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진은 물론 도당의 결정에 전적으로 찬동했다. 남해여단이전남지역에 발을 붙이고 있는 한 도당의 지도 아래 속해야 하는 것은 원칙이었고, 이 원칙을 남해여단장이 거부할 때는 남해여단은당연히 무장해제시켜 도당유격대로 재편성해야 했다. 그래야만 젊은 총위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고 빛나게 되는 것이었다. 당의 질서앞에 어느 개인도 특권을 누릴 수 없는 일이었고, 남해여단장은 이미 지휘권을 포기함으로써 해당행위를 자행해 왔던 것이다. - P387
봄안개가차면 봄안개가 차는 대로, 가을안개가 차면 가을안개가 차는 대로 낙안벌은 고읍들과 이어지며 그지없이 수려한 풍취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이곳이 벌교의 안풍광이라면, 포구와 중도들판이 이루어내는 풍취는 벌교의 바깥풍광이었다. - P390
착취계급의 정치권 장악으로 부의 편재는 갈수록 심해져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농토로부터 내동댕이쳐졌다. 벌교라고 예외일 수가 없어 해방임시에 저넓은 낙안벌의 주인은 서너사람으로 압축되어 있었다. - P390
만석지기로 불린 그 서너 사람의 기름진 삶을 위해서 들마을들의 그 수많은 사람들은 또 하나 황소의삶을 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지주 중의 한 사람이면서, 그리고인간다운 정리를 가졌던 단 한 사람, 김사용이 이 세상을 떠나게된 것이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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