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갑동은 사귀고 있는 간호원 서미향에게 혹시 기혼자가 아닐까하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그건 ‘간호장학생‘들이 피해를 입히고 떠나는 것처럼 광부들 중에서 기혼자들이 총각 행세를 하며 현지 결혼을 했다가 나중에 들통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갑동은 서른한 살이나 먹어 그런 의심을 더 샀다. 스물다섯이면 거의가 결혼을 하는 세태여서 서른하나면 애가 있어도 두셋은 있을 나이였다. 간호장학생들 때문에 간호원들이 유학생을 불신하고 광부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또 기혼자들 몇몇이양심 없이 ‘피아노를 치고 나서는 바람에 정작 총각 광부들이 피해를 입고 있었다. - P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