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규는 가슴이 컥 막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뒤집히는 혼란에 빠졌다. 그까짓 사탕을 얻어먹기 위해서 말 노릇을 하는 아이들의 비굴을 미워했고, 얻어맞고도 아무런 대항을 하지 못하는 비겁을 쥐어박고 싶었었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모두 소작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은 너무나 단순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끼어든 것이 아이들을 도운 게 아니라 오히려 나쁘게 만든 것이었다. - P108

정도규는 뜻밖에도 동회가 있으나마나가 되고, 향약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된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 깨달음과 함께 정도규는 새로운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건 다름 아니라 총독부의 무력지배가 우리의생활까지 얼마나 속속들이 파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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