 했고, 또 어떤 지점에서는 그것마저 불가능해 굴을 뚫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자니산자락을 끊어내는 일 정도는 예사였다. - P71
야산마저 피해가는 평야지대의 공사에 비하면 몇십 배 힘이 드는 공사였다. 그러나 왜놈들은 입이나 놀리고 손가락이나 까딱거릴 뿐 그 어려운 일은 전부 조선사람들이 몸을 던져 해내고 있었다. - P71
야산마저 피해가는 평야지대의 공사에 비하면 몇십 배 힘이 드는 공사였다. 그러나 왜놈들은 입이나 놀리고 손가락이나 까딱거릴 뿐 그 어려운 일은 전부 조선사람들이 몸을 던져 해내고 있었다. - P71
갑자기 바뀌는 목도소리에 지삼출은 어리둥절해졌다. 부모형제, 상봉가세 철도공사, 지옥살이 누굴위해, 골빠지나 묻지마라, 뻔헌대답 왜놈발에 발통달기 어얼덜러, 어야데야 - P73
갑자기 바뀌는 목도소리에 지삼출은 어리둥절해졌다. 부모형제, 상봉가세 철도공사, 지옥살이 누굴위해, 골빠지나 묻지마라, 뻔헌대답 왜놈발에 발통달기 어얼덜러, 어야데야 - P73
지삼출은 그 아귀가 딱 맞게 짜인 가사 내용에 놀랐지만 특히 ‘왜놈발에 발통달기‘에 대해서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철도공사에 대해 구구하게 많은 말들을 다 덮어버리는 알짜배기한마디였던 것이다. 그 목소리를 십장들이 들었으면 모두가 채찍질깨나 당했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 P74
지삼출은 그 아귀가 딱 맞게 짜인 가사 내용에 놀랐지만 특히 ‘왜놈발에 발통달기‘에 대해서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건철도공사에 대해 구구하게 많은 말들을 다 덮어버리는 알짜배기한마디였던 것이다. 그 목소리를 십장들이 들었으면 모두가 채찍질깨나 당했으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 P74
"그기 참 난린기라요. 왜놈덜이 철도 놓는 거는 조선땅을 완전혀게 즈그거 맹글자는 수작 아닌교, 그보담 먼저 개항이라캐서 부산이다 인천이다 원산이다 목포다, 조선땅삥삥 돌아감서로 즈그배덜대기존 데 골라서 발판 맹글어놓고 그 담으로 철도를 놓는긴데, 두고 보소, 이놈에 철도가 조선땅근기다고 조선사람 피다 뽑아내는 홈통될 끼니." - P76
"그기 참 난린기라요. 왜놈덜이 철도 놓는 거는 조선땅을 완전혀게 즈그거 맹글자는 수작 아닌교, 그보담 먼저 개항이라캐서 부산이다 인천이다 원산이다 목포다, 조선땅삥삥 돌아감서로 즈그배덜대기존 데 골라서 발판 맹글어놓고 그 담으로 철도를 놓는긴데, 두고 보소, 이놈에 철도가 조선땅근기다고 조선사람 피다 뽑아내는 홈통될 끼니." - P76
"몰르겄소, 잊어불기는 너무 속 씨리는 일이오. 그 나이에 부역끌려나와 돌짐 지는 것도 어디헌디 매타작꺼정 당허니, 요것이 워디 사람 사는 시상인게라." - P81
"몰르겄소, 잊어불기는 너무 속 씨리는 일이오. 그 나이에 부역끌려나와 돌짐 지는 것도 어디헌디 매타작꺼정 당허니, 요것이 워디 사람 사는 시상인게라." - P81
폭음은 연달아 터져올랐다. 한사코 곧게만 뻗으려는철도를 위해 어느 산이 또 상처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 P83
폭음은 연달아 터져올랐다. 한사코 곧게만 뻗으려는철도를 위해 어느 산이 또 상처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 P83
"우째 말버르장머리가 이려 여그가 시방 기생집이여 관청이여." 백종두는 밥을 씹다 말고 옥향이를 쏘아보았다. 좁장한 얼굴에= 화가 돋아 있었고, 눈꺼풀 얇은 작은 눈은 고약해져 있었다. "아이 장난이구만이라. 화내시지가 무색해져 불지요 이." - P85
"우째 말버르장머리가 이려 여그가 시방 기생집이여 관청이여." 백종두는 밥을 씹다 말고 옥향이를 쏘아보았다. 좁장한 얼굴에= 화가 돋아 있었고, 눈꺼풀 얇은 작은 눈은 고약해져 있었다. "아이 장난이구만이라. 화내시지가 무색해져 불지요 이." - P85
"왜년보고 왜년이라고 허는디......." "어허! 요새는 동학당놈덜이 설치든 시상이 아니여 시상이 달라진 것얼 알아야제, 왜놈이 아니고 일본사람이나 일본인이고, 왜년이 아니라 일본여자나 일녀여." - P87
"왜년보고 왜년이라고 허는디......." "어허! 요새는 동학당놈덜이 설치든 시상이 아니여 시상이 달라진 것얼 알아야제, 왜놈이 아니고 일본사람이나 일본인이고, 왜년이 아니라 일본여자나 일녀여." - P87
옥향이는 여전히 눈웃음을 살살 피워냈다. 그러나 속으로는 욕이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 아이고, 날도 더운디저놈이 점점 천불이 일게 허네. 이놈아, 나도 사람인디꼭똥이야 된장이야 허고 찍어묵어 봐야 속이 씨언허겄냐. 기생년이 천허면 사또고 양반들 똥구녀이닐 핥는 아전놈언 귀허디냐 - P88
옥향이는 여전히 눈웃음을 살살 피워냈다. 그러나 속으로는 욕이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 아이고, 날도 더운디저놈이 점점 천불이 일게 허네. 이놈아, 나도 사람인디꼭똥이야 된장이야 허고 찍어묵어 봐야 속이 씨언허겄냐. 기생년이 천허면 사또고 양반들 똥구녀이닐 핥는 아전놈언 귀허디냐 - P88
옥향이는 백종두 옆으로 살짝 다가앉았다. 그녀는 사실 기생도일본말을 배워야 할 정도로 일본세상이 되어가나 싶어 신경이 쓰이기도 했던 것이다. "긴말헐 것 없고, 앞으로 일본사람들 시상이여 일본말 몰라갖고 기생질도 못해묵는다 그것이제." - P89
옥향이는 백종두 옆으로 살짝 다가앉았다. 그녀는 사실 기생도일본말을 배워야 할 정도로 일본세상이 되어가나 싶어 신경이 쓰이기도 했던 것이다. "긴말헐 것 없고, 앞으로 일본사람들 시상이여 일본말 몰라갖고 기생질도 못해묵는다 그것이제."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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