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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4
에밀리 테이시도르 지음, 가브리엘라 루비오 그림,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1월
평점 :
"누나! 누나는 항상 고민이 너무 많아~!"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온 남동생에게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했더니만 대뜸 나에게 이런 말을 했더랬다. 고민이 많다구?
그래. 사실 나도 안다.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라는 것. 하지만 좀 처럼 나의 그런 성격의 일부분을 고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나 스스로를 많이 힘들게도 했다. 그런데.... 예민한 우리 큰 아이에게서 가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한 편으로 안쓰럽고, 얘가 나와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를 읽으면서, 고민은 단순히 복잡한 머릿 속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의 소원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됐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숲 속 동물들은 개미 미가가 코끼리의 고민을 해결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마다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미가를 찾아가곤 한다. 자신의 몸이 건널목 같아 친구들이 밟고 다녀 속상하다는 얼룩말에게는 신호등 같은 안경을 껴보라고 조언해주고, '당나귀 귀','당나귀 같은 느림보' 등 자신의 이름이 좋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는 게 싫었던 당나귀에게는 '당나귀' 자신이기에 그런 별명으로 불릴 일이 없으니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는 미가. 그 후로도 동물들은 계속해서 미가에게 본인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다. 그러다 동물들끼리 몸싸움이 나고, 미가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법사 미가로 변신해 다닐테니 자신의 고민을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숲 속 동물들은 그 때부터 본인의 고민을 큰 소리로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다보니 동물들은 그 고민이 결국 본인들의 소원임을 알게 되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각자 노력을 하기 시작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동물이 되어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노력을 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도 생기게 된다. 그런 고민들을 들어주던 미가는 이제 그만 지치고, 산책을 나갔다 아주 작았던 호두나무가 어느 덧 하늘 높이 자란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교훈을 얻고, 또 다시 수퍼 개미 미가의 손길이 필요 한 일이 없는지 궁리하며, 떠나간다.
사실 고민거리를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는 그런 고민을 해봤을 법한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해 나가본 일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또, 고민거리에 대해 좀 더 본질적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 가끔은 고민이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그 고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 고민을 해결 못하고 끙끙 거리기도 하지만, 그 고민을 종이에 적어 보고, 하나하나 정리해봄으로서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 삶의 이러한 과정들이 고스란히 이야기 속에 녹아 있어서 동화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 동화 속의 현명한 주인공에게 삶의 진리를 또 한 번 깨닫고, 느끼게 되는 책이기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인 듯 하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면 마법같은 큰 힘이 생겨. 거기에다 용기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 그 힘은 더 커지지. 노력과 바람을 합하면 슈퍼 마법이 돼. 슈퍼마법사, 나처럼 말이야." - 5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