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적인 그늘만으로도 공허는 박상진의 심중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박상진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왜놈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누구보다 굳게 가진 인물이었다. 왜놈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군대를 양성해야 하고, 군대를 양성하려면 막대한군자금이 있어야 했다. 그 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박상진이 전국적으로 조직한 것이 대한광복단이었다. - P60
공허는 잔잔하게 웃으며 노리개끝을 다듬기에 정성을 모았다. 그양쪽 끝은 번갈아가며 아이의 입에 들어갈 부분이었다. 그노리개는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가리지 않고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그건 젖먹이 아이들에게 젖꼭지 구실을 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잘근잘근 물게 되면 잇몸이 다져져 튼튼해지고, 이가 빨리 솟으면서 이뿌리가 실하게 박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노리개는아무 나무로나 깎는 것이 아니었다. 늙은 대추나무라야 했다. 대추나무가 단단할 뿐만 아니라 모든 악귀를 쫓아 아이를 지키는 것이었다. - P87
공허는 뿌드드득 이빨을 갈아붙였다. 지선이 말하는 그 소문은 과장이 아니었다. 토지조사를 최대한이용해서 그동안 논밭을 늘려온 하시모토는 토지조사가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죽산면을 반이 넘게 차지한 대지주가 되어 있었다. 죽산면 사람들은 그의 땅을 밟지 않고는 동서남북으로 통행을 할수가 없게 된 형편이었다. 그의 토지가 넓어지는 만큼 죽산면 사람들은 그의 소작인으로 변해갔다. 적토마를 타고 들판을 아무런 거침 없이 내달리는 그는 대지주만이 아니었다. 죽산면에서 제일가는 권력자이기도 했다 - P92
그래, 신식공부 더 많이해서 송수익 같은 얼개화꾼 돼갖고 집안망칠라고 그러냐!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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