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우는 다급히 뒤따라나가며 말했다. 염상진은 소작쟁의 때문에 형(刑)을 살고 출감하자 뒤따라나온 징집영장을 피해 자취를감추었었다. 그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찾아온 마음이 너무 고마웠고, 지금으로서는 그렇게밖에 헤어질 수 없는 것이 김범우로서는 너무 가슴 아팠다.김범우는 1946년 1월이 다 저물어갈 즈음에 학병에서 돌아왔다. 집을 떠난 지 꼬박 2년 세월이 흘러 있었다. -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