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3
소피 포셰 지음, 카라 카르미나 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그림을 그리는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위인 중 한 명인 프리다 칼로.

 아직 그녀의 생을 전부 이해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 만화 위인전 <wHo?프리다칼로>를 읽힌 적이 있다. 아이는 한동안 프리다칼로의 이야기를 했고, 그녀의 척수성 소아마비나 사고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워했다. 보기보다 감성이 풍부한 아이에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준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프리다 칼로에 대해 좀 더 아이의 시선에 맞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먼저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최근 그런 그림책을 만나 소개해보려고 한다.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이 책은 프리다 칼로를 무척 존경하는 배우이자, 작가이며, 프로그램 진행자이기도 한 소피 포셰란 작가와 멕시코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카라 카르미나의 그림으로 이루어져있다. 멕시코인인 프리다 칼로의 인생 배경이나, 그녀의 그림들을 떠올릴만한 분위기를 여러모로 가진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림과 색감들, 그리고 파란만장한 프리다의 일생을 각양각색으로 잘 나타내고 있어서 아이들의 시선에서 프리다칼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니까.

 


프리다는 멕시코 코요칸에 살고 있다. 코요칸은 아즈텍 사람들 말로 '코요테의 땅' 이라는 뜻.
선인장과 펄럭이는 자수들, 그리코 하얀 코요테들 가운데 프리다를 그려 넣었다.
코요테의 후예인 프리다.  

이 장면을 시작으로 작가는 사회 속에서 프리다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 각 장마다 그녀의 모습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빨간 배경 안에 파란 색벽으로 둘러 쌓인 프리다의 집, 멕시코에 가면 그녀의 박물관 주변 역시
이처럼 파란 벽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하던데... 집이 온통 파란색이라 '카사 아줄' 멕시코어로 파란 집이라고 부른단다.
커다란 정원이 있고, 숨을 데도 많아서 '숨바꼭질을 하는 프리다'. 그녀가 뛰어 놀던 공간을 그림으로 가지고 왔다.
자세히 보면 사진을 뽑고 있는 아빠와 음식을 만드는 엄마도 보인다. 

딸 넷 중 셋째였던 프리다는 사진작가인 아버지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아버지를 영웅으로 여겼으며, 아버지를 잘 따라 사진을 뽑을 때 조수 역할도 해냈다고 하니까.


이 책을 보다보면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엿보는 것 외에 그녀가 살았던 멕시코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죽은 자들의 날'이다. 우리 아이도 이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제사 문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죽음에 대한 의식,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도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을 그림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척수성 소아마비에 걸린 사실을 알고, 슬퍼하는 엄마와 프리다, '나는 속상한 프리다'
그림에 보면 시무룩한 프리다와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는 달 마저도 슬퍼한다.



다리를 절뚝절뚝 걷고, 발이 뒤틀려버린 프리다는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고,
그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하는데...
빨간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프리다를 보니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진다.


척추성 소아마비에 걸려 슬퍼하던 프리다가 천하무적 프리다로 변해 현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은연중에 어려움에 빠졌을 때 슬퍼만 하지말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배워가길 바란다면 엄마의 지나친 욕심일까?  



학교에 왔던 디에고 리베라를 보고 사랑에 빠졌던 프리다 칼로.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사고로 인해 몸이 깨진 도자기 인형처럼 산산조각 부서진다.
그림 속에 해골을 한 여자가 프리다를 방망이로 두드리고 있고, 주변의 사람들은 손을 들고 환호를 하는데
이건 어떤 의미로 작가가 그린 것일까 궁금해졌다. 그냥 내 생각엔 '산산조각 부서진 프리다'란 결국 사고 전의 프리다와 사고 이후의 프리다로 인생이 나뉘어 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석달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거울 속 자신만을 바라봤던 프리다.
앞에서 나오지만 프리다는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랬던 그녀에게 그림은 또 한 번의 인생 역전의 기회로 다가온다.


침실에 누워 그림을 그렸던 프리다 칼로.
그녀의 침실 주변에 그려진 그녀의 작품들. 아이와 실제 작품들을 찾아보고, 비교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프리다 칼로의 시선에서 프리다 칼로의 여러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림 책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마지막에 작가의 물음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 이제 네 이야기를 들려줘. 너는 누구니?"
우리 아이는 요즘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드는 중이다. 프리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신에 대한 그림책이라나. 숨기고 싶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면 역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하는 그림책.
책의 앞과 뒤 속지 속의 다양한 프리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질문해보고,
프리다를 보고, 또 보면서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 이 글은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 카페>를 통해 한울림어린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리 사계절 그림책
안녕달 지음 / 사계절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리' 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나에게도 떠오르는 메리들이 있다. 어린 시절 시골 외갓집에서 만났던 하얀 강아지, 메리는 눈매도 깊고, 통통해서 우리를 참 잘 따랐다. 보드라운 털도 털이지만 따뜻한 체온이 좋아서 무릎 위에 올려 놓고 곤히 잠든 강아지 등을 쓸고 또 쓸어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그 날 이후 오랜만에 외갓집을 방문했을 때, 무슨 이유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메리를 찾을 수가 없어서 힌 참을 슬퍼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태어났을 무렵 외숙모께서는 손바닥만한 골든 리트리버를 가족으로 맞이하셨고, 이 친구 또한 이름이 '메리'였다. 명절 때마다 찾아가는 외갓집인데 메리는 우리 아이보다 급속도로 빠르게 성장을 했고, 지금은 일어서면 나보다도 더 큰 몸이 되어버렸다. 이런 이유에서 안녕달 작가의 <메리>라는 그림책이 나왔다는 말에 이름에서부터 그저 반갑고, 궁금했다. 과연 어떤 메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그림책<할머니의 여름휴가>를 보며, 안녕달 작가가 좋아졌다.
그래서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제주도였던가? 시골에서 그림책을 그리고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이 그림책 또한 작가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만난 여러 할머니와 여러 메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우리는 소도 없고, 닭도 없고, 개도 없고, 우리도 강생이 한마리 키우자."

새해 아침 할아버지가 강아지를 키우자는 말씀을 하시는데...
구수한 사투리 끝에 묻어나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어쩐지 귀엽다.


할아버지의 바람대로 아버지는 옆 동네에서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오셨고,

아이들은 강아지라는 말에 환호를 지른다.


강아지를 데리러 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미소,

그리고 아이들의 시선마저 참으로 사랑스럽다.



집 안에 있는 재료들로 강아지의 새 집을 지어주는 가족들,

하얀 강아지를 보며 할아버지는 색깔이 있어야 좋다고,

강아지는 빨간색이 좋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 작가는 할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곧 죽음을 앞에 둔 상태임을 암시해주는 듯 하다.


할머니는 강아지에게 '메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새하얀 강아지가 어른이 된 어느 날, 메리를 키우자고 제안했던 할아버지는 하늘로 가버리셨다.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 흔들 하는 메리.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메리는 그 슬픔을 견디는 힘을 주는 존재가 된다.




사실 할머니가 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고, 전전에 키우던 개도 메리였으며,

할머니 동네 개들은 다 메리란 이름으로 불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 외갓집의 여러 메리들도 한 마리 한 마리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어느 날 메리 곁에 떠돌이 개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메리는 새끼를 세마리나 낳았다.
그런데 이 강아지들에겐 아직 이름이 없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는데 아이가 이 장면에서 나에게 물었다.
"엄마, 그럼 이 강아지들도 다 메리겠네요?"
"글쎄, 메리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메리라고 불리지 않을 수도 있지."

동네 개들이 모두 메리였고, 메리란 이름이 많으니 아이 생각엔
메리라고 불리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하는데...

동네 개들이 모두 '메리' 이지만
메리와 함께 하는 가족들만의 특별한 메리이기에
각 집집마다의 메리는 특별한 메리들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할머니댁엔 '메리'는 한 마리어야만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는 집에 놀러온 옆 동네 할머니에게 메리의 새끼를 한 마리 선물하고,


배달 온 슈퍼집 할아버지에게도 새끼를 한 마리 보낸다.
그러면서도 가끔 데리고 와서 엄마를 보여줘 달라고 부탁하는 할머니.
그 따뜻한 마음이 전해온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리는 옆집 춘자할머니 손녀에게 보낸다.
부모가 이혼을 해서 할머니에게 왔던 아이, 그 손녀의 외롬움을 달래주기 위해서... 


이제 다시 할머니 집엔 다 자란 메리만이 남게 된다.
추석이 되고, 할머니의 자녀들과 손녀들이 다녀간 날 저녁,
상다리가 부러질만큼 반찬은 많은데 할머니는 덩그러니 혼자 저녁상에 앉는다.
그러다 메리 생각에 밥상을 들고 나오는 할머니.


맛있는 것도 나눠 먹는 할머니와 메리.
이 장면을 보면서
처음에 강아지를 키우자고 했던 할아버지는 미래의 이 날을 예견했기에
강아지를 키우자고 했던건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봤다.

그림책 곳곳에 마치 우리 시골집에 가보면 만날 법한 할머님들과 시골 풍경들이 펼쳐있다.
TV프로그램 1박 2일을 보다보면 진행자들이 만나는 넉넉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 책 <메리> 속에도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짠 하기도 했다가
웃음도 났다가 그립기도 했다가 그렇게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짓지 않고 꼬리를 흔드는 메리.
어쩌면 외로운 할머니의 마음을 대변하는 친구라서
누구라도 반가운 그 마음을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할머니네 집 <메리>를 만나다 보면
우리 기억 속의 '메리'와 '메리'는 아니지만 메리와 비슷했던
각자만의 강아지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각자만의 <메리>들에게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과 행복에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편안하게 책장을 넘기다보면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그림책 <메리>.
마음 속에 따스함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책 외에 대가 없이 솔직하게 느낀 점을 작성한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싸움 Dear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에서 배웠는지 큰 아이가 집에 오더니 

 "엄마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일까요? 아닐까요?" 
한다.전에 기사에서 봤던 적이 있었지만 슬쩍 모르는척
 "글쎄"
 하고 답했더니.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래요. 저기 산골에는 물이 부족해서 급수차가 가는 곳도 있었대요."
 라고 하는 아이. 그런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그림책 [물싸움]이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서 출판사별 그림책들을 목록을 보다가 유독 눈이 갔던 작품인데 운 좋게 서평을 쓰면서 만나게 됐다.
 요즘 아이들, 특히 도시의 아이들에게 생소한 이야기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이야기. 표지의 제목, 그리고 이글거리는 태양,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그 진지함에 책장의 무게가 무겁게 넘어간다.





마지막 모내기를 끝낸 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던 논, 논에 물을 대는 보가 있는 곳에 슬쩍 번진 물감이 논바닥이 얼마나 목이 마른지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지독한 가뭄이라는 것을 빨갛다 못해 검게 타는 태양에서도, 그리고 내리 쬐는 빛을 나타내는 붓터치에서도 느낄 수 있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눈으로 하늘을 보는 농부들. 그 누구의 눈빛 하나 헛점이 없다.





타들어가는 어린 벼, 마치 태양이 이글이글 끓고 있는 그 가운데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어린 싹의 모양처럼 애처롭다. 





급기야 서로 자기 논에 물을 대겠다고 물싸움이 시작됐고, 윗마을과 아랫마을 사람들은 옷깃만 스쳐도 으르렁 거렸다.  





 그러자 늙은 농부가 "팻물!"이라고 외치는데 사실 나도 처음 알았다. "팻물"이 무엇인지.




물싸움을 막기 위해 예전 부터 행해오던 불문율인 팻물! 역시 조상님들의 지혜를 이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동네 사람들이 서로 잠도 자지 않고, 교대로 보를 지키지만 그와중에도 자기 논에 물꼬를 트는 농부가 생긴다. 얼마나 극심한 가뭄인지, 타들어가는 농부들의 속마음과 이럴 때 솟아나는 인간의 욕심을 작가는 그림으로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 때 때마침 비가 내리고, 벼들이 하나둘 일어선다. 쩍쩍 갈라지던 논바닥도 보이지 않고, 보를 가득 채운 빗물이 쉼 없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참으로 시원하다.





 기어이 눈물을 흘리는 농부. 하늘에, 비에 대한 고마움의 눈물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쌀 한 톨의 무게를 
하늘도 땅도 농부도 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을 본 이들 역시 그 무게를 가늠해본다. 






 밥을 남기는 아이들, 물을 펑펑 써대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그림책을 함께 보고 싶다. 농사 짓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농부의 마음이 어떤건지 나누고 싶어지는 아이들과 이 그림책을 함께 보고 싶다. 그림책 답게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많은 것들을 말 하기에 한 번 보고, 또 한 번 다시 보며 작가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살펴본다. 그렇게 책을 덮는 순간 숟가락 위에 얹어진 밥 알 한 톨이 결코 작은 쌀 알 하나가 아니었음을, 살려내기 위한 노력이었고, 여름내 기다리던 빗방울에 감사해 하던 농부의 눈물이었다는 걸 아이들은 느끼게 되지 않을까?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그 외 대가 없이 작성된 글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반성문 - 전교 일등 남매 고교 자퇴 후 코칭 전문가 된 교장 선생님의 고백
이유남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계 좀 보렴. 얼른 숙제하고,양치하고, 자야지! 시간ㅜ이 많은 줄 알아?" 
 저녁 숟가락을 놓기가 무섭게 매일 아이들을 향해 외치는 말이었다. 학교갔다오자마자 학원다녀와서 숨 돌릴 틈도 없이 잠깐 밥 먹고, 공깃돌을 굴리거나 잠시 히히덕 거리는 아이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쏟아지는 잔소리들. 매일매일이 똑같은데 매일매일 변화되는 건 없고, 속사포 잔소리에 아이도, 나도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신간 서적 <엄마 반성문>이 눈에 띄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손을 들고 마치 벽을 보고 벌을 서고 있는 듯한 엄마의 모습옆에 

나는 부모가 아니라 감시자였다. 아이를 살린 건 인정, 존중, 지지, 칭찬이었다."
란 글이 마음을 콕 찔렀다. 이 책은 내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 나를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지은 이유남 선생님은 초등학교 교장을 거쳐 지금은 코칭 전문가이고, 한 때는 전교 일등 남매를 두셨던 분이기도 하다. 아이들만큼은 본인이 부족했던 부분을 모두 채워서 남부럽지 않은 자매로 키우려고 애썼지만 그건 아이들을 위한일이 아니라 본인을 위한 일이었기에 전교일등 남매는 고3, 고2 시기에 엄마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자퇴를 하고, 자기들만의 방으로 들어가 게임만 하다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을 앓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은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왔고,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이럴 수 있냐고 생각했던 저자. 그런 그녀가 아이들을 변화시킨 방법은 다름 아닌 스스로의 변화였다. 엄마가 변하기 시작하니 아이들이 서서히 서서히 변하더라는 이야기. 코칭에서 처음 부터 끝까지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바로  ' 인정, 존중, 지지, 칭찬!' 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습관이 되지 않아서 금방은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것들.
그녀는 '인정,존중, 지지, 칭찬'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계속 꾸준히 노력해야만 본인이 변할 수 있고, 그래야 아이도 변한다는 것을 실제 본인과 아이들의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다. 공부를 잘 해야지만, 체육대회에 1등을 해야지만 존중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 있어줘서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두 아이들을 각자의 어두컴컴한 방에 두고, 학교에 출근해서는 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그 어려운 일, 매일 학교에 나와 자리에 앉아 있는 일을 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기특하고, 칭찬 받아마땅하다라고...




    "오늘도 학교와 직장 잘 다녀와 내가 해주는 밥을 먹고, 나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아이들과 가족이 기적입니다. 가족이 있기에 나의 존재가 빛이 나는 것입니다. 이제는 아침에 눈만 뜨면 입에서 칭찬이 줄줄 나와야 합니다."


 그 어려운 일! 우리 아이들도 매일매일 겨우 눈을 뜨고, 힘겹게 아침을 뜨고 아무런 불평 없이 학교에 가주고 있음에도 그 것을 늘 당연하게 여겼던 나에게 새삼 아이들이 기특하고, 칭찬받아 마땅하구나~ 참 감사한 일이구나 느끼게 됐다. 





 사실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잠재력이 어디에 있는지 늘 관찰하고, 함께 찾아보며, 깨워주는게 부모의 역할인 걸 알지만 과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는게 현재 부모들의 마음인데 그런 면에서 저자는 본인의 실패한 경험들을 들며, 어떻게 자녀에게 코칭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의 책 1/3은 존 가트맨 박사의 <부모와 아이사이>의 내용이 인용되고 있는데 분명 여러번 읽었던 내용임에도 그녀만의 정리된 문체로 쏙쏙 뽑은 요약본과 적절한 사례가 버무려져 있어서인지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다시금 <부모와 아이사이>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아이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주려고 애쓰지 말고, 돌아오는 아이의 눈을 맞춰주십시오. 남편에게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주려고 애쓰지 말고, 퇴근하는 남편의 눈을 맞춰주십시오."

막 아이 간식을 마련하고 앉아서 읽다보니 존 가트맨 박사의 말이 새삼 가슴에 와닿았다. 아이의 눈을 오늘은 몇 번 맞추고 이야기를 했는지? 남편이 들어오면 밥부터가 아니라 눈부터 마주쳐봐야겠구나 하고...





 그동안 아이들에게 엄마로써가 아니라 조련사로써 감시자로써 생활해온 것을 후회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코칭을 배우고,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나 역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책 마지막 부분에 폐인과 다를바 없었던 두 아이들에게 저자가 변한 모습으로 다가가자 아이들도 변해갔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주책맞게 변해가는 아이들을 보며 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그래~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기에 조금씩 자주 반복하고, 자주 칭찬하고, 자주 존중하고, 사랑을 주고, 고마워 하자! 내가 변해야 아이도 변하니까. 





 

 ' 내려놓음믿음기다림'


마지막에 저자가 깨달았다는 그 말. 저자의 딸은 본인이 이루고 싶은 것들을 메모해놓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 이뤄냈다고 한다. 그랬던 것처럼 나도 메모해놓고,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아이들에게 몸소 실천해보기로 한다. 또, 매일매일 감사 일기도 써보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하루 3가지 감사할일이 분명 있을 것이며, 그 사실에 하루하루가 기적처럼 여겨지지 않을까 싶다.아마도 매일매일이 시험에 드는 나날이겠지만 매일매일 그런 나를 변하게 할 기적같은 주문을 외쳐봐야지. 내려놓음, 믿음. 기다림 그리고, 인정, 존중, 지지, 칭찬. 오늘부터 한걸음씩 변화시작이다~!!


 


저는 위 책을 
 마더스이벤트를 통해 추천(소개)하면서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후년이면 수간호사로 진급인데 매일 밤마다 '엄마 언제 와?'라며 12시가 넘도록 엄마를 기다리고 자지 않는 딸을 위해 그냥 내려 놓으려구요. 18년이 넘도록 정말 아이 낳고 몇 달이 쉰 게 다였는데 차마 아이한테 '엄마 늦을거야. 먼저 자.'라며 모진 말 벹는 것도,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엄마 병원 그만두면 안 돼?'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이젠 지쳤어요."


 지난 금요일 둘째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모임에서 수 많은 김지영을 만났다. 번듯한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따라 낯선 공간에 떨어져 육아후 우울증에 시달리다 술을 마셨다는 엄마, 매일 아침 신랑 출근시키고, 아이들 보내고 나면 매달릴 것이 없어 청소, 빨래로 하루를 보내야만 뭔가 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는 엄마, 아이 셋을 키우면서 이제 셋 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보내놓고, 나름 동네 산책도 하고, 책도 보며 나를 위한 힐링을 하는 듯 함에도 아이들이 돌아오면 제어가 안되도록 화가 나는 엄마, 늘 청소,설거지를 당연스레 돕던 남편이 잠깐의 육아휴직동안 '이제는 네가 좀 해.'라며 집안일을 등한시 해서 당황스러웠다는 엄마까지. 결혼과 양육으로 삶의 이정표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가고, 그렇다는 사실 조차 인지 하지 못한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 많은 여성들이 이 책 속에서는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또한 결혼과 양육을 지켜봤기에 그 노선에 쉽사리 뛰어들지 않겠노라고 선언하는 여성 역시 주변인물로 등장을 한다. 


 나의 이야기였고, 지금도 나의 이야기이기에 <82년생 김지영>은 주목되어야만 한다. 무의식적으로 하루를 살아가던 중 이 책으로인해 의식적으로 내가 살아가는 하루를 바라보니 이러다 그냥 살아지는대로 살아가는 하루살이 밖에 안되겠구나는 생각이 절로들었다. 더욱이 딸 둘을 가진 나로써는 더 그러했다. 


 대학에서 여성학 강의를 듣던 때엔 강한 페미니즘을 가지기도 했던 나였다. 불평등한 것에 대해, 부당한 것에 대해 이건 이래서 옳지않다고 하나하나 따지기 좋아했던 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그랬던 나는 그저 아주 먼 옛날 철 없던 시절의 나 일뿐 사회가 원하는대로,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그저 큰 소리 나지 않게 참고, 그러련히 지내다보니 나 역시 김지영이 되어 있었다. 그랬기에 책을 읽는 구절구절마다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동아리 활동 후 늦은 밤 막차를 타고 집에 오다가 멀쩡하게 생긴 남자에게 가방 속 지갑을 빼앗기고도 큰 소리 한 번 못내고, 집에 와 주저 앉아 울던 내게 우리 아버지 역시 "늦게 다니니까 그렇다"라며 혼을 내셨더랬다. 이처럼 책을 읽으며 소설 속 김지영의 이야기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지속적으로 오버랩이 됐다. 


 하지만... 끝내는 이랬던 김지영을 치료하던 의사마저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를 보여주는 모순적인 남성이라는 결론으로 끝마무리가 되어 참으로 답답하게 책을 덮었다. 과연 우리 딸들에게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의 미래는 있는 것일까? 


 작가는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자고 한다. 며칠 전 여성민우회에서 진행한 양성평등과 관련된 강의를 듣게 됐다. TV속에서 광고 속에서 미디어들이 선택적으로 보여주는 젠더에 대한 문제들. 어이 없게도 우린 그 선택적인 장면과 프로그램들, 이야기들을 무의식적으로 즐기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사회는 여전히 남성위주에 남성을 우위에 두고, 굴러가고 있다. 고위직에 여성이 오르기도 하고, 과거 여성들이 할 수 없던 일들을 과감하게 도전하는 여성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그에 따르는 제약 역시 여전히 너무 많다.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아갈 우리 딸들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오늘 아침 신문에서'공무원과 엄마 사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란 기사를 보면서 그나마 육아부문에서는 나은 직업이라는 공무원 마저도 여전히 육아는 장애물인게 현실이라는 사실에 참으로 씁쓸했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어쩌면 소설<82년생 김지영>의 어머니처럼 그저 세계지도를 붙여놓고, '세계는 넓고 거기서 너희들이 살아가야할 방향은 어느쪽인가?' 하는 피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은 아닌지? 사회는 여성만이 변화시킬수 없기에 이 땅의 수많은 김지영뿐만 아니라 딸아이를 가진 아버지들 또한 내 딸의 미래 문제로,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생각해야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82년생 김지영은 내 어머니이자, 내 아내, 그리고 내 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