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었지만 아무리 먹어도 밥처럼배가 불러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그것을 다 알면서도 허리가 꺾이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진달래꽃을따먹어야 했다. 배가 부르지는 않아도 코끝에 스미는 여린 향기와함께 무언가를 씹고 있다는 기분이 당장의 허기를 달래주는 탓이었다. - P387

만약 허명길군이 남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생각해서, 밤중에배가 째지게 아프고/옷에다 그만 설사를 했네/주욱주욱 쏟아진물똥은/진달래꽃 물똥이었네, 이 대목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 글은잘 지어진 글이 될 수 없어요. 이대목이 바로 제일 잘된 대목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 대목, 엄니가 물똥을 닦아내며 그 꽃 많이 묵으먼 뒤져/내 머리통을 쥐어박았네/나는 거짓말로 크게 울었지. 얼마나 눈에 선하게 보이도록 있는 그대로 썼습니까.  - P394

이 지주놈덜도 몰악시럽지만 마름놈덜 악독한 것은 지극묵는 판인디, 그중에서도 오동평이는 질일 것이만, 양반집가 양반보담 곱절권세부리드라고, 마름놈덜허는 행투, 싹꼽에 대창 꽂아뿌러야 써, 씨부랄 놈덜."
김종연이 결기를 부렸다. - P395

어린이나 모다 누르팅팅허니 부황이 들어 멋이 되었거나 묵을 것을 찾어 눈에 불 키고 헐떡기리는 요 허그딜린 꼬라지가 개나 돼지고 머가 달브요. 끝도 한정도 없는 뻘날 걷대끼 허는 요 팍팍하고 징헌 시상살이럴원제꺼지 견디고 살것이요. 인자 시상이 변했구만요. 일정 때가 아니랑께요.  - P397

더 기막히게도, 방죽을 다 쌓고 본께 배불리는 놈덜언 일본놈덜이었다 그것이요. 방죽을 쌓다가 죽기도 여럿 허고, 다쳐서 빙신 된사람도 많고………… 하여튼지간에 저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 삽, 한 삽이 다 가난헌 조선사람덜 핏방울이고 한(恨) 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놈덜이었응께, 방죽 싼 사람덜 속이 워쨌겄소. 허나 그보담도 더 큰 나라 뺏게뿐 못난 처지에 고런 서럼이야 도리 없이 참았다고 혀도, 더 기막힌 꼴은 해방이 되야갖고 벌어지지 않았겠소.  - P417

동척 재산인 저 논얼 불하헐 적에는 응당 소작인헌테 해야만 옳은 순서고 순린다, 미군정청놈덜언 소작인은 제께놓고 지주놈덜허고 짝짝꿍이 되어부렀단 말이요. 중도들판 소작인덜언 거지반 방죽 쌓는 일얼혔던 사람덜이고, 또 그런 집안 자석덜인디, 모다 그 꼴얼 당하고 말었으니 누가 이놈에 시상얼 믿고 따르겄소, 니나이 가심에 쌓이느니 미움이고 원한이제" - P417

 그러나 거기에 옳고 그름이있음은 또한 엄연했다. 인간의 주장으로 공산주의거나 자본주의를내세워 서로 다툼하기에 앞서 부처님은 까마득한 세월 전에 벌써자비의 실천을 가르친 마당에 중들이 소작인을 거느린다는 것은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다. - P422

 대장이라는 염상진이가 예사 물건이 아닌디다가 그 부하라는 것들꺼정 소문난 것들이다봉께 군인이나 경찰은 항시 미꾸라지잡기제라." - P423

숯장시 아덜로 사범학교럴 나온 염상진이가 그렇고, 양반족보 지닌 안씨 문중 태생안창민이도 그렇고, 보성땅 이씨 문중의이해롱이도 아깝고, 땅딸보 하대치에, 조성 오판돌이, 다 젊고 실현 인물들이제라." - P424

글라고는했다. "이 시상에 총안 무선 사람 없응께 정신 채리소, 정신얼 한분 놓치기 시작허먼 자꼬 헛것이 들앉는 법잉께. 남정네가 일 당허먼 예펜네가 강단지고 실하게 버팅겨야 그 집안이 되제, 예펜네가정신 놓고 휘둘려 그 집구석 볼장 다보는 판잉께." 우물터에서왕주댁이 해준 말이었다.  -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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