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지워 주는 문방구 ㅣ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16
조규미 지음, 홍지혜 그림 / 살림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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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런 일은 제발 잊고 싶다'라는 생각,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해봤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저에게도 학창시절 참으로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책을 덮을 무렵, 최근 아이를 키우면서까지도 잊고 싶었던 일들 마저도 생각나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보니, 작가의 말처럼 당시 그렇게 힘들었던 일들은 지나고 보니 '별 일 아니었던 것'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 때는 정말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처럼 느껴졌던 일들조차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 [기억을 지워 주는 문방구]를 읽다보면, 주인공들의 아픔이 곧 내가 겪을 수도 있고, 혹은 내가 겪었을 법한 힘든 일이란 생각에 마치 우리 반 친구에게 일어난 일인듯 푹~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소풍을 갔다가 친구 해아의 가방을 맡아주게 된 미지는 해아의 아끼는 휴대폰이 사라지자 휴대폰 도둑이란 누명을 쓰고 맙니다. 사실 해아와 4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미지는 해아때문에 수행평가에 빵점을 받게되었고, 뒤 늦게 이 일을 알게 된 엄마가 나서게 되자, 해아는 담임선생님에게 꾸중을 듣고,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미지를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리기 시작하죠. 하지만 학년이 바뀌어서도 해아와 같은 반이 된 미지, 엄마는 학기 초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작년 일을 이야기 하며, 미지와 해아 사이에 부딪힐 일이 없도록 미리 조치를 취합니다. 덕분에 해아와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은 미지를 감싸게 되고, 그러면 그럴 수록 해아는 미지에게 더욱 앙심을 품게 되고, 친구들 사이에 미지를 더욱 따돌릴 뿐입니다. 소풍날도 해아에게 도둑이란 누명과 더불어 심한 말까지 들었던 미지는 친구들을 피해 지나다가 우연히 '귀신딱지 문방구'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귀신딱지 문방구'는 문을 열은 날이 거의 없어서 운이 좋아야만 들어갈 수 있으며, 이 곳엔 희한한 장난감이 많다는 소문이 돌았는데요. 그 귀신딱지 문방구에 들어가게 된 미지는 귀신딱지 문방구 주인인 짝짝이 눈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할머니에게서 '오늘을 잊는 초콜릿'을 받게 되죠. 긴가민가 하며, 초콜릿을 먹은 미지는 집으로 돌아오다가 가방을 문방구에 놓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곳으로 돌아가 가방을 가지고 나오던 중 한 여자아이와 부딪힙니다. 그리고 다음 날, 미지네 반에 새 친구 우정이가 전학을 오는데요. 미지의 짝이 된 우정이 역시 같은 날 '귀신딱지 문방구'를 찾았던 아이였죠. 둘 다 기억을 잊는 초콜릿을 먹은 아이는 사실 서로의 짝꿍이었습니다.


 

 왕따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지만. 그 왕따가 된 배경은 서로 달랐고, 우연하게 먹은 기억을 잊는 초콜릿이 서로의 기억을 바꿔놓으므로써 각 자가 처해졌던 상황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소통을 통한 이해가 더해져 그 둘은 '왕따'의 고통에서 차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잊고 싶었던 기억을 잊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 즉시하고, 상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극복하려는 의지가 빛이 난 동화. 더욱이 '왕따'란 소재를 피해자의 고통에 초점이 아닌, '왕따'를 당하는 두 아이의 소통으로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에 초점이 맡춰져 있어 기존 '왕따'를 다룬 이야기와는 조금 색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또, '기억을 잊어주는 귀신딱지 문방구' 같은 참신한 소재도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하고 말이죠.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읽다보면, 아이들은 더욱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힘든 일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소통하여 해결하는 방법을 실천해본다면, 더욱 문제는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것 말이죠. 그리고 추신에서 그녀가 말했듯, 지나고보면 '별 일도 아닌 것'이 될 수 도 있는 일 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고민이 있다면 그 고민의 무게를 좀 덜 수 있게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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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개미의 결혼식 ㅣ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수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이영림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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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에서도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면서 초등입학 전인 아이에게 책을 읽고,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선배 맘들에게 전해들었다. 나 역시 수학지도사 수업과정을 통해 현재 교과 과정이 어떻게 운용이 되는지 이미 경험해봤기에 우리 아이에게도 좀 더 다양한 수학동화를 접해주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현재 집에 있는 수학동화 전집은 오래되기도 했고, 아이가 한 참 보더니 요즘은 흥미를 잃은 듯 해서 한 질 더 구입해주고 싶으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고.... 그래서 서점에서 여러 유형의 다양한 수학동화 책 단행본들을 아이에게 소개했지만 생각보다 아이의 반응은 그저 그랬다. 그러던 중에 와이즈만북스에서 나온 <수학 개미의 결혼식>을 알게 됐고, 좋은 기회로 아이와 함께 읽어 볼 수 있었는데... 예상 외로 아이의 반응도 좋았을뿐더러 이야기도 재미있고, 거기에다가 수학적 개념 풀이도 잘 되어 있으며, 수학에 덧붙여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는 팔방미인의 수학동화란 생각이 들었다.
 


[수학개미의 결혼식] 첫 페이지를 펼치면 수학교과서 관련해서 1학년 1학기와 2학기, 그리고 2학년 1학기에 어떻게 관련된 내용인지와 더불어 통합교과에서의 내용까지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례를 살펴보면 1학년 1학기 첫 수학 개념인 5까지의 수, 9까지의 수, 50까지의 수와 100까지의 수를 각 주제별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개미에게 배우는 과학이라고 해서 개미의 활동과 생활, 진딧물과의 관계 등 개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도 다뤄질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교과서에서의 학습목표가 있듯이 이번 이야기에서 다뤄질 수와 과학적 개미에 대한 접근 방법이 제시되어 있기에 스토리텔링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놀이터에서 그림 숙제를 하고있던 아리는 동생 아현이가 그만 숙제에 아이스크림을 흘리는 바람에 개미들이 그림 위로 몰려들게 된다. 이런 개미들을 보며 속이 상한 아리를 보고, 아현이는 물을 부어 개미를 쫓아주겠다고 하고, 만류할 틈도 없이 사건은 커지고 만다. 애꿋은 개미가 미운 아리는 개미들을 괴롭히던 중 같은 반 친구 민재를 만나고, 개미를 괴롭히지 말라는 말에 속이 상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먼저 돌아온 아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에게 안기고, 그런 아리에게 돌아오는 건 엄마의 잔소리. 속이 상한 아리는 울다가 잠이 들고, 잠에서 깬 후 개미로 변한 스스로를 보며, 깜짝 놀라고 마는데...
 개미가 된 아리는 개미들과 더불어 다양한 개미들의 생활을 살펴보며, 그 속에서 수를 깨우쳐나간다는 내용.
얼핏보면, 황당할 수 있으나, 이야기를 읽다보면 1학년 아이들의 시선 잘 맞춰져서 또, 수학적 개념이 하나하나 내용에 잘 녹아있어 읽는 아이들로하여금 정말 자연스럽게 개념이해가 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거기다 아이와 함께 읽다보니, 개미에 대해 내가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도 알 수 있어서 좀 더 흥미로웠다. 우리 큰 아이는 이 책에서 접했던 '가위개미'를 지난 주 아빠와 한 TV 프로그램을 보며, 아빠에게 가위개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늘어놓는게 아닌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다양하게 접해왔던 숫자와 수의 개념을 머릿속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해 나갈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개념들은 만화를 도입해서 좀 더 이해를 돕고 있으며,


이야기 곳곳에 아이들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는지 확인해 볼 기회도 있어서 좋았다.




또한 자릿수 설명에 대한 부분도 기존에 아이에게 이해시키는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끝 부분에는 개미의 구조와 더불어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개미들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어
아이들에게 수학과 과학 여러모로 좋은 책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다양한 수학동화들을 접했는데... 기존의 동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구체적이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수개념의 이해가 있어서 좋았고, 그와 더불어 과학적 지식 또한 쌓을 수 있어 더없이 만족한 수학동화였던 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와이즈만 북스의 다른 수학동화들도 아이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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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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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시절 방송활동을 했던 나는 음악에 빠져 있는 사람들보다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해도, 음악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래도 꽤~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빠순이는 아니어도, 나만의 음악적 취향이 남들과는 조금 달랐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랬던 나의 시절들은 바람에 흩어진 모래처럼 잊혀져 갔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시절을 회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조금씩 여유가 생길무렵 나는 다시 라디오를 켜기 시작했고, 그 때 그 시절의 음악들을 접하면서 잊었던 나의 그 시절을 떠올렸으며, 우연찮게 시작했던 방송모니터 활동으로 인해 그 시절 챙겨듣지 못했던 음악들까지도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 생겼다. 거기에 한 몫 더 했던 것은 바로 운전. 장롱면허를 탈출하고, 내 차가 생기면서 운전하는 시간은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었고, 덕분에 음악과 더불어 추억을 떠올리는 행복을 자주 누리게 됐다.

 

 그랬던 이 시점,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가 책을 냈다는 말에 그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했다.

그랬기에 지금 내가 읽어야 할 책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음에도, 단연 [청춘을 달리다]가 도착한 날부터 난 책과 음악을 동시에 손과 귀에 움켜쥐었다.

 

 음악평론가이자, 작가인 배순탁의 개인적 경험과 더불어 그가 선택한 훌륭한 뮤지션과 그 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청춘을 달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난 저자의 세대보다 약간은 이후의 세대이기에 음악과 시대적 상황에 있어서 공감대 형성이 좀 부족할 듯 했지만,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과 관련된 작가의 두둑한 경험담과 곡이 완성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음악적 배경들, 이론들에 대해 거침없이 담겨 있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충분히 그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그가 최고의 찬사를 날리며 선택한 뮤지션들이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뮤지션들과 아주 커다란 교집합을 형성하기에 더욱 고개를 끄덕이고, 당시 작가의 마음을 상상하고 헤아려보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그가 선택한 음악가의 음악들을 하나하나 재생시켜 들으면서, 때로는 익숙한 음악에 낯선 느낌을 받기도 하고, 또 내가 몰랐던 명곡들을 알게 되어 마치 남들은 모르는 나만 아는 보물을 얻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배철수 아저씨가 소개하던 멘트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나의 아픈 시절을 어루만줘줬던 곡들, 그리고 한동안 '마왕'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됐던 밤들, 그에 의해 다양한 음악적 이론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한결같이 내가 사랑하는 '토이'와 '유희열'. 나에게 '윤상'이란 가수를 알게 해줬던 초등학교 4학년 단짝 효진이. 그리고 33의 아줌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윤상의 펜인 대학 동기 지혜. 가벼운 듯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윤종신에 대한 끌림. 노래방에 가면 <말달리자>로 꼭 마무리를 했던 중학교 동창 현주. 낮에 고된 육아와 더불어 밤에 혼자 녹음된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비비고 모니터 파일을 작성하던 때 흘러나왔던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 그리고, <청춘을 달리다>를 읽으면서 듣고, 또 듣게 된 제프 버클리의 <Grace>까지.  음악을 통해 다시 그 시절을 달리는 기분이, 막 쏟아진 빗줄기가 조용해진 밤, 새로운 밤공기를 마시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할까. 이 책은 친절하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저절로 음악에 손이 가고, 귀가 쫑긋해지고, 그렇기에 참으로 매력이 있다. 

 

 사실 난 그 시절이 청춘이었지만, 지금도 '청춘'이라고 자부하며 살기에, 현재 역시 청춘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갈 수록 하루하루 그 때보다 더 녹록치 않고, 그 때보다 더 걱정도 많으며, 그 때보다 열정도 덜하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그 시절을 떠올리고, 그 시절의 음악을 되돌려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 때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시절의 마음이 조금씩 스쳐지나간다.

 

 지금이 고되고 힘들고, '과연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으련가?' 하는 의구심으로 머리가 아픈 그대여. 이 책 <청춘을 달리다>로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런지? 당신의 '청춘'과 함께 햇던 음악을 입가에 머물게 하다보면, 추억의 힘이 현실을 녹록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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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4
에밀리 테이시도르 지음, 가브리엘라 루비오 그림,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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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누나는 항상 고민이 너무 많아~!"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온 남동생에게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했더니만 대뜸 나에게 이런 말을 했더랬다. 고민이 많다구?

그래. 사실 나도 안다.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라는 것. 하지만 좀 처럼 나의 그런 성격의 일부분을 고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나 스스로를 많이 힘들게도 했다. 그런데.... 예민한 우리 큰 아이에게서 가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한 편으로 안쓰럽고, 얘가 나와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를 읽으면서, 고민은 단순히 복잡한 머릿 속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의 소원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됐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숲 속 동물들은 개미 미가가 코끼리의 고민을 해결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마다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미가를 찾아가곤 한다. 자신의 몸이 건널목 같아 친구들이 밟고 다녀 속상하다는 얼룩말에게는 신호등 같은 안경을 껴보라고 조언해주고, '당나귀 귀','당나귀 같은 느림보' 등 자신의 이름이 좋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는 게 싫었던 당나귀에게는 '당나귀' 자신이기에 그런 별명으로 불릴 일이 없으니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는 미가. 그 후로도 동물들은 계속해서 미가에게 본인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다. 그러다 동물들끼리 몸싸움이 나고, 미가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법사 미가로 변신해 다닐테니 자신의 고민을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숲 속 동물들은 그 때부터 본인의 고민을 큰 소리로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다보니 동물들은 그 고민이 결국 본인들의 소원임을 알게 되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각자 노력을 하기 시작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동물이 되어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노력을 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도 생기게 된다. 그런 고민들을 들어주던 미가는 이제 그만 지치고, 산책을 나갔다 아주 작았던 호두나무가 어느 덧 하늘 높이 자란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교훈을 얻고, 또 다시 수퍼 개미 미가의 손길이 필요 한 일이 없는지 궁리하며, 떠나간다.

 

 사실 고민거리를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는 그런 고민을 해봤을 법한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해 나가본 일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또, 고민거리에 대해 좀 더 본질적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 가끔은 고민이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그 고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 고민을 해결 못하고 끙끙 거리기도 하지만, 그 고민을 종이에 적어 보고, 하나하나 정리해봄으로서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 삶의 이러한 과정들이 고스란히 이야기 속에 녹아 있어서 동화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 동화 속의 현명한 주인공에게 삶의 진리를 또 한 번 깨닫고, 느끼게 되는 책이기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인 듯 하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면 마법같은 큰 힘이 생겨. 거기에다 용기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 그 힘은 더 커지지. 노력과 바람을 합하면 슈퍼 마법이 돼. 슈퍼마법사, 나처럼 말이야." -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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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만화방 ㅣ 이야기 별사탕 1
송언 글, 강화경 그림 / 키다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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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동화는 무엇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한 사람 한 사람 마음 속에서 일깨우는 것'이란 동화작가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쓰여진 동화 중에도 지금 시대엔 만나 볼 수 없는 소재들로 쓰여진 글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 속에서 고스란히 그 동화 속의 인물들의 감정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책 [우리 동네 만화방] 역시 그런 동화 중에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만화방'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상상의 나래를 폈던 과거의 아이들의 추억. 7살, 5살 우리 아이들이 만났던 만화방은 국립어린이민속 박물관 앞의 오래전 만화방을 재연해 놓은 곳이었다. 창문 속에 여러 만화 책이 전시되어 있고, 난로와 나무 의자, 테이블이 있는 만화방은 어쩌면 그냥 옛날 건물, 옛날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것에 불과했으리라. 하지만 이 책 [우리 동네 만화방]을 읽고 난 후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 속의 만화방은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그 때, 부모님은 허리가 휘도록 일하느라 소년은 눈 먼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게 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소년은 이야기 나라에 푹 빠지게 되고, 그것으로 행복했으나, 할머니가 갑자기 앓아 눕게 되고, 그 길로 눈을 감으시게 되자 이야기가 없는 세상을 맞이하는데....

 

 

그 무렵, 동네에는 만화방이 생기고, 만화방을 드나든 아이들은 그 곳에 가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고 하지만 소년은 만화방에 갈 수 없을 만큼, 꼭 그만큼 가난했더랬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엄마는 소년에게 머리를 자르고 오라며 30원을 손에 쥐어주고, 소년은 그 길로 이발소가 아닌 만화방에 가서 하루해가 저물도록 이야기에 쏙~~ 빠져 그만 이발소에 갈 것을 잊어버린다. 결국 허둥지둥 이발소로 향하여서는 이발소 아저씨의 저녁상을 물리고, 머리를 맡기는데...  이발하라고 주신 돈으로 만화를 본 소년에게 남은 돈은 단 10원. 10원으로 깎을 수 있는 머리는 빡빡 머리였기에 소년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밀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소년의 이야기 사랑은 멈출 수가 없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나중에 가난해 진다고 하시던 부모님의 걱정과는 다르게 소년은 작가가 되고,

오늘도 이야기를 쓰고, 또 고치느라 하루를 보내며, 이야기를 사랑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책에 담는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소년이 되어 소년의 그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책 [우리 동네 만화방].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며,

 "예전에 집들은 아파트가 없었고, 이렇게 산꼭대기까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 그리고 이발소, 만화방도 있었고, 그 곳은 이런 곳이었지."  

하곤,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처럼 옛날 풍경을 이야기 해주다보면 아이들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는 부모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만화방, 이발소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그림책이다. 게다가 그림 또한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 그리고 옛 냄세가 물씬 풍기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 내용을 더 없이 잘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지긋한 나이에 세상에 대한 따스한 작가의 안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우리 동네 만화방] 아이와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누고픈 부모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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