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혁은 대학 동창이었다. 판사생활을 하던 그는 몇 년 전 일어난 사법부파동 때 사표를 내고 말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법복을벗었지만 젊은 법조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침묵은 사법부까지 지배하고 드는 정치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사람들의 입은 그를 어리석은 자로 몰기 시작했다. - P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