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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33
소피 포셰 지음, 카라 카르미나 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10월
평점 :
매일 그림을 그리는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위인 중 한 명인 프리다 칼로.
아직 그녀의 생을 전부 이해하기엔 어려울 것 같아 만화 위인전 <wHo?프리다칼로>를 읽힌 적이 있다. 아이는 한동안 프리다칼로의 이야기를 했고, 그녀의 척수성 소아마비나 사고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워했다. 보기보다 감성이 풍부한 아이에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보여준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프리다 칼로에 대해 좀 더 아이의 시선에 맞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먼저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최근 그런 그림책을 만나 소개해보려고 한다.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이 책은 프리다 칼로를 무척 존경하는 배우이자, 작가이며, 프로그램 진행자이기도 한 소피 포셰란 작가와 멕시코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카라 카르미나의 그림으로 이루어져있다. 멕시코인인 프리다 칼로의 인생 배경이나, 그녀의 그림들을 떠올릴만한 분위기를 여러모로 가진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림과 색감들, 그리고 파란만장한 프리다의 일생을 각양각색으로 잘 나타내고 있어서 아이들의 시선에서 프리다칼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니까.
프리다는 멕시코 코요칸에 살고 있다. 코요칸은 아즈텍 사람들 말로 '코요테의 땅' 이라는 뜻.
선인장과 펄럭이는 자수들, 그리코 하얀 코요테들 가운데 프리다를 그려 넣었다.
코요테의 후예인 프리다.
이 장면을 시작으로 작가는 사회 속에서 프리다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는지 각 장마다 그녀의 모습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빨간 배경 안에 파란 색벽으로 둘러 쌓인 프리다의 집, 멕시코에 가면 그녀의 박물관 주변 역시
이처럼 파란 벽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하던데... 집이 온통 파란색이라 '카사 아줄' 멕시코어로 파란 집이라고 부른단다.
커다란 정원이 있고, 숨을 데도 많아서 '숨바꼭질을 하는 프리다'. 그녀가 뛰어 놀던 공간을 그림으로 가지고 왔다.
자세히 보면 사진을 뽑고 있는 아빠와 음식을 만드는 엄마도 보인다.
딸 넷 중 셋째였던 프리다는 사진작가인 아버지를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아버지를 영웅으로 여겼으며, 아버지를 잘 따라 사진을 뽑을 때 조수 역할도 해냈다고 하니까.
이 책을 보다보면 프리다 칼로의 일생을 엿보는 것 외에 그녀가 살았던 멕시코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죽은 자들의 날'이다. 우리 아이도 이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제사 문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죽음에 대한 의식,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생각도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을 그림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척수성 소아마비에 걸린 사실을 알고, 슬퍼하는 엄마와 프리다, '나는 속상한 프리다'
그림에 보면 시무룩한 프리다와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는 달 마저도 슬퍼한다.
다리를 절뚝절뚝 걷고, 발이 뒤틀려버린 프리다는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고,
그럴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하는데...
빨간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프리다를 보니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진다.
척추성 소아마비에 걸려 슬퍼하던 프리다가 천하무적 프리다로 변해 현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은연중에 어려움에 빠졌을 때 슬퍼만 하지말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배워가길 바란다면 엄마의 지나친 욕심일까?
학교에 왔던 디에고 리베라를 보고 사랑에 빠졌던 프리다 칼로.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사고로 인해 몸이 깨진 도자기 인형처럼 산산조각 부서진다.
그림 속에 해골을 한 여자가 프리다를 방망이로 두드리고 있고, 주변의 사람들은 손을 들고 환호를 하는데
이건 어떤 의미로 작가가 그린 것일까 궁금해졌다. 그냥 내 생각엔 '산산조각 부서진 프리다'란 결국 사고 전의 프리다와 사고 이후의 프리다로 인생이 나뉘어 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석달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거울 속 자신만을 바라봤던 프리다.
앞에서 나오지만 프리다는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고 싶어 했다. 그런데 정작 현실은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랬던 그녀에게 그림은 또 한 번의 인생 역전의 기회로 다가온다.
침실에 누워 그림을 그렸던 프리다 칼로.
그녀의 침실 주변에 그려진 그녀의 작품들. 아이와 실제 작품들을 찾아보고, 비교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프리다 칼로의 시선에서 프리다 칼로의 여러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그림 책 <날고 싶은 아이, 프리다 칼로>
마지막에 작가의 물음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 이제 네 이야기를 들려줘. 너는 누구니?"
우리 아이는 요즘 자기만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만드는 중이다. 프리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신에 대한 그림책이라나. 숨기고 싶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면 역시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하는 그림책.
책의 앞과 뒤 속지 속의 다양한 프리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질문해보고,
프리다를 보고, 또 보면서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 이 글은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 카페>를 통해 한울림어린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