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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 날까 - 우리 아이 언어로 디자인하라
임영주 지음 / 경향BP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들어 매일 7살 큰 딸아이와 말전쟁을 치룬다.
내가 한 마디 하면, 지지 않고, 꼭 그 말 끝을 물고 늘어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 하듯이 이야기를 하는 아이. 그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고, 결국 화내고, 아이는 울고, 특별한 해결책 없이 결론이 나는 일상의 반복.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싶었을 때, 이 책 [나는 왜 아이와 말할 때 화가날까]를 만나게 됐다.
이 책의 저자 임영주는 부모교육전문가이자 시인, 문학 박사, EBS 자문위원으로 말과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모 교육> 전국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서문에 이어 첫부분에서 저자가 문학박사임을 여러번 느낄 수 있었다. 촘스키의 이론과 더불어 국문학 강의에서 들었던 여러 이론들을 설명하는 글들을 보며, 대학시절 교수님들 모습이 한 분 한 분 새록새록 떠올랐으니까.

이 책 역시 아이들과의 하루 일상 언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실 여러 이론적인 내용들이 초반에 설명이 되어서 약간 지루할 듯 하지만, 이론적인 면모보다는 저자의 연구와 여러 강연 그리고 직접겪은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글들에 어느 순간 집중하게 되고, 글 하나하나 읽다보면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했는가?'에 대해 돌아보고,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01. 최고의 습관, 언어
'말이 행동을 지배한다는 말'에 공감하며, 더불어 요즘들어 신조어를 뜻도 모르고 따라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하던 때에,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02. 부모의 말로 기 살리기 & 기 죽이기
요즘 젊은층의 큰 문제인 캥거루족, 스크럼 족의 문제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와 더불어 아이들에게 내가 자주 쓰는 반어적 표현과 부정적 말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부정적인 행동을 부추긴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말을 해줘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03. 부모의 말이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친구들을 사귀면서 '그 친구는 어떤 친구야? 어떤 점이 좋아?'란 질문을 하곤 했는데 그 반대로 우리 아이는 친구들에게 어떤 친구일까 고민한적은 없었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 아이는 어떤 친구일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가르쳐야 겠다. 또한 요즘 곯머리를 앓는 두 자매의 싸움에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또한 요즘 우리 아이도, 신랑도 나를 '잔소리 대장'으로 부르곤 하는데, 잔소리가 아닌 훈육의 바른 방법에 대해서도 짚어줘서 정말 '나를 들여다보는 책'이란 생각도 들었다.

04. 일상의 말로 디자인하라.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욕'은 써본 일이 없지만, 학교에 가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말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말들을 우리아이가 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욕'을 하는 아이들을 유아기,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리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요즘 아이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왕따'에 대해 생각해보고,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 아이는 어떠한지를 점검해보는 계기도 된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도 문자로 한다는 것에 조금 씁쓸하기도 했고, 지금도 쉽지는 않지만 우리 아이들과는 소통이 되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생겼다.
대부분의 육아서적들이 아이와의 대화에 앞서 부모를 먼저 돌아보게 하고, 부모의 문제점을 짚어나가는데 비해 이 책은 요즘 아이들의 현 상황을 즉시하고, 아이들의 그 때 그 때의 문제에 부모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며, 부모로써 지시와 훈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기에 좀 더 실용적인 육아서란 생각이 든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상처받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과 아이를 돌아보고, 방법을 모색해보면 좀 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짚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봐야겠다.
"아이가 막막한 사막을 걸을지라도 부모라는 북극성이 있다면 아이는 제 갈 길을 잃지 않습니다. '그랬구나. 미처 몰랐어'라는 인정의 말이 아이를 위로합니다. '미안해'라는 부모의 말이 아이를 살리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p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