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개미의 결혼식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수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이영림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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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에서도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면서 초등입학 전인 아이에게 책을 읽고,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선배 맘들에게 전해들었다. 나 역시 수학지도사 수업과정을 통해 현재 교과 과정이 어떻게 운용이 되는지 이미 경험해봤기에 우리 아이에게도 좀 더 다양한 수학동화를 접해주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현재 집에 있는 수학동화 전집은 오래되기도 했고, 아이가 한 참 보더니 요즘은 흥미를 잃은 듯 해서 한 질 더 구입해주고 싶으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고.... 그래서 서점에서 여러 유형의 다양한 수학동화 책 단행본들을 아이에게 소개했지만 생각보다 아이의 반응은 그저 그랬다. 그러던 중에 와이즈만북스에서 나온 <수학 개미의 결혼식>을 알게 됐고, 좋은 기회로 아이와 함께 읽어 볼 수 있었는데... 예상 외로 아이의 반응도 좋았을뿐더러 이야기도 재미있고, 거기에다가 수학적 개념 풀이도 잘 되어 있으며, 수학에 덧붙여 과학적 지식도 습득할 수 있는 팔방미인의 수학동화란 생각이 들었다.
 


[수학개미의 결혼식] 첫 페이지를 펼치면 수학교과서 관련해서 1학년 1학기와 2학기, 그리고 2학년 1학기에 어떻게 관련된 내용인지와 더불어 통합교과에서의 내용까지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례를 살펴보면 1학년 1학기 첫 수학 개념인 5까지의 수, 9까지의 수, 50까지의 수와 100까지의 수를 각 주제별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개미에게 배우는 과학이라고 해서 개미의 활동과 생활, 진딧물과의 관계 등 개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도 다뤄질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교과서에서의 학습목표가 있듯이 이번 이야기에서 다뤄질 수와 과학적 개미에 대한 접근 방법이 제시되어 있기에 스토리텔링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야기를 살펴보면, 놀이터에서 그림 숙제를 하고있던 아리는 동생 아현이가 그만 숙제에 아이스크림을 흘리는 바람에 개미들이 그림 위로 몰려들게 된다. 이런 개미들을 보며 속이 상한 아리를 보고, 아현이는 물을 부어 개미를 쫓아주겠다고 하고, 만류할 틈도 없이 사건은 커지고 만다. 애꿋은 개미가 미운 아리는 개미들을 괴롭히던 중 같은 반 친구 민재를 만나고, 개미를 괴롭히지 말라는 말에 속이 상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먼저 돌아온 아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에게 안기고, 그런 아리에게 돌아오는 건 엄마의 잔소리. 속이 상한 아리는 울다가 잠이 들고, 잠에서 깬 후 개미로 변한 스스로를 보며, 깜짝 놀라고 마는데...
 개미가 된 아리는 개미들과 더불어 다양한 개미들의 생활을 살펴보며, 그 속에서 수를 깨우쳐나간다는 내용.
얼핏보면, 황당할 수 있으나, 이야기를 읽다보면 1학년 아이들의 시선 잘 맞춰져서 또, 수학적 개념이 하나하나 내용에 잘 녹아있어 읽는 아이들로하여금 정말 자연스럽게 개념이해가 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거기다 아이와 함께 읽다보니, 개미에 대해 내가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도 알 수 있어서 좀 더 흥미로웠다. 우리 큰 아이는 이 책에서 접했던 '가위개미'를 지난 주 아빠와 한 TV 프로그램을 보며, 아빠에게 가위개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늘어놓는게 아닌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다양하게 접해왔던 숫자와 수의 개념을 머릿속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해 나갈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개념들은 만화를 도입해서 좀 더 이해를 돕고 있으며,


이야기 곳곳에 아이들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는지 확인해 볼 기회도 있어서 좋았다.




또한 자릿수 설명에 대한 부분도 기존에 아이에게 이해시키는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끝 부분에는 개미의 구조와 더불어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개미들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어
아이들에게 수학과 과학 여러모로 좋은 책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다양한 수학동화들을 접했는데... 기존의 동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구체적이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수개념의 이해가 있어서 좋았고, 그와 더불어 과학적 지식 또한 쌓을 수 있어 더없이 만족한 수학동화였던 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와이즈만 북스의 다른 수학동화들도 아이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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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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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방송활동을 했던 나는 음악에 빠져 있는 사람들보다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해도, 음악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래도 꽤~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라디오를 끼고 살았고, 빠순이는 아니어도, 나만의 음악적 취향이 남들과는 조금 달랐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랬던 나의 시절들은 바람에 흩어진 모래처럼 잊혀져 갔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시절을 회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조금씩 여유가 생길무렵 나는 다시 라디오를 켜기 시작했고, 그 때 그 시절의 음악들을 접하면서 잊었던 나의 그 시절을 떠올렸으며, 우연찮게 시작했던 방송모니터 활동으로 인해 그 시절 챙겨듣지 못했던 음악들까지도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 생겼다. 거기에 한 몫 더 했던 것은 바로 운전. 장롱면허를 탈출하고, 내 차가 생기면서 운전하는 시간은 라디오를 듣는 시간이었고, 덕분에 음악과 더불어 추억을 떠올리는 행복을 자주 누리게 됐다.

 

 그랬던 이 시점,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가 책을 냈다는 말에 그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했다.

그랬기에 지금 내가 읽어야 할 책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음에도, 단연 [청춘을 달리다]가 도착한 날부터 난 책과 음악을 동시에 손과 귀에 움켜쥐었다.

 

 음악평론가이자, 작가인 배순탁의 개인적 경험과 더불어 그가 선택한 훌륭한 뮤지션과 그 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청춘을 달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난 저자의 세대보다 약간은 이후의 세대이기에 음악과 시대적 상황에 있어서 공감대 형성이 좀 부족할 듯 했지만,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과 관련된 작가의 두둑한 경험담과 곡이 완성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음악적 배경들, 이론들에 대해 거침없이 담겨 있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충분히 그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그가 최고의 찬사를 날리며 선택한 뮤지션들이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뮤지션들과 아주 커다란 교집합을 형성하기에 더욱 고개를 끄덕이고, 당시 작가의 마음을 상상하고 헤아려보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그가 선택한 음악가의 음악들을 하나하나 재생시켜 들으면서, 때로는 익숙한 음악에 낯선 느낌을 받기도 하고, 또 내가 몰랐던 명곡들을 알게 되어 마치 남들은 모르는 나만 아는 보물을 얻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배철수 아저씨가 소개하던 멘트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나의 아픈 시절을 어루만줘줬던 곡들, 그리고 한동안 '마왕'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됐던 밤들, 그에 의해 다양한 음악적 이론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한결같이 내가 사랑하는 '토이'와 '유희열'. 나에게 '윤상'이란 가수를 알게 해줬던 초등학교 4학년 단짝 효진이. 그리고 33의 아줌마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윤상의 펜인 대학 동기 지혜. 가벼운 듯 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윤종신에 대한 끌림. 노래방에 가면 <말달리자>로 꼭 마무리를 했던 중학교 동창 현주. 낮에 고된 육아와 더불어 밤에 혼자 녹음된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비비고 모니터 파일을 작성하던 때 흘러나왔던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 그리고, <청춘을 달리다>를 읽으면서 듣고, 또 듣게 된 제프 버클리의 <Grace>까지.  음악을 통해 다시 그 시절을 달리는 기분이, 막 쏟아진 빗줄기가 조용해진 밤, 새로운 밤공기를 마시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할까. 이 책은 친절하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저절로 음악에 손이 가고, 귀가 쫑긋해지고, 그렇기에 참으로 매력이 있다. 

 

 사실 난 그 시절이 청춘이었지만, 지금도 '청춘'이라고 자부하며 살기에, 현재 역시 청춘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아갈 수록 하루하루 그 때보다 더 녹록치 않고, 그 때보다 더 걱정도 많으며, 그 때보다 열정도 덜하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그 시절을 떠올리고, 그 시절의 음악을 되돌려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그 때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시절의 마음이 조금씩 스쳐지나간다.

 

 지금이 고되고 힘들고, '과연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으련가?' 하는 의구심으로 머리가 아픈 그대여. 이 책 <청춘을 달리다>로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런지? 당신의 '청춘'과 함께 햇던 음악을 입가에 머물게 하다보면, 추억의 힘이 현실을 녹록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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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4
에밀리 테이시도르 지음, 가브리엘라 루비오 그림,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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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 누나는 항상 고민이 너무 많아~!"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온 남동생에게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했더니만 대뜸 나에게 이런 말을 했더랬다. 고민이 많다구?

그래. 사실 나도 안다.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라는 것. 하지만 좀 처럼 나의 그런 성격의 일부분을 고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나 스스로를 많이 힘들게도 했다. 그런데.... 예민한 우리 큰 아이에게서 가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한 편으로 안쓰럽고, 얘가 나와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를 읽으면서, 고민은 단순히 복잡한 머릿 속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의 소원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됐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숲 속 동물들은 개미 미가가 코끼리의 고민을 해결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마다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미가를 찾아가곤 한다. 자신의 몸이 건널목 같아 친구들이 밟고 다녀 속상하다는 얼룩말에게는 신호등 같은 안경을 껴보라고 조언해주고, '당나귀 귀','당나귀 같은 느림보' 등 자신의 이름이 좋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는 게 싫었던 당나귀에게는 '당나귀' 자신이기에 그런 별명으로 불릴 일이 없으니 괜찮다고 위로를 해주는 미가. 그 후로도 동물들은 계속해서 미가에게 본인의 고민을 해결해 달라고 찾아온다. 그러다 동물들끼리 몸싸움이 나고, 미가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법사 미가로 변신해 다닐테니 자신의 고민을 큰 소리로 말해 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숲 속 동물들은 그 때부터 본인의 고민을 큰 소리로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다보니 동물들은 그 고민이 결국 본인들의 소원임을 알게 되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각자 노력을 하기 시작하면서 각자가 원하는 동물이 되어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게 노력을 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도 생기게 된다. 그런 고민들을 들어주던 미가는 이제 그만 지치고, 산책을 나갔다 아주 작았던 호두나무가 어느 덧 하늘 높이 자란 모습을 보며, 또 하나의 교훈을 얻고, 또 다시 수퍼 개미 미가의 손길이 필요 한 일이 없는지 궁리하며, 떠나간다.

 

 사실 고민거리를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는 그런 고민을 해봤을 법한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해 나가본 일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또, 고민거리에 대해 좀 더 본질적으로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 가끔은 고민이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그 고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 고민을 해결 못하고 끙끙 거리기도 하지만, 그 고민을 종이에 적어 보고, 하나하나 정리해봄으로서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 삶의 이러한 과정들이 고스란히 이야기 속에 녹아 있어서 동화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고민을 해결해드립니다]. 동화 속의 현명한 주인공에게 삶의 진리를 또 한 번 깨닫고, 느끼게 되는 책이기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보기 참 좋은 책인 듯 하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면 마법같은 큰 힘이 생겨. 거기에다 용기를 가지고 노력을 하면 그 힘은 더 커지지. 노력과 바람을 합하면 슈퍼 마법이 돼. 슈퍼마법사, 나처럼 말이야." -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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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만화방 이야기 별사탕 1
송언 글, 강화경 그림 / 키다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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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동화는 무엇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한 사람 한 사람 마음 속에서 일깨우는 것'이란 동화작가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쓰여진 동화 중에도 지금 시대엔 만나 볼 수 없는 소재들로 쓰여진 글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 속에서 고스란히 그 동화 속의 인물들의 감정이 살아움직이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책 [우리 동네 만화방] 역시 그런 동화 중에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만화방'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상상의 나래를 폈던 과거의 아이들의 추억. 7살, 5살 우리 아이들이 만났던 만화방은 국립어린이민속 박물관 앞의 오래전 만화방을 재연해 놓은 곳이었다. 창문 속에 여러 만화 책이 전시되어 있고, 난로와 나무 의자, 테이블이 있는 만화방은 어쩌면 그냥 옛날 건물, 옛날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것에 불과했으리라. 하지만 이 책 [우리 동네 만화방]을 읽고 난 후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 속의 만화방은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충분히 경험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그 때, 부모님은 허리가 휘도록 일하느라 소년은 눈 먼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게 된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소년은 이야기 나라에 푹 빠지게 되고, 그것으로 행복했으나, 할머니가 갑자기 앓아 눕게 되고, 그 길로 눈을 감으시게 되자 이야기가 없는 세상을 맞이하는데....

 

 

그 무렵, 동네에는 만화방이 생기고, 만화방을 드나든 아이들은 그 곳에 가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고 하지만 소년은 만화방에 갈 수 없을 만큼, 꼭 그만큼 가난했더랬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엄마는 소년에게 머리를 자르고 오라며 30원을 손에 쥐어주고, 소년은 그 길로 이발소가 아닌 만화방에 가서 하루해가 저물도록 이야기에 쏙~~ 빠져 그만 이발소에 갈 것을 잊어버린다. 결국 허둥지둥 이발소로 향하여서는 이발소 아저씨의 저녁상을 물리고, 머리를 맡기는데...  이발하라고 주신 돈으로 만화를 본 소년에게 남은 돈은 단 10원. 10원으로 깎을 수 있는 머리는 빡빡 머리였기에 소년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밀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소년의 이야기 사랑은 멈출 수가 없었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나중에 가난해 진다고 하시던 부모님의 걱정과는 다르게 소년은 작가가 되고,

오늘도 이야기를 쓰고, 또 고치느라 하루를 보내며, 이야기를 사랑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책에 담는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소년이 되어 소년의 그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책 [우리 동네 만화방].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며,

 "예전에 집들은 아파트가 없었고, 이렇게 산꼭대기까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 그리고 이발소, 만화방도 있었고, 그 곳은 이런 곳이었지."  

하곤,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처럼 옛날 풍경을 이야기 해주다보면 아이들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나이가 조금 있는 부모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만화방, 이발소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그림책이다. 게다가 그림 또한 인물들의 표정 하나하나, 그리고 옛 냄세가 물씬 풍기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 내용을 더 없이 잘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지긋한 나이에 세상에 대한 따스한 작가의 안목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우리 동네 만화방] 아이와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누고픈 부모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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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 콩닥콩닥 4
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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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3살이 될 무렵,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며 숫자를 세는 모습을 보곤, 정말 잘한다며 칭찬을 듬뿍듬뿍 해줬더랬다. 하지만 7살이 된 우리 아이가

 "이거 너무 어려워요. 아~ 어려워요."

하면서 억지로 엄마 눈치를 봐가며, 사고셈을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왜 이해를 못하지?자~ 다시 생각해보자~!"

하며, 칭찬보다는 가르침을 우선시 뒀다.

 그랬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 동화 [밤 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 이 책은 2013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신인상 격인 '오페라 프리마'를 수상했다. 작가가 우크라이나 리비우 출신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봤던 그림책과는 느낌도 색다르고, 그림 구성 기법도 달라 그림을 보는 묘미도 있다. 

 

 

수학자인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도라는 숫자 세는 걸 세상에서 가장 좋아했다. 눈에 보이는 건 뭐든지 다 셋는데, 심지어 아빠가 보는 신문에 나온 글자들까지 일일이 세기도 했단다.

 

 

그리곤 장난 삼아, 땅바닥에 봉성화 씨앗을 펼쳐 놓고, 집에서 키우는 토끼 모습을 만드는가 하면, 후추 열매로는 이웃집 고양이를 만들기도 했단다. 각 수자대로 연결하면, 토끼와 고양이가 되는 그림들. 아이는 저절로 손을 가져가 1부터 차례대로 숫자를 따라 토끼와 고양이를 그렸다.

 

 

숫자를 세기 좋아하는 도라는 종종 자신이 사는 도시가 사막 한 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해 사막의 모래 알갱이들이 전부 몇개나 될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정말 숫자 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 듯하다. 평범한 우리로서는 한 번도 떠올려보지 못했던 생각들이니...

 

 

호수에 있는 물방울은 몇개가 될까?, 바다에 있는 물방울은 전부 몇개나 될까? 세상의 모든 바닷속 물방울들은 다 합치면 몇개나 될까? 아이 다운 상상력의 끝에 도라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 티끌 하나하나까지 열심히 세기 시작한다. 하지만 밤하늘을 유심히 보던 도라는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숫자를 다 동원해도 별을 헤아릴 수 없다는 사실에... 온갖 수학공식을 대입해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잠자리에서 엄마에게 별을 헤아릴 수 없어 속상한 마음을 드러낸 도라에게 엄마는

 " 도라야.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기만 하면 된단다. 제아무리 복잡한 일도 시작은 아주 간단하거든."

하며, 천천히 다시 하나, 둘, 셋 세어보길 권하고, 그런 엄마의 말에 도라는 용기를 내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다 헤아린 다음 콜콜 잠이 든다. 

 

 숫자를 헤아린다는 것. 그것으로 수학의 첫 발을 디디게 되고, 그 첫 발에 우린 '혹시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의심을 해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 수록 점점 수학의 벽 앞에 아이들은 움추러들게 된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천천히, 차근차근 해보길, 그리고 칭찬 듬뿍 해주는 일을 자주 잊곤 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숫자를 헤아리던 첫 모습을 떠올리며, 같이 숫자를 헤아려보고, 함께 웃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이가 학교에 가고,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사회에 나가기까지 숱한 어려운 문을 통과하게 될 것 이다. 그 때마다 옆에서 함께 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주고, 가끔 응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면, 아이는 그 만큼 또 자라서 역경지수가 그만큼 높아지리라.  그 교훈을 이 책[밤하늘의 별을 다 세는 방법]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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