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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호 띵똥 아저씨 - 환경이야기 (층간 소음, 배려)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27
이욱재 글.그림 / 노란돼지 / 2014년 5월
평점 :
매일 늦은 저녁,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해놓고, 엄마가 씻는 사이를 틈 타 아빠와 한껏 몸으로 노는 아이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아빠와 아이들의 신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밖에 없는데요. 더구나 요즘처럼 층간소음때문에 살인사건, 흉기를 휘두르는 일들이 이어지는 분위기에 더더욱 조심을 해야하잖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나 아이들인지라 제가 매일 잔소리를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이불 위에서 구르고, 뛰고~~~~ 정말 밤이면 밤마다~ "이제 그만~~~" 을 외친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같이 엄마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우리 아이들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답니다.
바로 이 책 [901호 띵똥아저씨]를 읽고난 다음부터인데요. ㅎㅎ
책을 읽고난 후, 아빠가 "그렇게 뛰다 505호 띵똥 할아버지 올라오신다~~~~"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진답니다.
우는 아이 달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같은 책. "901호 띵똥 아저씨" 그럼 소개해드릴게요^^

시골에서 아파트로 처음 이사온 산이와 별이는 여느 집 아이들처럼 뛰기 좋아하는데요. 집이 10층이다보니
쿵쿵 거릴 때마다 아래층에 고스란히 소음이 전달됐겠죠,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험상궂게 생긴 9층 아저씨를 만나게되죠.
그리고 며칠 후, 남매가 지우개를 가지고 쿵쿵거리며 티격태격하던 중에 "띵동띵동띵동" 벨이 울립니다.
문을 열어보니 며칠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9층 아저씨가 부모님을 찾는데요.
아래에서 위를 보는 각도로 그린 삽화가 참으로 그 위압감을 잘 나타내주고 있죠? ㅎㅎ

연신 죄송하다고 굽신 거리는 엄마와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듣고, 엄마를 나무라는 아빠. 아이들에겐 그런 아빠가 잘 생긴 슈퍼맨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느 한가로운 휴일 오후, 쿵쿵거리던 자매에게 띵똥아저씨가 또 찾아오게 되고, 낮잠을 자다가 불려나온 아빠는 처음엔 맞서는가 싶더니 곧 아저씨에게 죄송하다고 하게 됩니다. 이런 아빠를 보며 실망한 아이들은 아빠가 못생겨보이기까지 하는데요. ㅎㅎ 아이들 감정에 따라 아빠의 모습이 멋져보이기도 하고, 못생겨보이기도 한다는 걸 글로 나타낸 것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특허받은 층간소음 전용슬리퍼를 사와도, 이불을 깔고, 매트를 깔아도 띵똥아저씨에겐 소용이 없었기에 아빠가 택한 마지막 방법은 바로~~~~

무협영화 속 주인공처럼 '쉬쉬쉭' 걸음을 연마하는 것!!
장난감을 사준다는 아빠의 말에 아이들은 열심히 양말에 구멍이 나도록 연습을 하고, 덕분에 띵똥아저씨도 한동안 뜸~~~하게 돼죠.
그러나 이모네 삼형제가 놀러오는 바람에 다시 띵똥아저씨가 산이와 별이네 집을 방문하게돼고, 급기야 싸움으로 번지고 말죠.

그리고, 아빠가 선택한 해결책은 바로 아이들이 실컷 뛰게 한 뒤, 아이들이 없는척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기! 마치 다른 집에서 소음이 났던 것을 띵똥아저씨가 그동안 착각했던 것처럼 느끼도록 한 것인데.... 산이는 아빠의 거짓말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띵똥아저씨는 그 후 이모네 삼형제가 놀러와도 산이네 집을 방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과응보라고 했던가요? ㅎㅎ 산이네 위층인 11층에 새로 이사온 사람들은 소음을 내고도, 아이들도 없고, 부부가 낮잠을 자고 있다고 뻔뻔한 거짓말을 하며, 쫓아 올라간 아빠를 문 밖으로 밀어내기까지 하는데요. 11층 소음소리를 들으며 차라리 띵똥 아저씨의 소리가 더 낫겠다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산이와 별이는 엄마 생신 케이크를 사가지고 오다가 엘리베이터에서 901호 띵똥아저씨를 만나게 되는데요. 무서워서 긴장하며 인사를 하던 산이의 손에 케익이 어쩌다보니 아저씨에게 가고 있네요. 그 일이 있은 후, 산이와 별이, 그리고 엄마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띵똥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그 집에 갑작스럽게 초대되어 차를 마시며, 안타까운 띵똥 아저씨의 부인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산이는 아저씨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아래층에 소음이 나지 않도록 생활하게 되지요.
어느 휴일, 11층의 소음에 참던 아빠가 11층에 올라가고, 11층 주인은 험상궂게 "또 무슨일이냐"고 문을 엽니다.
그런 주인에게 케익을 내미는 아빠!!!
주인공들의 감정이 삽화에 잘 나타나있고, 또 층간소음 전용 실내화라던가, 매트 등 실질적으로 소음대책용으로 나온 다양한 물건들을 소재로 등장시켰으며, 안타깝게 그 것들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웃간의 정으로 이해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 조금씩 노력해야한다는 이야기!! 정말이지 요즘사회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배우게 하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파트 준공 기준에 층간소음 문제의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해결방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며, 결국 그 문제는 앞으로 구체적인 법안과 더불어 이웃간의 이해와 배려가 있어야 할텐데요. "901호 띵똥 아저씨" 이 책은 정말 요즘 같은 사회에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은 읽으면서 반성도 하고, 여러모로 생각도 하게 하는 동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집에서 쿵쿵거리는 아이들때문에 곯머리를 앓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 "901호 띵똥 아저씨"를 강추합니다. 더불어 쿵쿵거리는 윗집 아이때문에 힘들다는 분들은 케익과 이 책을 함께 가지고 윗집을 방문해보는 것도 좀 더 유~~~한 해결방법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