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회는 향촌 어디에서나 저마다 운영하는 마을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동네마다 당산나무가 있듯 동회가 없는 마을은 없었다. 동회는 마을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하는 대소사에서부터 공동의 질서와 규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모임이었다. - P113

향약은 대개 이렇게 시작되었다.
남녀는 길에서 서로 내외해야 하며, 특히 남자는 부녀자들을 회통해서는 안 된다. 과객에게는 성의껏 밥과 잠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하며, 걸인을 천시하거나 괄시해서는 안 된다. 대소 경조사에는품삯 없이 정성으로 도와야 하며, 주인은 그 고마움을 두고두고 갚아야 한다. 어떤 연장이나 농기구든 빌려주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되며, 빌려가는 사람은 그 물건들을 귀히 쓰되 손상을 시켰을 때는즉시 변상하고 사과해야 한다. 이웃집에 불이 나면 모두 함께 나서서 불을 꺼야 하고, 양식을 갹출할 뿐만 아니라 복구에 정성을 모아야 한다. 옆집 굴뚝에 사흘 가까이 연기가 나지 않는 것을 모르고 지내서는 안 된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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