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 - 옆에 있어 서로서로 고마운 교실 이야기
오은주 지음 / 라온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으로 만나본 '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

 

 "The best teacher in the world"  어제 영어독서 지도사 수업을 들으면서 함께 봤던 영어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선생님께서 The best teacher과 관련된 질문을 하셨다. 인생에 가장 최고인 선생님!! 나에게도 물론 있다. 이 책 [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의 저자처럼 나에게 문학과 시와 글의 즐거움을 주셨던 중학교 국어 '정의연' 선생님, 그리고 고등학교 '설혜영' 문학선생님. 그 두 분.

물론 그 선생님들께서 나를 여전히 기억해주실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나의 재능과 흥미를 발견해주시고, 아낌없이 칭찬도 해주시고, 때론 조언도 해주셨던 선생님이기에 여전히 기억 속에 많이 남고, 스승의 날이면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늘 마음에 떠올리고 감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은 어떤 내용일지 더욱 궁금했다.

 

 사실, '선생님'이란 단어가 과거의 그 의미를 퇴색한지는 오래되었다. 스승의 그림자 조차 밟지 못하던 때가 과연 있기나 했을까? 싶을 정도로... 나 역시 학창시절 스승의 그림자 조차 밟지 않는 세대는 아니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된 입장에서 우리 아이만큼은 정말 소명의식 뚜렷한 선생님을 만나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 내가 알고 계신 선생님들은 아직은 돈을 벌기 위한 '선생'이 아닌 아이들을 바르게 자라게끔 도와주는 진짜 '선생님'들이 많은 것 같다. 저자처럼 수업시간에 김밥을 마는 대신에, 피자와 관련된 스토리를 가지고 수업을 하면, 아이들과 직접 피자를 만들며 몸으로 단어도 익히시는 모니카 선생님도 있고, 빼빼로 데이, 발렌타이 데이 등 무슨 날이면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 하나하나 선물을 마련하기도 하는 국어선생님인, 옆 동 민화 언니도 있고, 50이 넘은 나이에도 아이들과 서슴없이 농담도 즐길줄 아는 우리 외삼촌도 있고, 마치 내 아들인냥 아이들 하나하나 챙기느라 학기중엔 늘 목소리가 박경림이 되는 사촌언니도 있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정말 많은 부모들의 희망이자, 아이들에게는 행운이 아닐까 한다.

 

  [김밥 마는 국어 선생님] 역시 이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은 참 행운아였겠구나 싶다. 아이들에게 추억이라는 것을 심어주고, 단순히 성적, 공부를 외치기보다는 아이들 각자가 정말 뭐가 되길 원하는지 고민해 볼 기회를 주고, 함께 고민도 해주고, 때론 아이들 뿐 아니라 여기저리 시류에 흔들리는 부모에게도 조언을 해주는 분.  학원, 학교를 오가며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에게 파란 하늘을 선물하는가 하면, 함께 김밥을 말면서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추억도 쌓고,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선생님. 가끔은 아이들에게 '개**"란 욕을 하며 솔직해지기도 하지만, 자신의 게으름을 고쳐보려는 의지가 있는 아이를 위해 깜지 숙제도 대신 해주며, 이렇게 새출발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희망이 되는 존재.

 

 책을 읽는 동안, 잊혀졌던 내 학창 시절이 생각이 나기도 했고, 제자의 입장이었다가, 이제 곧 아이를 학교에 보낼 학부모 입장에서 바라던 선생님 상에서 벗어나, '선생님'의 입장에서 '선생님'의 눈은 어떤지를 경험해볼 수도 있었다. "오늘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란 에필로그를 보고, 여전히 우리 아이들이 다닐 학교엔 수많은 '김밥 마는 선생님'이 있기를 바라며 가정에서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갖춰줘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바라건데, 저자의 바람처럼 교육현실에도 좀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시스템이 부가되어 선생님들의 잔 업무보다 교과연구와 아이들을 위한 마음씀씀이를 할 여유가 많아지는 그 날이 하루하루 바삐 다가왔으면 한다. 잔무에 시달리느라 아이들을 건성건성 돌보지 않도록, 아이들의 미소 하나하나 기억하며, 매일 선생님도, 아이들도 학교에 즐겁게 등교할 수 있는 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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