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 선생, 난 국어 전공이 아니니 말뜻은 잘 모릅니다만, 좋은점이라면 장점이라는 말이 따로 있을 것이고, 특성이라고 한 것은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만이 가지는 특이한 점이라는 말입니다. 나는 강원봉과 유인철이 숨기고 있던 의외성에 놀라지 않아요. 그리고 그들이 감추어 가진 사상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선우 선생이 사회주의 사상을 지긋지긋하게 싫어하는 것이나, 그들이 자본주의 사상을 적대시하는 것이나 결국 획일주의이기는 마찬가지니까요. 내가 놀라는 건 그들이 총살을 당했다는 사실입니다. - P303
"나는 아무것도 아니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를 꺾고 이기려면 모두가 서북청년단처럼 돼야 해요. - P304
서청의 행위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비난이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제주도에서 4·3사건이 발생한 금년부텁니다. 반공을 앞세운 그들의 잔혹행위가 사회적 말썽을 일으킨 것은그들이 확실한 공산주의자만을 처단한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에대한 개인적 감정에 휩쓸려 무고한 양민들까지 무분별하게 살상했기 때문입니다. - P305
이 일본의 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학생들은 너무나 쉽게 알아버렸다. ‘대동아전쟁‘ 발발로 미국이 적국이 되자 영어선생은 자신의옹색한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그런 낯 뜨겁고 치졸스런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는 것쯤 학생들은 환히 알고 있었다. 영어선생은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일본의 우월함과 조선족의 열등함을 비교 대조하며 수업시간을 낭비하는가 하면, 신사참배에 누구보다열성을 보였고, 성전의 승리를 위한 군사교육의 필요성을 훈육주임이 무색할 지경으로 역설해 댔다. 그리고 일본은 앞으로 200년 이상 조선은 물론 아시아의 종주국이 될 거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200년이란 근거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학생들은 따져묻지도 못한채 그 까마득한 세월에 암담해질 뿐이었다. - P310
순천을 점령한 미군이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일정시대 경찰 근무자들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미리 알아 어딘가로 도망을간 그들을 찾아내려고 미군들은 소란을 피워댔다. 삐라를 뿌리고, 다른 지방으로 피한 사람을 지프차로 실어오고, 산속에 숨어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미군들이 산으로 들어가고 하는 소란들이 그들을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채용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알게 된 사람들은 그런 미군의 처사에 반발하는 한편 심한 불신을갖게 되었다. - P312
사람까지 죽어야 하는 수많은 희생만 낸 것이 아닌가. 전체적으로7일, 염상진은 5일 만에 물러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무슨 근거로 이번이 ‘결정적‘이라고 그렇게 단언할 수 있었을까. 미군정이 공산당활동을 불법시하면서 폭력탄압을 감행하기 시작하자 그에 맞서게 된 공산당의 사상정치투쟁은 번번이 좌절을거듭했다. 대구 10·1항쟁, 제주도 4·3사건, 5·10 선거 저지투쟁, 이번 사태까지 좌절은 연속적이었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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