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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평점 :
한국의 조각가 하면 가장 먼저 권진규와 김종영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김종영의 작품은 <전설>밖에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김종영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어 유익했다. 책에는 김종영의 조각뿐만 아니라 드로잉과 에스키스부터 수묵화와 유화와 같은 회화 작품들까지 수록되어 있어 더 흥미로웠다.
표지에 작가의 한자 이름에서 ‘쇠 금’자에만 색을 넣은 것도 조각가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라고 느꼈다. 책에는 1930년에서 1970년대 사이에 쓰인 작가의 글들이 함께 있어 단순히 작가의 작품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글을 통해 한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에 수록된 작품들 중 자화상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다. 자화상마다 색연필, 콩테, 사인펜, 먹, 수채, 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어떤 때는 세밀하게 묘사하고, 또 어떤 때는 라인으로만 표현하며, 때로는 아동화처럼 단순하게 표현하기도 하여 작품마다 주는 느낌이 다르고 재미있었다. 자화상뿐만 아니라 서화, 추상화, 산수화, 콜라주, 유화와 같이 다양한 작업을 한 것을 보고 작가의 실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술작품의 형식에 의해 경험을 재생시키고 현실을 상징화시키고 상상력을 기르게 되는 것이다.”
“예술교육은 국민정서의 개발작업이며, 개발되지 않은 인간의 감정은 정서가 막연하고, 생명에 대한 모든 의욕이 약할 것이다.”
작가가 예술교육에 대해 언급한 부분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작가는 해방 후 서울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글에서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더 잘 전달되는 듯하다.
김종영의 조각에는 작가의 순수한 조형의식이 담겨있다. 하지만 추상조각인 만큼 평소 작품의 의미에 접근하기는 어려웠는데 책의 2부 통일·조화·질서에서는 조형요소와 원리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 책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의 뒤쪽에는 브랑쿠시, 칼더, 칸딘스키, 몬드리안, 나움 가보, 후안 그리스, 자코메티 등 추상미술과 관련된 서양의 작가들이 정리되어 있어 추상미술과 관련된 작가들을 상기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을 통해 평소 자세히 알지 못했던 김종영 조각가를 깊이 있게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애정을 가지고 작품 생활에 몰두하였다는 점이 감명 깊었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