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그분이 나타난 그저께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줄곧 불안에 떨고 있었다. 식사도 거의 하려 들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리안심시키는 말을 하며 밥을 떠넣어도 어머니는 내뱉을 뿐이었다.
어머니는 밥맛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있는지 자세히 알리라는 의사표시였다.  - P279

신을 윗목 구석에 놓은 소화는 돈전대를 정하섭의 앞에 조심스럽게 밀어놓았다. 정하섭은 그것을 길게 펼쳤다. 전대를 따라 옆으로 쭉 움직이던 그의 손끝이 한 지점에서 멈추었다. 그는 손끝에물기의 감촉을 느꼈던 것이다. 정하섭의 눈이 머무른 부분에는 분명 물기의 얼룩이 번져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것이 소화의 땀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가슴이 뭉클해졌고, 반사적으로 소화를 쳐다보았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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